[기자의 눈] 수소경제 둘러싼 3가지 질문
[기자의 눈] 수소경제 둘러싼 3가지 질문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1.11.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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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발목 잡는 수소인프라...정부 의지 필요
그레이수소, 청정수소 위해 노력하는 정부와 기업
수소 폭탄? 수소는 도시가스보다 덜 위험하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탄소중립이 글로벌 과제로 대두되면서 세계 각국이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를 비롯해 에너지공기업, 민간 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이 발표하는 미래 수소 산업의 비전만 살펴봤을 때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전망이 밝아보이기 도한다. 하지만 수소경제에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의구심과 산재된 과제들이 존재한다. 이에 정부와 기업은 산재된 과제와 수소를 향한 불편한 시선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수소경제 한다는데... 수소 충전 인프라는 언제 쯤

우연히 수소택시를 타봤다는 기자의 친구는 조용한 승차감에 반해 수소차를 사겠다고 밝혔다. 수소차 구매 보조금까지 알아보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그 친구는 수소차 구매를 마음먹은 하루 만에 마음을 접었다. 이유는 충전이 너무 힘들 것 같다는 것.

비단 이 일이 기자의 친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실제 서울의 수소충전소는 4개소에 불과한 상황이다. 2197대의 수소차가 보급된 서울은 충전소 1개소 당 549대를 충전해야하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10월 ‘탄소중립 실현과 수소활용산업’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한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회장은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만기 KIAF 회장은 “정부의 수소선도국가 비전에 따른 2030년 수소차 88만대 누적보급을 위해서는 2030년 당초 목표를 1660기 이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며 “조속한 충전소 인·허가와 부지확보 차원에서 특히 프로판 충전시설 등에 수소충전소 설치가 추가 허용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인프라 부족은 수소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소모빌리티 관련 부품을 제작하고 있는 기업의 관계자는 “수소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노력하고 있지만 인프라가 부족하면 수소 산업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더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역시 수소충전소 보급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한 정부는 수소충전소를 2021년 180개소, 2025년 450개소, 2030년 680개소 보급을 목표로 발표한 바 있다. 주요 도시에 일반‧버스수소충전소 250기, 고속도로 및 환승센터 등 교통거점에 60기를 준공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연내 누적 180기를 준공한다는 목표다. 10월말 기준 전국에는 총 95개소의 수소충전소(디스펜서 118기)가 보급돼 있으며, 52기의 수소충전설비가 구축 중에 있다.

◇ 수소에너지는 정말 친환경일까?

흔히 수소를 무한하고 청정한 에너지라고 설명한다. 실제 수소는 우주의 질량의 7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가장 많은 원소이며, 연소시 산소와 결합해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청정에너지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순수한 수소의 이야기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수소는 산소와 결합해 물로 존재하거나 탄화수소 등 화합물 형태로 존재한다. 결국 순수한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화합물을 분해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천연가스, 석탄, 석유 등 탄화수소 계열의 화석연료를 활용해 촉매반응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개질 수소 방식과 제철·석유화학 공정과정에서 화학반응에 의해 부수적으로 생성되는 부생수소를 얻는 방식이다.

개질 수소의 경우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고온·고압에서 수증기로 개질해 추출하고 있는데,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폐가스를 활용하는 부생수소 역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대한 문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소가 친환경적이란 말이 거짓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수소기업들은 청정수소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부생수소를 활용해 수소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제철·석유화학 기업들은 CCUS(이산화탄소·포집·저장·활용)기술을 개발·적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블루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정부와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하는 그린수소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2050년까지 그린수소 생산량을 300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롯데케미칼, 삼성물산, 포스코 등 일부 기업에서는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국가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한 뒤 암모니아로 변환해 국내로 도입해 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수소 폭탄 원료 수소? 수소는 정말 안전할까?

부족한 인프라, 청정수소 생산 문제 외에도 수소를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있다. 바로 안전문제다. 실제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수소 폭탄'부터 2019년 노르웨이 수소충전소 화재, 강릉 수소탱크 폭발 등의 사고가 겹치면서 수소는 위험하다는 이미지가 존재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수소를 위험시설이나 기피시설로 인식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수소는 그동안 석유화학, 정유, 반도체, 식품 등 산업현장에서 지속 사용해온 가스로서, 이미 안전 관리 기술력이 축적된 분야다. 전문연구기관에 따르면 수소의 종합적인 위험도 분석 결과, 도시가스보다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소가 저장탱크에서 폭발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소폭탄의 원리는 중수소(2H)와 삼중수소(3H)를 1억℃ 이상 가열해 핵융합을 일으켜 폭발하는 원리다. 수소차 등에 사용되는 수소는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중수소·삼중수소와 다른 수소이며, 1억℃ 이상의 열은 핵융합으로만 얻을 수 있다. 즉, 일상에서 폭발의 위험은 적다. 또한 수소는 대기 중 가장 가벼운 물질로 자체적으로 방출 즉시 날아 가버린다. 때문에 화재위험은 일반 가스나 휘발유보다 적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만 수소업체들은 수소충전소 시공시 안전성이 낮은 부품이 수입될 가능성이 있으며, 경험이 미흡한 회사에서 시공하는 경우 품질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또한 수소시설의 설계·시공·운전 과정에 대한 안전관리 지원 부족과 전문 인력, 안전기술 등 안전관리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9년 12월 ‘수소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글로벌 수준의 안전시스템 구축, 3대 핵심시설 중점관리, 지속가능한 안전생태계 조성, 소통·협력을 통한 안전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수소안전기술원을 신설하고, 수소 안전을 위한 33개 세부과제를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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