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질 따라 다르다...플라스틱 나누는 7가지 기준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과 소비 분야 중요한 숙제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과 경제를 함께 다루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따로 떼어 구분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역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많아져서입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도 살리자는 의도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경제신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50번째 순서는 플라스틱의 7가지 종류와 재활용에 관한 내용입니다. [편집자 주]

플라스틱은 재질에 따라 7가지 종류로 나뉜다.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은 재질에 따라 7가지 종류로 나뉜다.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환경 문제를 다루는 여러 키워드 중 소비자들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것 중 하나가 플라스틱이다. 인류는 아침에 눈을 뜨면 플라스틱 제품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중에는 한번 쓰고 쉽게 버리는 제품도 많다. 그런데, 플라스틱이라고 다 같은 플라스틱이 아니다. 

플라스틱은 얼마나 쌓일까. 한겨레21이 지난 8월 환경부와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실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플라스틱(합성수지류) 생활폐기물 하루 배출량은 1만 1054.1톤이다. 국민 1명당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약 44Kg 규모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3월 발간한 ‘국내 대형마트 일회용 플라스틱 유통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생산된 플라스틱의 약 40%가 다른 물건을 포장하는 데 쓰였다. 그린피스는 앞서 2019년 발간한 ‘플라스틱 대한민국’ 보고서를 통해서는 “1분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간다”고 지적하며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 플라스틱 나누는 7가지 기준

환경부 사이트 ‘환경용어사전’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열이나 압력을 가해 성형이 가능한 재료, 또는 이런 재료를 사용한 수지제품으로 일반적으로 천연수지 아닌 합성수지”를 뜻한다. 석유를 증류·가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분해가스를 만든 뒤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든다.

환경부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두 그룹으로 크게 구별된다. 하나는 고분자로서 가열에 의해서 유동성을 가지게 되어 성형이 되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열가소성수지)이다. 나머지 하나는 저분자이지만 틀 속에서 가열·가압되는 동안에 유동성을 가지고 화학반응에 의해서 고분자화되어 그 후 가열해도 변형되지 않는 열경화성 플라스틱(열경화성수지)다. 플라스틱은 폐기처리될 때 유해 물질이 대량으로 발생되며 소각공장에서는 타지 않은 채 끈끈하게 벽에 달라붙어 소각로에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그런데 플라스틱도 여러 종류가 있다. 분리배출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큰 틀에서는 플라스틱과 PET병 2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생각하면 된다. 플라스틱의 경우, 제품에 HDPE, PP 등 재질이 적혀있는데 종류별로 나눠 버리면 된다. PET병은 라벨지 등을 제거해 따로 버리면 된다. 다른 재질로 만들어진 뚜껑과 고리는 모두 제거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개인이 뚜껑 고리까지 제거하는 게 쉽지 않고 페트병 재활용 과정에서 분리가 가능하므로 현재 서울시 등에서는 ‘뚜껑을 닫아 압착해서 버리라’고 권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크게 7가지 종류로 나뉜다. 제품 재질 영문 역자에 따라 PP와 PE 등으로 나뉜다. 하나씩 살펴보자. PE는 ‘폴리에틸렌’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플라스틱 소재를 생각하면 된다. HDPE가 ‘고밀도폴리에틸렌’, LDPE는 저밀도다. PP는 빨대나 일회용컵 등에 많이 쓰는 ‘폴리프로플렌’, PETE는 주변에서 자주 보는 PET병, PVC는 ‘폴리염화비닐’, PS가 ‘폴리스티렌’이다. 재질에 따라 식품 포장에는 사용이 금지되는 것도 있고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OTHER는 소재가 섞여 있거나 위 구분에 해당하지 않는 사례다. 즉석밥 용기 등이 여기 포함된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의 모습.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버려지는 양을 줄이고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품 생산 단계부터 소재 관련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픽사베이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과 소비 분야 중요한 숙제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등은 ‘내 손안의 분리배출’앱을 통해 플라스틱은 재활용 마크 아래의 재질 표시를 꼭 확인하고 종류별로 나눠서 배출하라고 안내한다. 원칙은 이렇다.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헹구는 등 이물질을 제거해 배출하되 물로 헹굴 수 없는 구조의 용기류(치약용기 등)는 내용물을 비워 배출한다. 부착상표와 부속품 등 본체와 다른 재질은 제거한 후 배출한다.

플라스틱은 얼마나 재활용이 얼마나 될까 앞서 언급한 한겨레21 보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플라스틱 생활쓰레기 선별량은 57만 7478톤, 재활용량은 23만 4629톤으로 선별율은 40.63%다. 선별량은 재활용업체의 매입량과 이월량, 자가수거량을 더한 숫자고 재활용량은 재활용업체 매출량을 뜻한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환경 뿐만 아니라 산업과 소비 측면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다뤄져야 한다. 실제로 버려지는 양을 줄이고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품 생산 단계부터 소재 관련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더불어 제품을 생산하는 습관 자체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분리배출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기 보다는 재활용 잘 되는 제품을 만들고,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 사용 습관을 들이자는 조언이다.

실제로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물질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리배출 단계 이전인 생산 단계에서 재질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동학 쓰레기센터 대표는 기부·나눔 장터나 제품을 수리하는 리페어 샵 등이 늘어나야 하고 공유컵 보증금제도나 다회용기 배달서비스 등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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