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벤치에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74번째 사진은 공원 벤치에 버려진 쓰레기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 송파구 한 공원 벤치에 버려진 쓰레기. (이한 기자. 2021.8.7)/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송파구 한 공원 벤치에 버려진 쓰레기. (이한 기자. 2021.8.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머물렀던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는 표어가 한때 인기(?)였다. 주로 공중화장실 등에 그런 문구가 많이 보였다. 뒷사람을 생각해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하자는 의미다. 본인의 흔적을 너무 많이 남기지 말자는 뜻으로 공유됐다.

쓰레기 문제로 저 얘기를 하자면, 머물렀던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 하는건 도덕이나 윤리에 관한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함부로 버리는 건 ‘안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여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원 모습이다. 포장재, 근처 수돗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남은 것으로 보이는 풍선, 그리고 버려진 종이 등이 한데 섞여있다. 누군가 저 의자에 머물렀고, 머물렀던 자리가 아름답지 않은 모습이다. 부디, 머물렀던 자리가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이 되자.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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