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고 실내 온도 조절하고...매장 전력 감축
고효율 냉장집기 도입으로 탄소배출량 저감 
태양광 설비로 전기 생산해 매장서 사용하기도

유통업계는 어떻게 탄소저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을까. 매장 설비를 고효율로 바꾸고 전력을 아끼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전기를 직접 생산하기 위한 설비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사진은 롯데마트가 옥상에 구축한 태양광 발전 설비. (롯데마트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유통업계는 어떻게 탄소저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을까. 매장 설비를 고효율로 바꾸고 전력을 아끼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전기를 직접 생산하기 위한 설비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사진은 롯데마트가 옥상에 구축한 태양광 발전 설비. (롯데마트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탄소중립이 범지구적 미션으로 떠오른 가운데 식품·유통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공장이나 매장 내 에너지 관리에 나서고 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식·음료 기업은 생산 공장에 에너지 순환장치를 도입하거나 탄소배출량을 점검하고 유통업체는 매장 설비를 고효율로 바꾸고 있다. 유통 과정에서는 어떻게 탄소저감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지, 매장 사례를 살펴봤다. 점포 시설 및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일상적인 소비가 이뤄지는 공간에서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 불 끄고 실내 온도 조절하고...매장 전력 감축

유통업계가 매장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에너지, 즉 전기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많은 유통기업에서는 사업장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관련 캠페인에 참여해 소등과 에어컨 온도 설정 등을 하고 있다. 

SPC그룹 파리크라상은 지난 6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사회적 협약’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배출 절감을 실천하는 한편, 탄소중립 홍보에 나섰다. 관련해 파리바게뜨와 파스쿠찌 등 전국 4000여 계열 브랜드 매장에서 ‘적정온도 캠페인’, ‘탄소발자국 줄이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LED 조명 교체 및 고효율 에너지 제품을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매장 내 계산대나 디지털 메뉴보드 등을 통해 캠페인을 적극 홍보, 에너지 절약과 탄소 중립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에너지의 날을 맞아 그룹 차원에서 소등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본사 건물인 양재사옥 냉방기 온도를 1시간 동안 27℃로 설정하는가 하면 5분간 내외부 소등을 했다. 전국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등 매장에서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외부 간판이나 경관 조명 등을 자율적으로 소등했다. 홈플러스 역시 같은 날 행사에 동참해 전국 138개 모든 점포와 본사의 시계탑 간접조명과 간판 등 건물 외벽 주요 조명을 5분간 소등한 바 있다. 

CU는 지난 9월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한국전력거래소 ‘에너지쉼표’ 사업에 동참했다. 미세먼지 나쁨 또는 전력수급 비상 시 알람 문자에 따라 냉∙온방기기 사용 온도 조정, 점포 내부 조명 밝기 조절 등을 통해 최장 1시간 동안 에너지를 감축하는 것이다. 지침에 따라 전력 사용량을 줄이면 1kWh 당 약 1천원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매장 에너지 절약에도 기여하고 경제적 이득도 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CU는 우선 20개 직영점에서 간판, 냉장집기 등 점포 운영에 필수적 요소들의 전력 사용량을 분석, 효율적인 에너지 감축 기준을 찾는 자체 테스트를 진행하고 추후 희망 가맹점의 신청을 받아 참여 점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기성 BGF리테일 영업개발부문장은 “전력 수요 비상 시에는 적은 양의 전력 감축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 가맹점이 힘을 모으면 에너지 절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효율 냉장집기 도입으로 탄소배출량 저감 

한편 CU는 에너지 저감을 위해 지난 5월부터 전국 매장에 고효율 냉장집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편의점 전력 소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료∙도시락∙유제품 냉장고의 핵심 부품을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인 것. 

먼저 음료 냉장고에는 도어히터 컨트롤러를 도입해 전력 소비량을 28.5% 절감했다. 도어히터는 내외부 온도차로 인한 김서림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장치로 기존에는 수동으로 조작하지 않는 이상 24시간 작동됐다. 도시락∙유제품 냉장고는 냉기 순환을 돕는 팬모터를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 전력 사용량과 전기 요금을 40% 이상 줄였다. CU에 따르면 고효율 팬모터는 일반 팬모터 대비 2배가량 비싸지만 절반의 전력으로 동일한 냉장 효과를 낼 수 있다.

CU는 고효율 냉장집기 도입으로 점포당 연간 약 6000kW 전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1kW당 0.466kg의 탄소배출량 저감 효과를 고려하면 약 2.8톤의 탄소배출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고효율 냉장집기가 전국 1만5천여 개 지점으로 확대되면 연간 4만2000톤이 넘는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BGF리테일은 약 80억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 모든 점포의 냉장집기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카페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도 탄소중립을 비전으로 약 100개의 매장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IoT 인공지능 냉난방 관리 솔루션을 운영 중이다.

대형마트 역시 고효율 설비 투자를 통해 매장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6월 한국전력에너지솔루션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마트 전 점 5만5000여 개의 LED등기구를 초고효율 LED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매장 조도는 63% 개선되고 소비전력은 32% 절감된다. 비용도 연간 6.6억원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오픈돼 있던 냉장 쇼케이스에 도어를 설치해 에너지 사용량을 58% 절감하고 연간 12.7억 원의 비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마트는 고효율 설비 투자와 냉장 쇼케이스 도어 설치로 연간 1천9백만kwh의 전기사용량을 감축한다는 목표다. 

◇ 태양광 설비로 전기 생산해 매장서 사용하기도

매장 내 소비전력을 아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도 연구·도입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옥상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2010년 국내 39개점에서 태양광 발전 설비 운영을 시작, 올해 8월 기준 51개점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했다.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남사이공점 매장 옥상에도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연간 1319Mwh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는 국내 기준 320여 가구의 1년 전력소비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을 직접 매장에 사용하면 전기요금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마트는 내년 초까지 베트남 중남부 지역 10개점에 옥상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계획대로 된다면 연간 1만1390Mwh의 전력 생산과 5300톤의 탄소배출량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소나무 3만8000여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 탄소 양이다. 

태양광 발전 설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ESG 경영 강화는 물론, 전기사용료 절감도 할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환경 보존 및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만큼 관련한 연구개발과 매장 도입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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