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시너지 ⑰] 폐기물 자원순환을 위해 협력하는 기업들
[ESG 시너지 ⑰] 폐기물 자원순환을 위해 협력하는 기업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1.10.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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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삼성전자와 폐기물 자원화 신기술 개발한 현대제철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료유로 도입하는 SK이노 울산CLX
플라스틱 재활용해 복합수지 생산하는 GS칼텍스

기업 경영 방침이나 목표가 이윤 창출에만 집중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매출을 위해서라면 환경·사회 문제를 등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됐습니다. 기업들은 이익에만 몰두하던 기억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하고 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활동으로 경영 목표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점은 최근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는 ‘ESG 경영’입니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nance)를 강조하는 ESG 경영은 세 가지 항목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ESG가 국제사회에서 강조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ESG 혁신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 내부 계열사 간의 혁신은 물론 관련 기업이나 경쟁사간의 협업까지 도모하며 ESG 경영을 시도합니다.

ESG 경영 혁신을 위해 치열한 경쟁보다 따듯한 협력을 선택한 기업을 소개합니다. ESG를 위해 힘을 모으는 기업들은 누구고 그들이 어떤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열일곱 번째 순서는 순환경제를 위해 서로 협업해 폐기물의 자원화와 재활용을 도모하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편집자 주]

폐기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순환경제를 통한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협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종·이종 업계간의 협업은 물론이고 민관의 협업도 계속되고 있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폐기물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순환경제를 통한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협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종·이종 업계간의 협업은 물론이고 민관의 협업도 계속되고 있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많은 기업들이 폐기물을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을 재사용하는 순환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동종업계인 포스코와 이종업계인 삼성전자 등과 협업해 폐기물 자원화 신기술을 개발했으며,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와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위해 민관과 협업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유로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복합수지를 만드는 GS칼텍스도 아모레퍼시픽과 협업을 통해 플라스틱 공병을 자원순환 시키고 있다.

폐기물분야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폐기물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1709만톤 CO2eq으로 2018년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총배출량의 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폐기물 매립부문 및 소각부문이 각각 783만톤 CO2eq, 710만톤 CO2eq로 폐기물분야 배출량의 약 88%를 차지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폐기물이 매립과 소각을 통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자원순환을 통해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순환경제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를 재활용해 제철 과정 부원료인 형석을 대체할 자원으로 재사용하는 신기술을 개발한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를 재활용해 제철 과정 부원료인 형석을 대체할 자원으로 재사용하는 신기술을 개발한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자원 순환 위해 동종·이종 기업과 협업하는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최근 타 사와 협업을 통해 순환경제 실천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버려지는 폐기물이나 폐수슬러지(침전물)을 부원료로 사용하는 기술을 통해 자원순환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9월 16일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 부원료로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패각은 굴이나 조개 등의 껍데기로, 전국적에서 연간 30~35만 톤 정도 발생되나 그동안 활용처 제한으로 어촌 지역에 방치돼 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경남 및 전남 어촌에 패각 폐기물 92만 톤이 수년째 방치돼 있으며, 이는 폐수와 분진, 냄새 등을 유발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이에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패각의 성분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형태로 가공하는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고,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9월 15일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해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패각 폐기물의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약 41만 톤의 CO2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향후에도 패각 공급업체뿐만 아니라 패각 산지의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업해 폐자원 선순환을 통한 ESG 경영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제철은 패각과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도 완료했다. 이 생석회는 제강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패각의 활용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양사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철강업계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향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바탕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에 앞장설 방침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이종업계인 삼성전자와도 자원순환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9월 27일 현대제철은 삼성전자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을 더욱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신기술은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플루오린화칼슘, CaF2 50~60%)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연구 결과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제철세라믹 등 3사는 지난해 8월 폐수슬러지 재활용관련 기술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지난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톤의 형석대체품을 사용하여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다.

해당 신기술은 지난 6월 한국환경공단 1차 평가와 지난 8월 국립환경과학원 최종 평가를 거쳐 지난 8월 31일 최종 승인됐다.

특히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사례를 2016년 7월 재활용환경성평가 제도가 신설된 후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했으며, 패각 폐기물이 재활용환경성평가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적·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형석은 전량 해외(남미, 중국 등) 수입에 의존 하고 있는 광물로, 현대제철에서는 연간 약 2만 톤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약 1만여 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점차 사용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 장성대 전무는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폐기물 재활용률 100%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자원순환기술 개발을 지속함으로써 ESG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연구개발·품질본부장 최주태 전무는 "이번 재활용 기술을 통한 자원 확보는 친환경 미래 제철소의 중요한 전략적 요소이자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환경에너지기술로 자원과 에너지의 순환구조를 구축해 유한자원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만든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유로 도입하는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울산CLX). 이번 사업은 SK이노베이션 울산CLX와 SK지오센트릭, 그리고 민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SK이노베이션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만든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유로 도입하는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울산CLX). 이번 사업은 SK이노베이션 울산CLX와 SK지오센트릭, 그리고 민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SK이노베이션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SK이노베이션 울산CLX-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자원화를 위한 민관협업

