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고기압 강하게 발달한 후 급격히 소강
시베리아 상공 차가운 공기 내려오며 기온 급감
24일 이후 평년 기온 되찾지만 올 겨울 춥고 기온 변동 폭 커

뒤늦은 더위가 가시기도 전, 지난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지면서 첫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렸다. 이날 서울 최저기온은 1.3도를 기록, 지난 1957년 이후 64년 만에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뒤늦은 더위가 가시기도 전, 지난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지면서 첫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렸다. 이날 서울 최저기온은 1.3도를 기록, 지난 1957년 이후 64년 만에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뒤늦은 더위가 가시기도 전, 지난 주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지면서 첫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렸다. 이날 서울 최저기온은 1.3도를 기록, 지난 1957년 이후 64년 만에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올 겨울 첫 얼음은 지난해보단 일주일, 평년보다는 17일 일렀다. 올해 여름부터 쌓인 엄청난 냉기가 갑자기 쏟아져 내려오면서 설악산이 영하 9.3도를 기록했다. 향로봉은 영하 8.3도까지 떨어지고, 경기 동부 강원도 전체, 충북 북부, 경북 북부, 전북 동부 내륙지방에는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제주도 한라산 고지대에서는 올 가을 처음으로 수빙이 관측되기도 했다. 

◇ 이상고온 현상 지속되다 기온 급감

이처럼 기온이 급감한 데는 9월 중순부터 시작된 이상고온 현상이 관련 있다. 이달 초에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반도 5~6km 상공에 따뜻한 아열대 고기압이 자리를 잡았다. 여름철 발달한 아열대 고기압은 가을이 되면 한반도 남쪽으로 물러나야 하는데, 10월인데도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해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10월 초 대구는 114년 만에 최고기온을 기록했고, 경남 의령에서는 10월에 열대야가 발생하기도 했다. 2주 가까이 한반도에 영향을 준 아열대 고기압이 지난 16일 오전부터 서서히 남쪽으로 내려가고, 동시에 북서쪽 시베리아 상공에 있던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기온이 급감했다.

이번에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찬 공기는 영하 25도 이하의 매우 차가운 공기다. 기존 한반도에 있던 따뜻한 공기를 밀어내며 유입되다 보니 기온차가 커서 바람도 강해졌다. 또 상층에서 내려온 제트기류와 북극 진동이 음지수를 보이는 등 다양한 이유로 이례적인 한파가 나타났다. 

◇ 올 겨울은 얼마나 추울까?

이번 한파는 24일 이후 평년 기온으로 회복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 겨울 적도 지역의 저수온 현상인 라니냐와 음의 북극진동, 북극 해빙 감소 등으로 평년보다 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라니냐 상태가 지속되면서 11월 12월이 평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측했다.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추운 날도 많고, 기온 변동 폭도 크다. 

사실 이같은 한파는 지구 온난화와도 관련있다. 왜 지구는 더워지는데 겨울은 점점 추워질까? ​다량으로 녹은 북극 빙하에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닷물이 많은 수중기를 내보내고, 시베리아로 유입되면서 많은 눈이 내린다. 이 눈은 태양열의 반사도를 높여 기온을 낮추게 되고, 이렇게 내려온 찬공기가 북서풍을 만들어내면서 추운 기운이 우리나라를 덮치는 것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올해 4월에 기상청이 100년 만에 관측 자료를 보고 분석한 걸 보면 여름은 지난 100년 동안에 20일 늘었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며 "봄이 6일 늘어나고 가을은 4일 정도 줄어들고 있어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는 거의 봄과 가을은 아주 약간의 간절기만 나타나고 거의 여름과 겨울의 두 계절로 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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