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선언하고 업계 최초 ‘ESG 연구소’ 설립
MSCI와 제휴 맺고 글로벌 ESG 투자 정보 제공
업계 최초 ESG 최우량 등급 채권발행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 ESG. 주주 이외의 사회 전체의 이익과 친환경, 사회공헌, 윤리경영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새로운 기업 가치관이 글로벌 경영의 화두가 됐다.

이 가운데 금융 기관은 기업이 ESG 경영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녹색금융 지원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증권가도 ESG 경영을 정비하고 본격 시행에 나섰다. 

국내 5대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은 모두 이사회 내 ESG 위원회와 같은 최고의사결정기구를 만들었다. 리서치센터 내 ESG 연구소 신설, ESG 채권 발행 및 관련 상품 출시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의 ESG 경영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삼성증권 장석훈 대표이사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증권 장석훈 대표이사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금융 관계사와 함께 탈석탄 선언을 시작으로 ESG 경영에 닻을 올렸다. 여기에 ESG 연구소 설립, 업계 최초 ESG등급 인증 채권 발행, 업계 최초 글로벌 ESG평가 기관인 MSCI와의 전략적 제휴 등 ESG 관련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며 “이번 ESG위원회 신설이 ‘뉴노멀’을 사내 문화로까지 정착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위원회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탈석탄 선언하고 업계 최초 ‘ESG 연구소’ 설립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삼성증권을 비롯한 삼성그룹 모든 금융 계열사와 함께 탈석탄을 선언하고, 석탄 발전과 관련한 추가 투자를 완전히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비를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도 매입하지 않기로 했다. 그룹 차원에서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ESG 경영 선도기업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증권은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호주의 석탄 수출용 항만 터미널 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면서 탈석탄 의지를 명확히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석탄 채굴과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등을 포함한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국내 업계 최초로 자사 리서치센터 내에 ‘ESG 연구소’를 설립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이끄는 ESG 연구소는 ESG 관련 자문 및 전략 발굴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 ESG연구소는 ‘ESG, 자본시장의 뉴노멀’, ‘성공적인 ESG채권 발행 전략’ 등 ESG 관련 인사이트를 담은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월에는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설립했다. 삼성증권 ESG위원회는 ESG 경영에 대한 전략 수립과 정책 방향 등을 결정하는 기구로, 향후 ESG위원회를 필두로 ESG 경영 전반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ESG 경영 전반에 관한 특이사항이 발생했을 때 내부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수행하기 위한 기구인 ESG 임원협의체도 구성했다. ESG 임원협의체는 담당 임원 등으로 구성,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MSCI와 제휴 맺고 글로벌 ESG 투자 정보 제공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수준의 ESG 리서치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MSCI는 글로벌 펀드들의 성과평가를 위한 다양한 벤치마크 지수를 운영하고 있는데, ESG 분야에서는 40년 넘게 지속적으로 평가기법을 발전시켜 오고 있다. MSCI는 현재 200여명 이상의 ESG 전담 애널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기업도 1만4000여개로 전 세계 주식과 채권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번 제휴를 통해 MSCI의 방대한 데이터와 리서치 노하우를 활용해 ESG 리서치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법인과 기관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ES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안으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TCFD)가 금융업에 미치는 영향’, ‘재생에너지 활용캠페인인 RE100 확대에 따른 테크 산업 공급망 대응 전략’, ‘K-Taxonomy(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의 도입과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영향‘ 등을 주제로 금융, 테크, 산업재 등 각 산업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세미나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ESG 연구소장은 “이번 제휴를 통해 ESG 분야에 대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MSCI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최신 글로벌 ESG 정보 확보와 함께 선진 평가 노하우 습득을 통해 투자 관련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업계 최초 ESG 인증 녹색채권 발행

삼성증권은 증권사 및 그룹사 최초로 ESG 인증 회사채를 1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삼성증권은 NICE신용평가의 ESG 인증평가 중 녹색채권 최우량 등급인 ‘그린1(Green1)’을 받았다. 

그린1은 외부검토 유형인 △검토의견 △검증 △인증 △평가등급 부여 중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는 평가등급 부여에 해당한다. 그린1은 녹색채권 프로젝트의 적합성, 자금의 용도, 사업의 평가 및 선정절차, 자금의 관리, 사후보고 및 외부공시 등 우수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의 채권에만 주어진다.

삼성증권은 이번 ESG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국 미드스트림(Midstream) 사업 및 프랑스 태양광 발전 사업에 관련한 기지분 매입분에 대한 차입금의 차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삼성증권은 트랜지션 펀드를 통해 ‘BNP Paribas’의 환경전략 그룹이 운용하는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은 주로 신재생에너지 생산, 친환경 건물, 대체운송수단 등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올해 국내 주요 그룹들의 경영 화두는 ESG”라며 “ESG 경영 지침에 맞춰 투자가 확대되면서 ESG 채권 발행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회사채로 발행되는 규모는 20조원으로 전년 대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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