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주차장에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75번째 사진은 주차장에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입니다. [편집자 주]

주차장은 차를 대는 곳이지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아니다. (이한 기자 2021.6.8)/그린포스트코리아
주차장은 차를 대는 곳이지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아니다. (이한 기자 2021.6.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일회용 빨대, 아이스크림 먹고 남은 비닐 포장재, 핫도그 먹고 버린 나무 꼬치와 휴지, 그리고 담배꽁초까지...종량제 봉투에 담겨야 할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사진 오른쪽에는 깨진 플라스틱 조각도 보인다. 여기가 어디냐고? 주차장 입구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 이면도로에 위치한 다가구 주택 주차장이다. 누군가는 담배를 피웠고 음료수를 마셨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이스크림과 핫도그를 먹으며 걸어갔나보다. 그리고는 거기에 그냥 버렸다. 정해진 곳에, 정해진 방법으로 버린 게 아니라 그냥 길 위로 던졌다.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함부로 버리는 건 더 문제다. ‘자원순환’구조 밖으로 벗어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버린다고 그게 반드시 바다거북의 코에 걸리지는 않는다. 제대로 분리배출해 정해진 방법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저렇게 버려지고 바람에 날리고 빗물에 쓸려가면 어디서 누구에게 해를 끼칠지 모른다. 그러니까, 이러지 말자.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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