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경제 용어사전 ㊻] 비행기 안 타야 환경적? ‘플뤼그스캄’ 아시나요
[환경경제 용어사전 ㊻] 비행기 안 타야 환경적? ‘플뤼그스캄’ 아시나요
  • 이한 기자
  • 승인 2021.10.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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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대신 기차 타고 탄소 배출 줄이자”
업계·정부 등도 관련 노력 기울이는 중
국내 항공사 탄소저감 행보...비행기 환경영향 줄어들까?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과 경제를 함께 다루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따로 떼어 구분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역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많아져서입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도 살리자는 의도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경제신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마흔 여섯 번째 순서는 비행기 여행을 부끄럽게 생각하자는 움직임입니다. [편집자 주]

유럽 등에서 비행기 대신 기차 등 다른 교통수단을 더 많이 이용하자는 운동이 전개됐다. 항공기의 탄소 배출이 다른 교통수단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국경이 맞닿은 나라가 많은 유럽에서의 움직임이어서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배경 취지는 짚어볼 의미가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유럽 등에서 비행기 대신 기차 등 다른 교통수단을 더 많이 이용하자는 운동이 전개됐다. 항공기의 탄소 배출이 다른 교통수단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국경이 맞닿은 나라가 많은 유럽에서의 움직임이어서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배경 취지는 짚어볼 의미가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유럽 등에서 비행기 대신 기차 등 다른 교통수단을 더 많이 이용하자는 운동이 전개됐다. 항공기의 탄소 배출이 다른 교통수단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국경이 맞닿은 나라가 많은 유럽에서의 움직임이어서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배경 취지는 짚어볼 의미가 있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해외 행사에 참가할 때 기차나 요트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환경 관련 프로그램에 참가하는데 온실가스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넘나들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너무 유난스럽다고 생각하는 시선도 있겠지만 그와 비슷한 주장을 하거나 실제로 그런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더 있다. 탄소배출 줄여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취지에서다.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그만큼 많은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도 많다. BBC가 지난 2019년 6월 유럽환경청(EEA)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승객 한 명이 기차 여행으로 1km을 이동할 때 마다 14g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반면 비행기 여행은 1km당 285g을 배출한다. 기차에는 150명의 승객이, 비행기에는 88명이 타고 있다는 가정하에 나온 계산이다.

◇ “비행기 대신 기차 타고 탄소 배출 줄이자”

이런 이유 때문에 탄소배출이 많은 비행기 대신 기차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움직임이 유럽 등에서 일고 있다. 스웨덴에서 시작된 ‘플뤼그스캄(Flygskam)’ 운동이 그런 움직임이다. 단어가 생소할 수 있는데 ‘비행기 여행을 부끄럽게 여긴다(flight shame)’는 의미다. 스웨덴 유명 가수가 지난 2017년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비행기를 타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국내에는 2019년 전후에 많이 알려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국어사전 ‘신조어’ 항목에도 이 단어가 있다. 사전은 플뤼그스캄에 대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비행기를 타지 말고 기차를 타자는 운동이 계속 확산되며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이라는 뜻의 신조어”라고 설명한다.

우선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유럽은 기차나 버스 등 육로를 통해 국경을 넘나들 수 있으므로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아도 국경을 넘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많다. 반면 3면이 바다고 북쪽은 휴전선으로 막힌 우리나라는 비행기가 아니면 무조건 배를 이용해 외국에 가야 하므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도 비행기를 타지 말자고 권하기는 어렵다.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 것인지는 개인의 자유고, 환경도 중요하지만 세상에서 환경 관련문제만 중요한 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비행기를 타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어렵다.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도 넓어지면서 교통수단 이용에도 환경·윤리적인 관점을 적용하려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BBC는 플뤼그스캄 경향을 다룬 2019년 6월자 기사에서 “전 세계 많은 이들이 비행기 여행을 놓고 윤리적 갈등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항공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때문”이라고 명시했다.

당시 BBC는 비행기 여행 대신 기차 여행의 자부심을 뜻하는 탁쉬크리트(tagskryt), 비행기로 여행하지만 그를 숨기는 스뮉플뤼가(smygflyga, 비행기로 은밀히 여행하다)라는 단어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금메달리스트로 유명한 뵈른 페리, 정상급 오페라 가수 중 하나인 말레나 에른만 등이 플뤼그 스캄 운동을 확신시키는데 기여했다. 에른만은 그레타 툰베리의 어머니로, 그는 “업무에 영향을 주더라도 더 이상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항공 저널리스트 존 월턴은 지난해 1월 론리플래닛에 기고한 ‘지속가능한 비행’을 통해 “비행은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여행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장거리 비행기의 현지 경유 연결편을 기차로 대신하는 것도 그 예다”라고 밝혔다. 그는 컬럼을 통해 비행기를 이용할 때는 배출가스를 줄인 신기종을 이용할 수 있는지 찾아보고 짐을 줄이며 일회용 포장된 기내용품 대신 개인 용품을 사용하라고 권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배출 저감이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운송수단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항공기 대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나, 항공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배출 저감이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운송수단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항공기 대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나, 항공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업계·정부 등도 관련 노력 기울이는 중

항공 업계도 플뤼그스캄 경향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BBC가 로이터를 인용해 보도한바에 따르면 국제 항공운송협회(IATA)도 플뤼그스캄을 총회에서 주요 의제로 다루고 사무총장이 150개 항공사 임원들에게 “우리가 대응하지 않으면 이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업계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어떤 움직임이 있을까. EU 집행위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신성장전략 유럽 그린딜을 2019년 12월 발표한 후 2020년 3월 유럽기후법(European Climate Law)을 제정해 법적인 구속력을 부여했다. 이 내용에도 항공 관련 내용이 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지난 8월 벨기에 브뤼셀무역관 명의의 ‘해외시장뉴스’ 코너에서 ‘Fit for 55’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Fit for 55’는 2030 기후목표 계획을 구체화 하는 입법안 패키지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항공부문의 경우, 집행위는 2026년말까지 무상할당량을 철폐하고 연간 1만톤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는 역내 항공기에 대해 국제항공 탄소상쇄·저감제도(CORSIA)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CORSIA는 국제항공기의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2016년 10월 UN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채택한 법안으로, 참여국 항공사는 탄소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기준량 초과분에 대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2021년 기준, 한국을 포함해 100여개국 이상이 참여중이다. 이번 집행위의 제안에 따라 각 EU 회원국은 CORSIA 제도를 2022년 11월 30일까지 자국법에 적용해야 한다.

◇ 국내 항공사 탄소저감 행보...비행기 환경영향 줄어들까?

국내 항공사도 관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SK에너지와 탄소중립항공유 도입 협력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탄소중립항공유는 원유 추출, 정제, 이송 등 항공유 생산 과정에서부터 사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을 산정한 후, 해당량만큼 탄소배출권으로 상쇄해 실질적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 항공유다.

당시 대한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항공기 운항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2~3%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항공업계의 지속적 성장세에 발 맞춰, 각 항공사들은 온실가스 저감 등 기후 변화 대응 전략에 고심 중이다. 대한항공도 이에 따라 탄소중립 성장을 달성하고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탄소감축 수단을 마련해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앞서 지난 2017년에 국내 항공사 최초로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연료가 혼합된 항공유를 사용해 시카고-인천 구간을 운항하여 바이오 항공유 도입의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 6월에는 현대오일뱅크와 바이오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배출 저감이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운송수단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항공기 대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나, 항공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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