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계 플라스틱 친환경 바이오 소재로 바꾸려는 움직임 
탄소 줄이고 미세 플라스틱 문제 해결할 소재로 주목
플라스틱을 이해하는 두 가지 축 ‘원료’와 ‘분해도‘

플라스틱은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하더라도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찬사 받았지만 이제는 인류의 재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환경이 경제발전못지 않게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 것인데요. 편리한 것보다 지켜야 할 것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탈 플라스틱’, ‘레스 플라스틱’을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도 늘어났습니다. 플라스틱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을 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들입니다.

플라스틱 한바퀴는 ‘플라스틱도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플라스틱의 지속가능성은 남용되는 플라스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와 재활용 가능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버린 플라스틱에 대해서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서 플라스틱이 나아가야 할 선순환 구조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BGF에코바이오에서 개발한 바이오 플라스틱. (BGF에코바이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BGF에코바이오에서 개발한 바이오 플라스틱. (BGF에코바이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화두인 가운데 ESG 경영을 표방하는 국내 식품·유통기업 상당수가 포장재나 용기를 친환경적으로 바꾸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기업들은 2025년, 2030년을 기점으로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을 친환경 바이오 소재로 바꾸겠다고 목표치를 제시한다. 현 시점에서도 일반 비닐봉투나 식품 포장재와 음료 용기, 생활용품까지 생분해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일회용 포장재와 플라스틱 용기의 과도한 사용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친환경적이면서도 내구력 높은 새로운 플라스틱 소재 개발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재활용 플라스틱부터 바이오 플라스틱까지 자원순환을 키워드로 한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 탄소 줄이고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할 소재로 주목

전세계적으로 기존 화학 소재를 식물·미생물·효소 등을 활용한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를 화이트 바이오라고 부른다. 화이트 바이오 소재는 이산화탄소 및 온실가스 저감, 미세플라스틱과 폐기물 적체현상을 해결하는 데 일조할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이트 바이오는 기존의 석유 기반 화학제품을 대체하기 위해 식물 등 재생가능한 자원부터 미생물, 효소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화이트 바이오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분야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적은 데다 식물 등 바이오매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이유로 탄소중립적이라고 불린다. 일각에서는 순환경제를 구축할 키를 쥐고 있는 분야로도 보고 있다. 

다만 바이오 플라스틱이 처음 주목받은 것은 환경오염 해결 방안으로서는 아니었다. 오히려 과거 고유가 시대 유가 폭등을 대응할 방안으로 주목받았다. 이 경우 유가가 하락하면 투자가 부진해진다. 실제로 국내 이 같은 이유로 2015년 국내 기업의 바이오 플라스틱 실증 플랜트 구축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다 고유가가 아닌 친환경으로 중심이 옮겨가면서 다시금 바이오 플라스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유계 플라스틱 대비 절반에 이른다. 플라스틱 쓰레기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등 문제 해결 방안으로서 바이오 플라스틱이 주목받으면서 투자도 늘어났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부 차원에서 화이트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의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 및 생산 추진도 가속화되었다. 

◇ 플라스틱을 이해하는 두 가지 축 ‘원료’와 ‘분해도’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료와 분해도를 기준으로 플라스틱이 어떻게 분류되는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은 ‘사용 원료’와 ‘분해도’를 각각의 축으로 네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사용 원료가 바이오냐 석유기반이냐에 따라서, 분해도가 난분해성이냐 생분해성이냐에 따라서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 석유계 생분해성 플라스틱,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 자연계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기존에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PP, PET, PC 등의 플라스틱의 경우 사용 원료가 석유 기반이면서 난분해성에 해당한다. 반면 석유 기반이지만 생분해가 되면 석유계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불린다.

난분해성이지만 사용 원료는 바이오 기반인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도 있다. 기존 플라스틱 대비 석유계 원료 사용을 줄이고 일정량 이상의 바이오매스와 합성수지를 혼합한 것이다. 흔히 Bio-PE, Bio-PET 등으로 부르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업에서 옥수수 성분을 30% 혼합한 용기를 개발했다고 발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다만 바이오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분해가 쉽지 않아 소각 처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자연에서 생분해가 된다고 알고 있는 플라스틱은 자연계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바이오 기반이면서 분해가 쉽다는 특성이 있다. PLA, PHA, TPS 등 사탕수수나 옥수수, 전분 등 성장 속도가 빠른 식물을 원료로 생산한 플라스틱을 말한다. 퇴비화 조건에서 매립 시 6개월 이내 생분해 되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에서 발표한 화이트 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 자료에 따르면 석유계 플라스틱과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발생량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PP 1kg 생산 시 이산화탄소가 2.4kg 발생한다면 PLA는 1.2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CO2 저감 효과가 있다. 

분해 과정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비닐이나 페트병의 경우 분해되는 데 450년이 걸리는데다 분해되더라도 미세입자로 남아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유발하는 데 비해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 조건이 맞으면 매립 시 최소 6개월에서 최장 5년 이내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가 가능하다고 알려진다. 

재활용의 경우 석유계 플라스틱은 분리배출과 수거만 잘 된다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지만 업체 수거율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은 물성 한계로 물리적 재활용은 어렵지만 식재료 용기, 어망이나 어구 등 품목으로 사용하면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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