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소전문기업' 발굴·육성한다
산업부, 11개 수소전문기업 지정해 기술 개발 등 지원 중
산업계, 기업 육성과 인프라 구축 함께 병행돼야

지속가능하고 청정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 꼽힙니다. 현재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산업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화석에너지원을 대체할 다양한 에너지원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에너지원은 '수소(H2)'입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연소하더라도 소량의 물과 아주 적은 양의 질소산화물만 발생시키는 않는 청정에너지로 불립니다. 또한 질량 1g당 발열량이 석유보다 3배 이상 높은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을 해소해줄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정부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 에너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수소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수소 사업을 이끌기 위해 어떤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여덟 번째 순서는 정부가 수소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발굴·지원하는 '수소전문기업'입니다 . [편집자 주]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11개 '수소전문기업', 사진은 수소전문기업 지정 기업 대표 간담회 모습(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11개 '수소전문기업', 사진은 수소전문기업 지정 기업 대표 간담회 모습(산업통상자원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정부가 수소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수소전문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지난 6월 최초로 11개의 수소전문기업을 선정·발표 했으며, 실제 수소전문기업들의 수소기술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수소전문기업을 2040년까지 1000개 기업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이에 대해 기업의 육성과 함께 국내 수소 인프라 구축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수소전문기업 선정 기준...'기술력'과 '성장잠재력' 

지난해 7월 1일 정부는 우리나라의 수소경제 주요정책을 수립·추진하는 컨트롤 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를 출범하고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를 개최했다. 당시 수소경제위원회는 총 6개의 안건은 심의·의결했는데, 그중 하나가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었다. 수소경제위원회는 2030년까지 500개, 2040년까지 1000개의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할 것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산업부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수소법)’ 시행 이후인 지난 3월부터 수소산업 관련 기업들로부터 수소전문 확인 상시 신청을 받았다. 그리고 산·학·연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쳐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지닌 11개 기업을 수소전문기업으로 지정했다.

산업부가 선정한 수소전문기업은 유한정밀, 제이앤티지, 가드넥 등 3개 모빌리티 분야 기업, 두산퓨얼셀, 범한퓨얼셀, 에스퓨얼셀, 지필로스, 하이에어코리아 등 5개 연료전지 분야 기업, 이엠솔루션, 대하 등 2개 충전 분야 기업, 그리고 생산·저장 분야에 원일티앤아이까지 총 11개 기업이다.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된 유한정밀의 수소자동차 연료전지 금속분리판(유한정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된 유한정밀의 수소자동차 연료전지 금속분리판(유한정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연료전지, 수소충전소 등 핵심기술 보유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된 11개 기업들은 수소 경제를 리드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모빌리티 분야의 수소전문기업으로 지정된 유한정밀은 자체개발한 금형기술을 활용해 수소 승용차의 연료전지 핵심부품인 분리판을 전량 공급하고 있으며, 제이앤티지는 연료전지 부품인 기체확산층(Gas Diffusion Layer)을 자체 개발해 차량·발전용 연료전지 제조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가드넥은 수소차 연료전지에 쓰이는 전해질막 고정용 필름(Sub Gasket)을 전량 공급하고 있다.

발전 연료전지 분야에 선정된 두산퓨얼셀, 범한퓨얼셀, 에스퓨얼셀 등 제조기업들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연료전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우리나라의 입지를 구축해나가고 있으며, 하이에어코리아와 지필로스는 개질기, 탈황기, 인버터 등 연료전지 부품 개발로 발전 연료전지 국산화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엠솔루션과 대하는 수소충전소 설계·구축 및 시험설계로 국내 충전 인프라 확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원일티앤아이는 추출수소를 생산하는 수소개질기 제품에 더해 고체 수소저장합금을 개발해 선박에 적용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유한정밀 관계자는 “2008년부터 수소차량 핵심부품인 금속분리판을 연구·개발해 온 노력이 정부의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됨으로써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차량용 금속분리판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CI 부문이나 3년 정도의 수소 산업 관련 과제, 시제품 개발 등에 대한 제안과 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지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 수소 5대 소부장 분야 매년 300억 지원

산업부는 이러한 강점과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앞으로도 지속 발굴하고, 발굴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수소 5대(모빌리티, 연료전지, 충전소, 액화수소, 수전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매년 300억원 규모의 R&D를 수소전문기업 중심으로 집중 지원하고, 해외기업과의 공동 R&D도 촉진할 계획이다.

또한 R&D 지원을 통해 개발된 우수한 제품의 판로개척을 위해 혁신조달로 국내 공공 조달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수출 사전진단 및 컨설팅, 해외 전시회 참여 지원 등을 통해 수출기업화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수소전문기업에 우대 금융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소전문기업’이라는 브랜드가 금융조달의 보증수표가 될 수 있도록 전문기업을 건실하게 육성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수소아카데미를 통해 전문기업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대학교·출연연구원의 전문가로 구성된 ‘현장문제 신속해결 지원단’을 통해 애로 기술 해결을 지원하는 등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선정된 11개 수소전문기업을 대상으로 정부사업 R&D 지원을 올 하반기부터 진행할 예정이며, 기업이 자체적으로 제안하는 기술 및 연구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수소전문기업의 인증 획득, 신기술 개발, 제품 사업화 비용부터 해외진출시 홍보, 전시, 등록, 규격인증 등에 필요한 비용도 지원하고 있으며, 녹색보증, 융자지원 및 대출우대, 해외손실 보장 보험 등의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부는 연내로 수소전문기업을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법에 따라 수소전문기업 조건이 충족되는 기업의 경우 수소전문기업으로 신청·선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전경련 "정부, 인프라 구축 더 적극 나서야"

이처럼 정부는 수소 경제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소전문기업 육성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제계는 수소 산업의 육성도 중요하지만 수소 인프라 등의 기반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수소전문기업 발굴·육성하는 것이 계획이라고 하지만 1000개사까지 육성할만한 인프라가 마련됐는지는 의문”이라며 “저하된 인프라는 오히려 산업간의 악순환과 성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줘야 수소산업 육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소전문기업 관계자 역시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수소전문기업을 발굴·육성을 위한 지원책도 좋지만, 수소의 생산부터 이동-저장-활용하는 안정적인 수소 인프라가 구축해 수소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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