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식품제조사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판다’ 보고서 발간
CJ제일제당·롯데칠성음료·오뚜기·농심 D...동원F&B F
사용한 용기 회수·세척해 다시 사용하는 '순환경제시스템' 필요

국제환경단체 그리피스가 국내 5대 식품제조사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노력을 평가했다. 조사결과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의 식품제조사 5곳 중 단 한 곳도 플라스틱 감축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그린피스는 구체적인 플라스틱 감축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리필, 재사용이 가능한 순환 경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제환경단체 그리피스가 국내 5대 식품제조사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노력을 평가했다. 조사결과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의 식품제조사 5곳 중 단 한 곳도 플라스틱 감축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그린피스는 구체적인 플라스틱 감축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리필, 재사용이 가능한 순환 경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국제환경단체 그리피스가 국내 5대 식품제조사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노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해당 기업들이 구체적인 플라스틱 감축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하며 리필, 재사용이 가능한 순환 경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지난 31일 ‘식품제조사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판다’ 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5대 식품제조사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감축 노력을 평가한 보고서다. 그린피스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품제조사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문제 대응 인식을 조사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플라스틱 문제 해결의 현주소를 파악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0월 그린피스는 가정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양이 많은 식품제조사 10개 브랜드를 선정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2020년 매출 및 영업이익 상위 5위 기업을 선정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 말부터 한 달간 각 기업에 보낸 질의와 답변, 발표 자료 및 언론 보도 등을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 조사대상 기업은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농심, 동원F&B다. 

◇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농심은 D, 동원F&B는 F

그린피스는 조사결과 종합점수가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농심은 ‘D’, 동원F&B는 ‘F’라고 밝혔다. 해당 기업 모두 플라스틱 문제 대응 수준이 낮다는 주장이다. 

4가지 평가항목 중 ‘혁신’에서는 CJ제일제당이 가장 높은 점수(C)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포장재 연구개발 전문 패키징센터가 있다. 그린피스는 “혁신은 현재 재사용 용기 사용여부가 중요”라며 “CJ제일제당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재사용이나 재활용을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패키징센터에서 대체 소재를 찾기 위한 연구도 한다. 향후 재사용 용기도 개발할 가능성을 보고 잠재적 역량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투명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B)를 받은 기업은 롯데칠성음료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7월 자사 홈페이지에 3개년(2018~2020년) 플라스틱 총 사용량을 공개했다. 염정훈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평가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3개년치 정보를 공개했다”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면 플라스틱 사용량 중 포장재의 비중이라던지, 플라스틱 사용 용도, 포장재의 실질적 감축량 등 세분화 된 정보 공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가 공개한 3개년 데이터에는 플라스틱 관련해서 페트병과 기타 합성수지의 출고량 및 폐기물 재활용률만 기록되어 있다.

그 밖의 항목 중 ‘감축’과 ‘정책’은 모든 기업에서 D 이하로 나타났다. 이에 그린피스는 “모든 조사 대상 기업이 재활용과 경량화 등 불충분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머물렀다”며 “플라스틱 재활용, 대체 플라스틱 연구, 제품 경량화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재사용, 리필 가능한 순환경제시스템 구축 필요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재활용 등 기업들이 실천하는 방법이 여러 한계를 가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재사용, 리필 가능한 순환경제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이 실제로 적다는 점을 꼬집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그린피스는 국내 실제 물질 재활용율은 22.7%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물질이 있는 플라스틱이 소각되거나 매립된다는 이유에서다. 

염정훈 캠페이너는 “플라스틱 생산량을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며 “현재 기업들이 재활용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재활용율이 낮기 때문에 플라스틱 총량 감축에는 불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염정훈 캠페이너는 재사용 및 리필이 가능한 ‘순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순환 경제 시스템 구축은 중장기적인 목표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현재 일부에서 실험적으로 시범하는 곳이 있다. 앞으로는 일부에서만이 아니고 여러 기업들과 정부가 나서야 할 것. 이들은 사용한 용기를 회수하고 세척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공급 시스템을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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