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7개 상장사 ESG 평가 ‘통합 A’
백화점 친환경 VIP제도 확대...생활 속 친환경 실천 독려
버려지는 소재 업사이클링 활동도 확대

ESG가 외부 투자, 주가 등 기업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국내 유통 업계를 대표하는 신세계, 현대, 롯데도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유통 빅3는 경영 활동의 중요 요소로 자리잡은 ESG, 그 중에서도 E(환경)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 현재까지 펼친 친환경 정책과 행보를 중심으로 분석해봤다. 두 번째는 현대백화점그룹이다. [편집자주]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해 ESG 경영을 확대,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현대백화점그룹 신사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해 ESG 경영을 확대,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그룹 신사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해 ESG 경영을 확대,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와 활동을 확장해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 이와 관련해 현대백화점은 지난 6월 이사회 산하에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사내에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인 ESG 추진 협의체를 신설했다.

정지선 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사를 통해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하며 ESG 경영을 바탕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 현대백화점그룹 7개 상장사 ESG 평가 ‘통합 A’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10월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한섬·현대리바트·현대에버다임·현대바이오랜드 등 그룹 내 7개 상장사가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이 실시한 ESG 평가에서 모두 통합 A 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M&A를 통해 계열사로 신규 편입된 현대바이오랜드는 B등급에서 A등급으로 2단계 올랐고, 나머지 6개 계열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통합 A등급을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환경(E) 부문에서는 환경 경영을 위한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경영 활동에 적용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한국표준협회로부터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14001’ 인증을 받았으며, 한섬은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통해 폐기 예정인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로 만들었다. 현대리바트는 환경부로부터 친환경 제품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내 ESG 경영 확산을 위해 현대백화점에 이어 연내 현대홈쇼핑과 현대그린푸드에도 ESG경영위원회 신설 등 전담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섬·현대리바트 등 그룹 내 다른 상장사들 역시 이르면 내년 안에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각 계열사별 ESG 전담 조직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ESG는 각 계열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경영의 중요한 축”이라며 “투명하고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 및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백화점 친환경 VIP제도 확대...생활 속 친환경 실천 독려

 
현대백화점이 진행한 플라스틱 재활용 캠페인. 안쓰는 플라스틱 용기 기부, 친환경 장바구니 사용 등은 현대백화점이 선정한 소비자 친환경 활동 중 하나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백화점이 진행한 플라스틱 재활용 캠페인. 안쓰는 플라스틱 용기 기부, 친환경 장바구니 사용 등은 현대백화점이 선정한 소비자 친환경 활동 중 하나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은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각 계열사 특성을 살린 친환경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한 현대백화점이 눈에 띄는 친환경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고객 생활 속 친환경 선도 기업’이라는 환경 경영 목표를 정하고 그린 서비스, 그린 프렌즈, 그린 시스템 등 세 가지 중점 추진 영역을 선정해 친환경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 중 그린 프렌즈는 생활 속 친환경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내용으로 백화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재판매 가능한 의류와 잡화를 상시 기부받는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과 친환경 활동만 하면 VIP 혜택을 제공하는 ‘친환경 VIP 제도’ 등이 대표적이다.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은 2015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재판매 가능한 의류와 잡화를 기부받는 행사로 기획돼 이후 전국 16개 점포에 전용 부스를 따로 마련해 연중 상시 기부받는 ‘365 리사이클’ 캠페인으로 확대됐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10만여 명의 고객으로부터 기부받은 헌 옷·잡화 등 약 50만여 점을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재판매, 수익금 전액을 초등학교 교실 숲 지원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 VIP제도는 생활 속 친환경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백화점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소비자가 친환경 활동에 참여하면 VIP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올해는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활동을 기존 8개에서 11개로 늘리고 VIP 혜택 제공 기간도 2개월에서 3개월로 더 늘렸다. 

현대백화점이 정한 친환경 활동은 집에서 안쓰는 플라스틱 용기 가져오기를 비롯해, 음식 포장 시 다회용기 사용하기, 테이크 아웃 시 1회용 수저 받지 않기, 텀블러를 가져와 백화점 내 무료 음료 라운지 이용하기, 전자영수증 발급받기, 플로깅 참여하기, 재판매 가능한 의류·잡화 가져오기, 저탄소 인증받은 제품 구매하기,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 가져오기, 친환경 장바구니 사용하기, 현대식품관에서 다회용기로 포장된 품목 구매하기 등 11가지로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활동들이다. 

현대백화점은 이 중 5개 이상 활동에 참여하고 사은데스크에서 인증을 받은 고객에게 ‘그린’ 등급을 제공하고 그 다음달부터 3개월간 혜택을 제공해왔다. 혜택은 상품 5% 할인, 등록 점포 1곳에 한해 하루 3시간 무료 주차 지원, 카페H 방문 시 한 달에 4번 무료 커피 제공, 문화 행사와 패션쇼 등 이벤트 초청 등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친환경에 대한 고객 관심을 높여 자연스럽게 생활 속 친환경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지난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친환경 VIP 제도’를 도입했다”며 “소비자들이 친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친환경 캠페인이나 제도를 지속적으로 도입,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버려지는 소재 업사이클링 활동도 확대

현대백화점이 점포 외벽에 걸었던 대형 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서 제작한 패션 가방. (현대백화점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백화점이 점포 외벽에 걸었던 대형 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서 제작한 패션 가방. (현대백화점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백화점은 소비자 참여형 친환경 활동 이외에 백화점에서 사용한 뒤 버려지는 소재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업계 최초로 백화점 점포 외벽에 걸었던 대형 현수막 30여 장을 업사이클링해 패션 가방으로 제작, 공식 온라인몰에서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기존에 백화점 정기 세일이나 가정의 달 등 테마를 연출하는 기간이 지나면 소각 처리해 온 폐현수막을 수거해 고온 세척·건조·코팅 과정을 거쳐 재활용 가능한 상태로 만든 것.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수막의 경우 강풍·비·눈 등 날씨 영향을 받는 외벽에 장기간 설치되는 만큼 내구성이 높고 생활 방수도 가능한 소재다. 가방 겉감은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한 소재를 적용하고 안감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을 사용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수막을 소각하지 않고 가방으로 제작하면서 약 2.3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압구정본점 등 전국 16개 전 점포에서 연간 사용하고 폐기하는 100여 장, 3톤 규모의 현수막을 모두 재활용해 친환경 제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농산물 용기를 도입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해당 재활용 용기는 샐러드 등 즉석섭취 식품에는 사용이 제한돼 온 기존 재활용 용기와는 달리, 재활용한 페트에 새 페트 원료를 감싸 전체 농산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체 농산물 중 40%를 차지하는 포도, 감귤 등 14개 품목에 우선 적용하고 내년까지 100%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체계적이고 진정성 있는 ESG 경영 활동을 다각도로 펼쳐오고 있다”며 “유통 기업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친환경 콘텐츠를 통해 ‘필환경’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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