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패션에 합류하는 명품 브랜드
버려진 폐기물 활용해 원단으로 재활용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지속가능성이라는 시대 화두에 맞춰 변화를 수용하거나 리드하고 있다. 명품 업계는 모피나 가죽 대신 비건 소재에 주목하는가 하면 버려진 폐기물과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원료로 가방과 옷을 만들고 있다. 자원순환을 고려한 신소재를 개발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명품 업계는 모피나 가죽 대신 비건 소재에 주목하는가 하면 버려진 폐기물과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원료로 가방과 옷을 만들고 있다. 자원순환을 고려한 신소재를 개발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최근 명품 그룹 케링이 내년 가을부터 모피 사용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케링그룹은 구찌,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알렉산더 맥퀸,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5일 연합뉴스가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프랑수아앙리 피노 회장은 성명을 통해 “세상이 변했고 우리의 고객도 변한 만큼 명품도 자연스럽게 그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노 회장의 말처럼 세상은 변하고 있다. 이미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지속가능성이라는 시대 화두에 맞춰 변화를 수용하거나 리드하고 있다. 명품 업계는 모피나 가죽 대신 비건 소재에 주목하는가 하면 버려진 폐기물과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원료로 가방과 옷을 만들고 있다. 자원순환을 고려한 신소재를 개발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 비건 패션에 합류하는 명품 브랜드

패션계는 가죽이나 모피 등 동물학대로 얻은 원료의 윤리적 문제 외에 패스트패션으로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패션 산업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8%, 폐수 20%를 배출하며 오염이 가장 심한 산업 3위로 꼽혀왔다. 이에 패션계에서는 비건 소재를 비롯해 재활용 소재 등 지속가능한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버킨백 하나를 만드는 데 악어 3마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에르메스다. 에르메스는 올해 말 대체 섬유 생산기업 마이코웍스와 협력해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비건 핸드백을 출시하기로 했다. 

마이코웍스는 버섯 뿌리의 균사체를 기존 가죽과 비슷한 재료로 바꾸는 특허 기술을 개발한 곳이다. 마이코웍스에서 생산한 버섯 가죽을 다시 가공해 강도와 내구성을 개선, 에르메스 작업장에서 성형한다. 가방 제작 기간만 3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진다. 

에르메스가 출시할 가방은 빅토리아 백으로 버섯 뿌리 균사체에서 실을 추출해 개발한 가죽 ‘실바니아’를 활용한 최초의 상용 제품이 될 예정이다. 그동안 소규모 브랜드나 스타트업에서 주로 개발 및 생산하던 비건 가죽 시장에 에르메스가 뛰어들자 비건 패션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비건 가죽은 동물 가죽 대비 물 사용량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어 들어 환경오염 정도를 큰 폭으로 줄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 버려진 폐기물 재생시켜 원단으로 재활용

나일론 소재로 유명한 프라다는 재생 나일론 소재에 주목했다. 2019년부터 나일론 소재가 사용된 제품 라인에 세계 각지에서 수거한 폐기물로 만든 에코닐 소재를 적용한 리나일론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는 것. 방직용 섬유 폐기물과 바다에서 수거한 낚시 그물로 만든 에코닐로 모자를 비롯한 가방, 의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재생 나일론은 가볍고 면이나 캔버스 소재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버버리도 낚시 그물이나 산업용 폐기물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몇 년 전 재고 상품을 모두 소각해 폐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난 받았던 이후 이러한 관행을 없애기로 하고 순환 경제에 주목한 것. 버버리는 재생 나일론 ‘에코닐’을 사용해 친환경 코트를 제작하는 등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친환경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구찌 역시 자투리 나일론 원단과 폐기물을 재활용한 에코닐 등을 사용해 가방과 신발, 모자 등을 만들고 있다.  

루이비통은 버려진 실크로 액세서리를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스카프를 만들고 남는 실크 등을 재활용해 세상에 하나 뿐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라인이 따로 있다. 

이밖에 폴로 랄프로렌은 플라스틱 병에서 추출한 실을 이용하고 한 방울의 물도 사용하지 않는 탄소 염색법으로 옷을 제작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The Earth Polo’ 라인으로 선보이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친환경 움직임은 패션계에서 금세 하나의 트렌드로 진동하는 만큼 제품의 희소성이나 품질을 키우는 일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많은 소비자와 타 브랜드에 영향을 끼치고 패션이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러한 책임 있는 변화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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