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과 빈곤층 사이 극심한 탄소불평등
"부유층의 초대형 요트, 우주 여행 등의 탄소 소비 제한해야"
"화석연료 산업의 주식 보유도 억제 필요"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열 두번째 보고서는 옥스팜(Oxfam)이 최근 발간한 '탄소 불평등(Carbon Inequality in 2030)' 입니다. [편집자 주]

 
2040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존보다 더 빨라진 속도로, 세계 주요 국가의 탄소중립 목표가 이 속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탄소예산’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해당 근거에 따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 부유층과 빈곤층의 탄소배출량이 극심한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1%에 해당하는 최상위 부유층의 탄소배출량이 파리협약의 목표인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 억제’에 부합하는 수준보다 30배가 더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전 세계 부유층과 빈곤층의 탄소배출량이 극심한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1%에 해당하는 최상위 부유층의 탄소배출량이 파리협약의 목표인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 억제’에 부합하는 수준보다 30배가 더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하위 50%는 목표치에 절반도 안되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유층들의 과도한 탄소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1일부터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12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이번 COP26에서는 전 세계 200여개국 대표들이 참석해 탄소감축 관련한 여러 합의들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지난 5일 유럽환경정책연구소(IEEP)와 스톡홀름 환경연구소(SEI)의 공동연구를 기반으로 ‘탄소 불평등(Carbon Inequality in 2030)’ 보고서를 발표했다. 옥스팜은 “1.5도 파리협약 목표를 유지하기 위한 전 세계 배출량 격차는 가장 부유한 시민들의 과도한 배출량을 반영한다”며 소비에 따른 탄소 배출량 문제를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총 탄소배출량’을 연간 약 18기가톤으로 감소해야 2050년 탄소중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30년까지 전 세계 '1인당 평균 배출량'을 연간 2.3톤으로 줄여야 1.5도 목표에 부합하다는 것이다.

◇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 극심한 탄소배출 불평등”

보고서 내용을 보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상위 1% 부유층은 2030년 1.5도(2.3톤) 기준의 30배가 넘는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상위 1% 부유층의 1인당 예상 연간 배출량은 70톤으로 나타났다. 이는 2.3톤 기준 대비 67.7톤이 더 배출된 것으로 30배 차이가 난다. 반면 50%에 해당하는 최빈곤층은 1인당 예상 연간 배출량이 2.3톤의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1인당 배출량이 아닌 총 배출량을 보면, 상위 10%는 2030년에 1.5도 총 배출량 목표치(18기가톤)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이를 상위 1%의 총 배출량이 증가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의 총 배출량은 기준치를 넘지 않았지만, 상위 1%의 총 배출량은 1990년 13%, 2015년 15%에 이어 2030년 16%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팜 기후정책 책임자 나프코테 다비(Nafkote Dabi)는 “중산층 40%와 빈곤층 50%를 합친 전 세계 90%의 인구가 무엇을 하든 상위 10%의 총 배출량은 2030년 1.5도 목표를 초과할 것”이라며 “이미 치명적인 폭풍, 기아 및 빈곤에 직면해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중산층 1.5도 목표에 가장 근접..."상위 1%, 배출량 97% 감축 해야"

보고서는 전 세계 가장 부유한 상위 1%가 2030년 1.5도 목표에 도달하려면 현재 배출량의 97%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소득 순위 40%인 중산층은 목표 도달에는 멀었지만, 가장 빠른 감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파리협약부터 2030년까지 상위 1%의 1인당 배출량은 5% 감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5도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배출량을 ‘97%’를 줄여야 한다고 나타났다. 반면 최하위 50%의 1인당 배출량은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상위층과 반대로 이들은 200% 이상을 배출해도 1.5도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장 목표치에 근접하게 감축하고 있는 소득계층은 상위 10%와 최하위 50% 사이 40%에 해당하는 중산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며 이들은 2015년에서 2030년까지 1인당 배출량을 9% 감축하고 있으며 목표치 달성을 위해 57% 감축해야 한다.

이에 보고서는 “1990년부터 2015년까지 1인당 배출량 증가율이 가장 빨랐던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중간 소득 국가 시민들의 변화로 배출량 추세가 크게 반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의 저자이자 유럽환경정책연구소(IEEP) 저탄소 및 순환경제 프로그램 책임자인 팀 고어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격차를 줄이려면 정부가 가장 부유하고 가장 많이 배출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와 불평등 위기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초대형 요트, 개인 제트기 및 우주 여행과 같은 탄소 소비를 제한하고 화석연료 산업의 주식 보유와 같은 기후 집약적 투자를 억제하는 두 가지 조치가 모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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