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한바퀴] 폐페트병 재활용, 가장 좋은 방법은?
[플라스틱 한바퀴] 폐페트병 재활용, 가장 좋은 방법은?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10.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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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용기부터 패션 아이템까지...폐페트병의 다양한 변신
다양한 시도 좋지만 페트병 업사이클링의 완성된 모습은 아니야
홍수열 소장 “페트는 페트로, 섬유는 섬유로 재활용해야”

플라스틱은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하더라도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찬사 받았지만 이제는 인류의 재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환경이 경제발전못지 않게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 것인데요. 편리한 것보다 지켜야 할 것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탈 플라스틱’, ‘레스 플라스틱’을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도 늘어났습니다. 플라스틱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을 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들입니다.

플라스틱 한바퀴는 ‘플라스틱도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플라스틱의 지속가능성은 남용되는 플라스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와 재활용 가능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버린 플라스틱에 대해서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서 플라스틱이 나아가야 할 선순환 구조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직원이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농산물 용기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직원이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농산물 용기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페트병을 활용해 자원순환을 실천하겠다는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버려진 페트병은 어떻게 모아서 무엇으로 재활용 하는게 가장 좋을까?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에는 수요에 따른 생산량을 줄이는 방법과 이미 생산돼 사용된 플라스틱을 다른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방법이 있다. 석유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은 대부분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데 이를 재활용하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 자원순환은 기업이 시도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방법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많은 플라스틱 소재 중에서도 환경보호와 실용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소재로 주목하고 있는 소재는 고품질 재생원료로 사용되는 투명 페트(PET)병이다. 폐페트병을 활용해 농산물 포장 용기로, 앞치마로, 에코백으로, 옷으로 업사이클링하고 있는 것. 한편 일각에서는 페트병으로 옷을 만들거나 섬유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며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하기도 한다. 기업에서는 폐페트병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까지 짚어봤다. 

◇ 식품 용기부터 패션 아이템까지...폐페트병의 다양한 변신

식품·유통기업들이 폐페트병을 여러 모습으로 업사이클링 하고 있다. 페트병을 다른 식품 용기로 활용하는 경우부터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초 백화점 업계 최초로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농산물 용기를 도입했다. 현대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체 농산물 중 40%를 차지하는 포도, 감귤, 꽈리고추 등 14개 품목에 우선 적용하고 내년까지 100%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한 폐페트병 재활용 용기는 샐러드 등 즉석섭취 식품에는 사용이 제한된 기존 폐페트병 재활용 용기와 달리, 재활용한 페트에 새 페트 원료를 감싸 전체 농산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위생적인 부분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폐페트병을 세척·분쇄·원사 생산 등 공정을 거쳐 가방이나 굿즈로 출시하는 경우도 많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7월 말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가방을 선보였다.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와 함께 아파트 10여곳에서 폐페트병 4만 개를 수거, 업사이클링 가방을 만들어 쇼핑라이브 판매 방송을 진행한 것.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수거한 폐페트병을 활용해 만든 친환경 플리츠백 가방은 2000개에 이른다. 가방 1개 당 약 16개의 폐페트병을 사용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7월부터 거래처에서 소비된 아이시스 생수 페트병을 직접 회수, 거래처 앞치마 및 에코백으로 재탄생시켰다. 해당 거래처에 투명 페트병만 별도 배출할 수 있는 수거함을 지원하고 롯데칠성음료 배송담당자가 새 음료를 배송하면서 빈 페트병을 회수, 이를 폐플라스틱 회수선별업체에서 선별해 압축, 플레이크 생산업체에서 분쇄해 플레이크로 만든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친환경 경영의 일환이자 소비자, 거래처, 재활용 업체와 상생하는 사회적 책임 경영까지 고려한 순환 시스템이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플라스틱 부산물 활용한 rPET로 페트 활용 연구개발을 하는 등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부산물 활용 방안도 지속 연구하고 있다. 

동원F&B 역시 폐페트병으로 친환경 유니폼을 만들었다. 유니폼 1벌당 500mL 폐페트병 14개를 활용, 약 500여 장을 제작해 동원샘물 전국 대리점에 배포했다. 동원F&B는 앞으로도 폐페트병을 활용한 다양한 친환경 굿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실제로 폐페트병은 지속가능한 굿즈로도 사랑받고 있다. 이를테면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는 BLUE UP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참가자에게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피크닉 매트를 비롯해 마블링 카라비너를 선물로 제공했다. 

이밖에 SSG닷컴과 코카콜라는 협업을 통해 폐플라스틱 수거 등 소비자의 자원순환 활동을 유도, 친환경 활동 참여자에게 폐플라스틱 재생원단을 소재로 만든 보랭가방인 ‘코카콜라 알비백’을 증정하는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시도는 소비자 스스로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인식을 부여한다. 

◇ 홍수열 소장 “페트는 페트로, 섬유는 섬유로 재활용해야”

업계 전반에 폐페트병에서 섬유를 뽑아서 재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자원순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업사이클링 방향이 진일보한 것은 분명 맞지만 마냥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이와 관련해 본지에 “페트병에서 장섬유를 뽑아서 부가가치가 높은 용도로 재활용하는 것은 상대평가로 보면 좋은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이전에 비해서는 분명 더 나아간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페트병 업사이클링의 완성된 모습인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페트병 업사이클링의 완성된 모습인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눈 앞에서 당장 재활용된 모습이 아니라 그 다음 또 어떻게 재활용될 수 있는지까지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홍수열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페트병 재활용의 우선순위는 다시 페트병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페트를 섬유로 재활용한 경우 그 섬유는 다시 재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로 버려지는데, 그렇다면 이건 쓰레기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구조가 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홍 소장은 “결국 페트병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원료가 사용되고 기존 페트병은 다른 용도로 쓰인 후 다른 쓰레기로 버려지는 구조로 전체적으로 쓰레기 문제가 이전에 비해서는 진일보했지만 쓰레기 문제가 해결된 완성된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페트병으로 옷을 만들거나 섬유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며 만족할 건 결코 아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9만리나 남아있는 상황에서 겨우 한 발자국을 뗀 상황에서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소장은 “부분적으로 볼 게 아니라 전체적인 순환구조를 보는 게 중요하다. 물질이 반복적으로 순환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페트는 페트로, 섬유는 섬유로 원래 같은 용도로 재활용하는 구조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페트병이 페트병으로 재활용되는 방법을 먼저 고민한 다음 고부가가치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페트병 자체가 일회용인 만큼 재사용 유리병 등 포장재 자체를 재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도 덧붙였는데 이는 페트병은 재활용이 잘 되니까 사용해도 괜찮다고 접근할 것이 아니라 페트병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향을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업의 페트병 재활용이 활발한 것은 반길 만한 일이지만 보다 장기적인 시선으로 자원순환에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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