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에코바이오·CJ제일제당 등 국내기업 연구개발 활발
식물성 재료로 만든 PLA...물성 개선연구 진행
해양에서도 분해되는 PHA...시판 식품 포장재에 적용

플라스틱은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하더라도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찬사 받았지만 이제는 인류의 재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환경이 경제발전못지 않게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 것인데요. 편리한 것보다 지켜야 할 것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탈 플라스틱’, ‘레스 플라스틱’을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도 늘어났습니다. 플라스틱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을 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들입니다.

플라스틱 한바퀴는 ‘플라스틱도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플라스틱의 지속가능성은 남용되는 플라스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와 재활용 가능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버린 플라스틱에 대해서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서 플라스틱이 나아가야 할 선순환 구조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이 연일 화두에 오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토양에서 생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모습. BGF에코바이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이 연일 화두에 오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토양에서 생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모습. BGF에코바이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 강화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실가스와 더불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이 연일 화두에 오르고 있다. 플라스틱은 장시간의 분해 단계에서 생성되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뿐만 아니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맹독성 물질 및 온실가스 등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된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옥수수와 같은 식물성 원료로 대체한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2050 탄소 중립 선언과 관련해 생분해 플라스틱 개발 등 관련 산업 지원을 통한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19년 46억 달러에서 2027년 131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5월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개발 및 산업 적용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던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 관계자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보다 높은 가격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향후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탄소 저감 노력과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 식물성 재료로 만든 PLA...물성 개선연구 진행

산업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생분해 소재에는 PLA와 바다에서도 생분해되는 PHA가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생분해 플라스틱인 PLA는 식물성 재료를 기본으로 만들어져 퇴비화 조건에서 분해된다. PHA는 미생물이 세포 안에 쌓아놓는 고분자 물질로 토양을 비롯해 바다에서도 100% 생분해되는 플라스틱 소재로 주목받고 있. 국내 대표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기업들의 활동을 통해서 각 플라스틱의 특징을 살펴보자. 

먼저 PLA는 사탕수수, 옥수수 등과 같은 식물성 재료로 제조한 젖산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퇴비화 조건인 58℃에서 180일 이내에 90% 이상 생분해되고 분해 후에는 이산화탄소와 물의 형태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퇴비화 조건에 대해서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환경에서 매립되더라도 약 10년 이내에 생분해 된다고 알려져 있다.

PLA의 장점은 환경적이라는 것 외에 안전성에도 있다. 식물 재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키지 않고 매립 시 생분해돼 미세 플라스틱을 남기지 않아서다. 사용 환경에 따라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해 인체에 유입되더라도 세포호흡 과정을 통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화이트 바이오 소재 중 가장 널리 알려진 PLA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상황에 놓여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국내에서 해당 소재를 활발하게 연구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기업은 BGF에코바이오가 있다. 롯데푸드, CJ제일제당, 대경F&B 등에 PLA 샌드위치∙반찬 용기 등의 납품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PLA 발포 양산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즉석식품, 컵라면, 배달용기 등 다양한 식품 포장재에 적용하고 있다. 

한편 PLA는 물성 부분에서 범용 플라스틱에 비해 견고하지 못하다는 한계점이 지적돼 왔다. 이에 BGF에코바이오는 생분해 플라스틱의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자 물성 개선연구를 진행, 내열성을 보유한 용기 개발에 성공해 상업화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내열성을 보유한 용기가 상용화되면 그동안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BGF에코바이오의 화이트 바이오 제품은 지난 6월 유해물질 테스트, 생분해성, 생붕괴성, 퇴비화 및 토양독성 테스트 등 절차를 거쳐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친환경 생분해성∙퇴비화 인증인 OK Compost Industrial을 획득, OK Compost Industrial, BPI, CMA를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의 업체가 됐다.

BGF에코바이오는 “글로벌 환경인증 획득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해외 친환경 제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BGF에코바이오는 유통,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화이트바이오 제품이 활용되어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 및 환경오염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 해양에서도 분해되는 PHA...시판 식품 포장재에 적용

CJ제일제당 PHA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 (CJ제일제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PHA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 (CJ제일제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아놓는 고분자 물질로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거의 모든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이 있어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소재로 불린다. 

현재 100%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생산기술은 CJ제일제당을 비롯한 극소수 기업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CJ제일제당은 100%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PHA로 국내 최초로 해양 생분해 인증을 획득하는 등 사용화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생물 기술을 기반으로 연간 약 3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PHA로 화이트 바이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유럽과 북미에서 공신력을 보유한 ‘TÜV 생분해 인증’ 4종을 취득하며 친환경 생분해 소재로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하게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PHA는 산업·가정·토양·해양 네 가지 환경에서 인증을 따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미생물 발효 기반의 친환경 생산과정을 비롯해 토양과 바다 등 대부분의 환경에서 90% 이상 분해된다는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CJ제일제당은 현재 국내외 기업들과 협업하며 PHA로 글로벌 메인스트림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 공장에 연간 5천톤 규모의 PHA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HDC현대EP와 협력, 올해 안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인 PHA와 셀룰로오스 등을 활용해 바이오 플라스틱 양산을 추진하기로 했다. PHA 외에도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전반으로 화이트바이오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HA 소재는 제품에도 적용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행복한콩 두부’ 묶음 제품에 PHA·PLA를 활용한 투명 비닐을 적용해 선보인 바 있다. PLA 소재 포장재 제품 6종, PHA와 PLA를 혼합한 소재 4종이었다. 특히 시판 식품 포장재에 PHA 소재 사용한 건 세계 최초라 눈길을 끌었다. 강도는 높지만 유연성이 부족한 PLA에 고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PHA를 섞음으로써 부드럽고 쉽게 찢어지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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