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재생에너지 정책, 산림 바이오매스 수요 증가 우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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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목재를 이용한 산림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는 산림바이오에너지가 화석연료와 별반 다를게 없다는 주장이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발전량을 채우는데 폐목재가 아닌 원목을 벌채해 사용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게다가 재생에너지 지원정책이 수요를 증가시킨다며 산림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7일 산림청은 ‘2050 탄소중립 산림 부문 추진전략’을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전략안은 지난 1월 나무 30억 그루 심기, 벌채 가능한 나무연령 낮추기 등을 내세어 환경단체들로부터 대규모 벌목정책이라는 질타를 받아왔다. 

그 중 목재 자원의 발전 연료 이용 비중이 커졌다는 점에도 비판이 있었다. 목재를 연료로 내는 바이오매스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바이오에너지의 일종이다. 바이오에너지는 풀이나 나무 등을 태워 발전설비에 주로 쓰이는 바이오매스와 더불어 팜유, 옥수수 등 식량자원을 기반으로 자동차연료에 쓰이는 바이오연료가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바이오에너지가 청정 에너지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경우 무분별한 팜유 생산이 산림파괴와 온실가스 유발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산림 바이오매스도 이와 같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산림청 수정안에 따르면 산림 바이오매스의 경우 산림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는 지역 내에서 소규모 분산형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즉 대규모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비중을 줄여나가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김혜린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 담당 활동가는 “어느 규모로, 언제까지, 어떻게할지 구체적으로 제시된게 없다”며 “결국 대형발전소에서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산림 바이오매스에 대한 논란은 이전부터 계속됐다.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 7월에 이어 21일에도 산림 바이오매스가 탄소중립을 방해한다며 지원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 활동가는 “바이오매스가 산림을 훼손한다는 주장은 국제사회에서도 제기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월 국내외 과학자 500여명은 각국 정상에게 산림 바이오매스 지원 정책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국내 과학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나무를 태우는 것은 탄소효율이 낮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며 “산림을 파괴하지 않도록 산림 바이오매스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현 재생에너지 정책, 산림 바이오매스 수요 증가 우려”

환경단체는 재생에너지 지원정책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력생산의 일정 비율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는 의무제도에 따라 발전사업자는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받는다. REC는 판매가 가능해 발전사업자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일종의 보조금 역할은 한다.

문제는 REC 발급시 적용되는 가중치 값이다. 에너지원에 따라 가중치가 달라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경제성이 없는 잔가지나 부산물 등의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경우 가중치가 1.5~2.0이다. 이는 태양광 가중치가 0.8~1.6인 것보다 높다. 

김혜린 활동가는 “국내에선 원목을 베어서 불법적으로 바이오매스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산림 바이오매스는 주로 대형 화력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된다. 하지만 대형 발전소의 생산량을 감당할 만큼 나무들이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에 있는 나무들은 어린 편에 속한다. 국내 70% 정도가 4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주로 저급 산업용재인 파티클보드로 사용되는 수준이다. 그래서 그보다 수익이 되는 바이오매스로 멀쩡한 나무도 벌채해서 발전용으로 쓰는 것이다. 바이오매스는 재생에너지에 속해서 보조금도 나오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활동가에 따르면 2018~2020년도에 인증받은 전국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전수 조사한 결과 약 84%가 모두베기를 통해 생산됐다. 모두베기는 벌목 대상 면적의 모든 나무를 베는 벌채 방식이다.

김 활동가는 나무는 재활용에 쓰이도록 활용하는 것이 순환자원을 위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국내에 있는 나무들은 아직 너무 어리고 목재로서 가치가 엄청 뛰어나지 않다”며 “ 목재로서 가치가 있을 만큼 기다렸다가 고급 목재를 만들고 사용한 다음 재활용 해야 선순환이 된다. 바이오매스로 쓰면 절대 선순환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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