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요소 품귀 사태...물류대란 등 우려
“요소수 문제, 에너지 전환 계기로 봐야”

최근 차량용 요소수 품귀 사태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2050 탄소중립’이 석탄 사용을 규제한 것에 따른다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에서는 요소수 문제는 에너지 전환에 좋은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제공)
최근 차량용 요소수 품귀 사태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2050 탄소중립’이 석탄 사용을 규제한 것에 따른다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에서는 요소수 문제는 에너지 전환에 좋은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최근 요소수 품귀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요소수 대란이라는 말도 곳곳에서 들린다. 산업계 등의 우려가 큰 가운데, 환경단체에서는 요소수 문제를 에너지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우선 ‘요소수’가 뭔지 살펴보자 무엇일까. 대기오염물질을 정화시키기 위한 저감장치 ‘SCR’(선택적 촉매 환원법)이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NOx) 등을 감소시키는 용도다. 요소수는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시킨다. 요소수는 디젤차량의 필수품이다. 유럽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가 도입되면서 경유차에 SCR장치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요소수는 암모니아인 요소와 물을 혼합해 만든다. 중국에서는 주로 석탄에서 추출하고 유럽에서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한다. 국내는 요소를 중국에서 70%가량 수입한다고 알려졌다. 최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계 기준 중국 요소 수출량은 한국이 56만 4000톤으로 2위다. 한국은 중국 요소 수출 총량의 14%를 차지한다. 

◇ 중국발 요소 품귀 사태...물류대란 등 우려

요소 품귀 사태는 지난달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정부가 지난 11일 29종 비료 품목에 대한 수출 검역 관리방식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화학비료에도 쓰이는 요소 등은 수출 전 검역 및 검사를 거쳐야 한다. 

수출 규제 배경에는 다양한 원인이 관측됐다. 우선 비료 공급 부족이라는 주장이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화학비료 생산원료인 석탄, 천연가스 등의 국제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중국이 수출량을 늘린 바 있다. 올 여름 국제 요소 가격은 8년 4개월 만에 400달러/톤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약 67%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중국 비료 수출량도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화학비료의 식량 증산에 대한 기여도 약 40%인 겨울 밀 재배를 앞두고 중국 내 공급물량 보장을 위해 규제를 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최근 석탄수급 문제로 전력난을 겪으면서 비료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는 배경이다. 석탄수급 문제는 국제 가격 상승과 더불어 앞서 중국과 호주와의 무역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영향도 있다고 코트라는 보고 있다. 

요소수 품귀가 이어지면서 국내 화물차 운전자 등 물류업계 종사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요소수가 부족하면 운행에 제약이 간다. 대부분 화물차 운전자들은 생계와 연계되어 운행중단에 대한 걱정이 크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SCR 장착 화물차는 약 55만대 정도 있다. 화물차들이 멈춰 설 경우 물류대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요소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다. 정부는 호주와 베트남 등에서 요소를 수입하고 매점매석 행위를 연말까지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8일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관세청 등은 '촉매제(요소수) 및 그 원료인 요소의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가 시행되는 11월 8일부터 정부 합동으로 경유차 요소수 및 그 원료인 요소에 대해 매점매석 행위 등의 불법 유통 점검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경유차 요소수 제조·수입·판매 영업행위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속들을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관계부처 합동으로 요소수 원료가 되는 요소 수입업자를 상대로 단속을 실시한다.

◇ “요소수 문제, 에너지 전환 계기로 봐야”

이런 사태를 두고 환경단체 등에서는 '에너지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만약 에너지 전환이 어느정도 되어 있다면, 예를 들어 트럭의 절반이 전기 트럭이라면 요소수라는 물품으로 국가 물류가 멈춰서는 일이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100% 요소수를 구해야 하는 것 보다 훨씬 쉬워진다”고 말했다.

김지석 위원은 “예전에 덴마크가 70년대 오일쇼크가 왔을 때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베스타스라는 기업이 풍력발전기를 열심히 만들어서 현재 풍력발전 세계 1위 기업이 됐다. 요소수 문제는 이러한 에너지 전환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소수 생산 더 늘리는 방향이 아닌, 좋은 방향으로 문제해결을 이끈다면 이번 요소수 대란이 에너지 전환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홍정기 환경부차관은 “요소수 및 요소의 수급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서, 정부는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관계기관과 힘을 모아 요소의 수급 상황을 조속히 안정화시키고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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