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에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모습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73번째 사진은 주차장 기둥 뒤에 숨은 쓰레기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 광진구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누군가 숨겨(?)놓고 떠난 쓰레기. (이한 기자 2021.10.29)/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광진구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 누군가 숨겨(?)놓고 떠난 쓰레기. (이한 기자 2021.10.2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사진은 서울 광진구 한 건물의 지하주차장이다. 주차장 기둥 뒤에 일회용 컵과 캔 음료 등이 버려져있다. 누군가 지하 주차장에서 음료를 마신걸까? 그게 아니고 차에서 마신 다음 내릴 때 몰래 버리고 간 것 같다.

쓰레기를 차에 두기 싫고, 그렇다고 들고 다니기도 싫어서 함부로 버렸는데 남의 시선이 조금은 의식되고 속된말로 ‘쪽팔려서’ 기둥 뒤에 숨겨놓은 것 같다. 물론 그게 아니고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서 저기에 버렸을 수도 있지만,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도 되는 부득이한 사정이 과연 뭐가 있을까?

떳떳하지 않은 행동은 하지 말자. 남이 볼까 두려워 몰래 해야 하는 일이라면 하지 않는 게 옳다. 저 사람들은 나중에 자신들의 자녀에게 “쓰레기는 보는 사람 없을 때 몰래 숨겨놓고 오라”고 가르칠까?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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