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으로 읽는 환경 ㉔] 종이 아니고 플라스틱...물티슈의 환경 영향
[제품으로 읽는 환경 ㉔] 종이 아니고 플라스틱...물티슈의 환경 영향
  • 이한 기자
  • 승인 2021.10.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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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해서 많이 쓰는 물티슈...재활용 안 된다
거의 모든 소비자 매일 사용...어떻게 줄일까?

환경의 사전적(표준국어대사전) 의미는 ‘생물에게 직접·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또는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입니다. 쉽게 말하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바로 나의 환경이라는 의미겠지요.

저널리스트 겸 논픽션 작가 율라 비스는 자신의 저서 <면역에 관하여>에서 ‘우리 모두는 서로의 환경’이라고 말했습니다. 꼭 그 구절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이 책은 뉴욕 타임스와 시카고 트리뷴 등에서 출간 당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고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가 추천 도서로 선정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의 환경인가요?

주변의 모든 것과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환경이라면, 인류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 역시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24시간 우리 곁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며 환경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생활 속 제품들을 소개합니다.

24번째는 편리하게 사용하는 물티슈입니다. 물티슈는 종이니까 어떻게든 재활용이 될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편집자 주]

물티슈는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물과 종이'로 만든 제품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물티슈는 1년에 129만톤 생산되며 재활용 되지 않고 소각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물티슈는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물과 종이'로 만든 제품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물티슈는 1년에 129만톤 생산되며 재활용 되지 않고 소각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물티슈는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물과 종이'로 만든 제품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물티슈는 1년에 129만톤 생산되며 재활용 되지 않고 소각된다. 빠르고 편리하게 위생을 챙길 수 있어서 소비자들의 필수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위생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는 시대인데, 우리는 물티슈 사용을 줄일 수 있을까?

언젠가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자취생 필수품’ 항목 높은 순위에 물티슈가 있었다. 청소하기 편리하고 쓰임새가 많다는 이유에서의 추천이었다. 과거 기자의 부모님 세대분들은 아침 저녁으로 집안 곳곳 걸레질을 하셨지만 아무래도 요즘은 물티슈가 청소도구의 대안인 경우가 많다.

물티슈는 활용도가 높다. 청소 뿐만 아니라 온갖 곳에 사용한다. 아이가 있는 집이면 특히 많이 사용하고, 화장실용 물티슈도 있다. 사무실에도, 차 안에도,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책상이나 테이블 근처에도 물티슈가 있을 터다.

◇ 편리해서 많이 쓰는 물티슈..재활용 안 된다

한 가지 짚어보자. 물티슈가 편리한 이유는 ‘한 번 쓰고 버려서’다. 더러운 걸 닦아내고 그냥 버리면 되니까 간편하게 느낀다. 그만큼 많이 버려진다는 뜻일텐데, 그래도 괜찮을까? 우선 한 가지 미리 언급할 사실이 있다. 물티슈는 플라스틱이다. 폴리에스테르(PE)로 만든다.

사람들은 물티슈가 플라스틱이라는 걸 잘 모른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올해 6월 20대 이상 소비자 6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43.4%(276명)가 펄프(종이류)라고 응답했다. 섬유라고 응답한 사람도 21.7%(138명)이었다. 65.1%가 물티슈의 원료가 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의미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소비자리포트’ 6월호에 위와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폴리에스테르 재질은 플라스틱 재료의 하나로. 의류와 가구 덮개. 이불, 컴퓨터용 마우스 패드, 방수 시트, 산업용 밧줄, 벨트 등의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티슈 역시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불가해 우리가 물티슈를 쉽게 쓰고 버리면 그만큼 생태계와 환경은 파괴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등이 제작한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에 따르면 물티슈는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로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배출해야 한다.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 ‘물티슈 플라스틱’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물티슈 재료가 플라스틱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는 글이 여러 건 검색된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소비자 윤모씨(36)는 “물티슈는 당연히 물과 휴지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물티슈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을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티슈의 주요 재료는 종이나 섬유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물티슈의 주요 재료는 종이나 섬유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거의 모든 소비자가 매일 사용...어떻게 줄일까?

사람들은 물티슈를 얼마나 사용할까. 앞서 언급한 소비자시민모임 조사 결과를 조금 더 보자. 해당 조사에 따르면 하루에 1~2장 사용한다고 답한 사람이 58.8%(374명)로 가장 많고 3~5장이 17.1%(109명), 5~10장이 10.4%(66명), 그리고 10장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이 4.3%(27명)였다. 일회용 물티슈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9.4%(60명)였다. 65% 이상이 하루에 1~2장 이하로 사용한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거의 모든 소비자가 매일 물티슈를 사용한다는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는 숫자다.

물티슈는 행주나 걸레 대용, 그리고 간단하게 몸을 닦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응답자의 39.8%(253명)가 식탁이나 탁자 등을 닦는 행주 대용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36.0%(229명)는 바닥 등을 닦는 걸레 대용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24.2%(154명)는 손이나 몸 등을 닦는데 사용한다고 답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손이나 몸을 닦는 등의 개인위생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 중에는 유아의 위생을 위해 사용하거나 화장을 지우는데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고백하자면, 과거의 기자도 물티슈 마니아였다. 주방에도 방에도, 컴퓨터 책상에도, 거실 쇼파 옆에도, 차에도, 가방에도 반드시 물티슈가 있어야 했다. 사무실 책상에도 100매짜리 물티슈가 필수였다. 청결에 대한 강박증이 있었던 건 아니고, 편리해서다. 뽑는데 1초, 닦는데 3초, 버리는데 1초면 충분했다. 5초만 투자하면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물티슈는 기자의 필수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환경적이지 않았던 습관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해당 자료에서 “물티슈의 재료는 폴리에스테르, 폴리프로필렌 등의 플라스틱류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불가하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티슈는 1년에 129만톤 이상 생산되고 사용한 물티슈는 소각을 해야 하는 등 처리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켜 땅이나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도 밝혔다.

물티슈 사용을 줄일 수 있을까? 소비자시민모임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굿바이 물티슈 자료를 바탕으로 생활 속 실천 노하우를 공유했다. 식사 전 일회용 물티슈 사용 대신 손을 씻고 개인 손수건이나 다회용 행주, 걸레를 사용하며 배달음식 주문 시 일회용 물티슈를 받지 말라는 조언이다. 식당 등에서는 손님에게 손씻기를 권장하고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 규제정책을 도입하며 업소용 물티슈를 일회용품 규제 대상에 포함하라고 조언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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