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글로벌 10대 자동차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 발간
10대 자동차 기업 중 현대기아차 포함 7개사 ‘F 이하’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열 한번 번째 보고서는 그린피스가 최근 발간한 '2021년 글로벌 10대 자동차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 입니다. [편집자 주]

전기차 시장이 커져가는 가운데, 관련 산업 또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관련 보험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검토하는 보험사가 늘어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글로벌 10대 자동차업계 7개사가 친환경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린피스는 "10대 기업 모두 2050년 탄소중립에 부합한 탈탄소 계획이 없다"라고 지적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현대차, 기아를 포함한 글로벌 10대 자동차업계 7개사가 친환경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린피스는 "10대 기업 모두 2050년 탄소중립에 부합한 탈탄소 계획이 없다"라고 지적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내놓고 있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국가간 무역이 활발한 업종 중 하나다. 시장 우위를 선점한 기업들이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하기 시작하면 업계전체로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자동차업계가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24%는 수송부문에서 발생했다. 그 중 자동차 부문은 가장 큰 비중인 45%를 차지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는 4일 ‘2021년 글로벌 10대 자동차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전 세계 10대 자동차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공약과 이행현황을 살펴보고,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평가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보고서는  2020 년 글로벌 판매량 기준으로 상위 10개 자동차 제조업체를 선정했다. 이들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대상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토요타, 폭스바겐, 제너럴 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현대기아, 혼다, 포드, 닛산, 르노, 다임러.

평가항목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과 공급망 탈탄소화 항목이다.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항목에는 2020년 전기차/수소차 판매량 및 판매율, 지난 5년간(2016~2020) 성과, 기업들이 발표한 단계적 판매 금지 계획 등이 있다. 공급망 탈탄소화는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탄소저감 계획 등이 있다. 그 외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의 경우 가점을 받고, 부정적인 기후 로비 활동 또는 심각한 배출 규제 위반시 감점된다.

◇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가능할까?...현대기아차 등 7개사 ‘F 이하’ 

 
글로벌 10대 자동차업체 친환경 성적표. (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10대 자동차업체 친환경 성적표. (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피스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중간 단계인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2030년 탈내연기관 계획을 발표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연기관 전면중단을 선언한 기업 중 미국 제널러 모터스(GM)이 2035년으로 가장 빨랐다. 하지만 그린피스는 “현재 GM의 전기차가 1종 뿐이고, 2020년 전체 차량 판매량 대비 전기차/수소차 판매량은 3.15%”라며 목표 달성에 우려를 드러냈다.

GM 뿐만 아니라 평가대상 10대 기업들의 전기차/수소차 판매량이 낮다고 주장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전기차/수소차 판매량은 3.08%다. 전 세계 판매량 1위인 일본 토요타는 0.12%이고 국내 현대기아차(현대, 기아, 제네시스)는 2.16%, 독일 폭스바겐은 2.43%다. 

이번 평가에서 현대기아차는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항목에서 10점 만점 중 4.81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수소차 판매 대수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 5372대에서 2020년 13만2529대로 증가했다. 전기차/수소차 부문의 연평균 성장률은 135.42%다. 하지만 2020년 총판매량은 2.16%에 불과하다.

그린피스는 국내 현대기아차가 명확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국가별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계획이 다르다”라고 밝혔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유럽, 한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 외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는 판매를 유지한다. 반면 기아차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에 대해 발표된 계획이 없다. 또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2030년 이후에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린피스는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연료 전환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자동차 회사는 없다”라며 “내연기관차 판매 전면 금지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2030년까지 한 자릿수에 판매 비중을 100%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강력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구체적인 공급망 탈탄소화 계획 제시해야”

그린피스는 내연기관차는 제조과정에서도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공급망에서 구체적인 온실가스 저감 계획을 요구했다.

그린피스는 “자동차종별로 다르지만 내연기관차 1대 기준으로 원료 채취 및 생산 과정에서 평균 9.2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의 외관과 차체에 쓰이는 철강이나 알루미늄 외에도 배터리, 차량 내 플라스틱 등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공급망 탈탄소화 계획을 밝힌 곳은 르노, GM 2곳 뿐이다. 이들은 평가점수에서 10점 만점 중 각 6.75점, 5.60점으로 1,2위를 기록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3.10을 받아 7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자동차 제조 과정 및 공장 운용에서 204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하겠다고 선언만 한 상태다.

그린피스는 현대기아차의 공급망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현대차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6%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기업 대비 목표가 약하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아차도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직접배출(Scope 1)과 간접배출(Scope 2)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5년까지 2016년 수준 대비 17.4%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그린피스는 “협력업체 관련 구체적인 탄소 저감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 결과에 대해 그린피스는 “일부 자동차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지만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며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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