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방법으로 버려진...부서진 의자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76번째 사진은 잘못된 방법으로 버려진 의자입니다. [편집자 주]

대형폐기물을 버릴때는 정해진 방법대로 신고하고 배출해야 한다. (이한 기자 2021.5.18)/그린포스트코리아
대형폐기물을 버릴때는 정해진 방법대로 신고하고 배출해야 한다. (이한 기자 2021.5.1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다리가 부러져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의자다. DIY에 익숙하거나 나무를 다루는데 능숙한 사람이면 고쳐서 쓸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저 정도면 버리는 게 맞다. ‘환경을 생각해서 버리지 말고 고쳐쓰라’고 주장하기 위해 저 사진을 찍은 건 아니다.

저곳은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아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옆 이면도로다. 아이들이 학교를 오가는 길이다. 그리고 가구나 대형폐기물을 버리려면 ‘신고’를 해야 한다. 배출할 폐기물을 신고하고 거기에 따른 비용을 내고, 신고를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붙여 내놓아야 한다. 기자도 지난주에 식탁용 의자 하나를 버렸는데 2천원을 냈다

2천원을 내기 싫어서, 귀찮아서, 어쩌면 대형폐기물을 어떻게 배출하는지 몰라서 부서진 의자를 저곳에 내다 버린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든, 옳지 않다. 2천원에 양심과 준버정신을 내다 버리지 말자.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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