이처럼 동종업계와 이종업계의 기업과 함께 폐기물의 감축 및 자원화를 도모하는 현대제철처럼 순환경제를 도모하기 위해 협업하는 기업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이하 울산CLX)는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만들어 진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유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원료유로 투입된 열분해유는 다른 원유와 마찬가지로 SK에너지의 정유 공정과 SK지오센트릭의 석유화학 공정을 거쳐 석유화학 제품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열분해유 도입은 민관이 협력해 폐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다. 울산CLX 유재영 총괄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열분해유의 친환경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공정 투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60여년 간의 정유화학사업 역량에 기반한 연구개발 및 공정기술을 바탕으로 유관부서가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 실제 공정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금까지 열분해유는 염소 등 불순물로 인해 공정 투입 시 대기 오염 물질 배출, 설비 부식 등에 대한 우려로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에 SK지오센트릭은 전통 화학사업 역량에 기반, 열분해유 속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기술을 개발·적용함으로써 열분해유를 친환경 원료유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에 최초 도입한 열분해유는 SK지오센트릭,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이 지난 2019년부터 후처리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해 온 국내 중소 열분해 업체 제주클린에너지의 생산 제품이다.

이와 함께 정부기관의 관심과 협조도 큰 역할을 했다. 폐기물을 재활용한 열분해유는 현행 폐기물관리법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하 석대법)에서 석유대체연료로 인정받지 못해 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SK지오센트릭은 올 초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SK 자체 공장 열분해유 투입을 통한 공정 원료화 실증 목적의 ‘실증 규제 특례’를 신청했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 관계부처는 폐플라스틱 소각·매립을 대체할 수 있는 열분해유 공정 원료화 사업의 온실가스 및 토양 오염 저감 효과 등을 인정해 9월 중순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투입량을 최초 약 200톤/년 이상에서 점진적으로 확대해 생산 설비 및 제품 영향도 등에 대한 실증 연구를 수행하며, 산업통상자원부는 그 결과에 기반해 석대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SK지오센트릭 나경수 사장은 “울산CLX 열분해유 최초 도입은 플라스틱 자원 순환 경제와 친환경 확산을 위해 정부와 대∙중소기업 등 민관이 합심해 노력한 산물”이라며, “ESG 경영에 기반해 탄소사업에서 그린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관계부처 및 관련 업계, 학계와의 협력을 더욱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지오센트릭은 친환경을 위한 국내 폐플라스틱 열분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업 관점에서 이들이 생산한 열분해유를 도입해 품질을 개선하고,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투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이슈의 심각성을 감안해 자체적으로도 열분해를 위한 핵심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글로벌 기술 파트너링을 통해 SK 자체 불순물 제거 공정을 결합시킨 대형 열분해 공장 건설도 추진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지오센트릭은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 ‘브라이트마크’와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7월 울산에 대형 열분해 공장 등 화학적 재활용 방식의 도시유전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기술과 자체 기술이 결합된 열분해유 공장은 2024년 상업 가동 예정이며, 연간 20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플라스틱 공병의 체겨적인 재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GS칼텍스와 아모레퍼시픽,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복합수지를 생산하는 GS칼텍스는 플라스틱의 순환경제를 완성하고 복합수지의 적용범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GS칼텍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초 '플라스틱 공병의 체겨적인 재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GS칼텍스와 아모레퍼시픽,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복합수지를 생산하는 GS칼텍스는 플라스틱의 순환경제를 완성하고 복합수지의 적용범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GS칼텍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친환경 복합수지 생산하는 GS칼텍스, 아모레퍼시픽과 플라스틱 공병 재활용 중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복합수지를 생산하고 있는 GS칼텍스도 자원순환을 위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초 GS칼텍스는 아모레퍼시픽과 ‘플라스틱 공병의 체계적인 재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GS칼텍스는 매년 아모레퍼시픽 플라스틱 공병 100톤을 친환경 복합수지로 리사이클링하고 이를 화장품 용기 등에 적용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복합수지의 제품 적용 비율은 올해 20%, 2025년에는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양사는 화장품 공병의 63%를 차지하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친환경 원료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에 다양한 물성의 재료를 혼합해 성능, 품질의 향상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 방식에 힘을 모으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당 사업은 무리없이 진행중인 상황”이라며 GS칼텍스는 지난 10년간 축적해온 친환경 복합수지 기술로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다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GS칼텍스는 지난 2010년부터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복합수지 사업을 시작했으며, 복합수지를 기반으로 자원 효율화 및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 원료 적용 확대하고 있다. 복합수지는 화장품 용기, 자동차 부품 및 가전 부품 등의 원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으로, 국내 정유사 중 GS칼텍스만 생산하고 있다.

연산 30만톤의 복합수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복합수지 생산을 위해 재활용하는 경우 이산화탄소를 연간 6.1만톤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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