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와 자발적 상생나선 대기업, '자상한기업2.0'
울산시, 한국기업데이터 등과 지역 기업 ESG 지원 나서

기업 경영 방침이나 목표가 이윤 창출에만 집중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매출을 위해서라면 환경·사회 문제를 등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됐습니다. 기업들은 이익에만 몰두하던 기억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하고 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활동으로 경영 목표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점은 최근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는 ‘ESG 경영’입니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nance)를 강조하는 ESG 경영은 세 가지 항목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ESG가 국제사회에서 강조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ESG 혁신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 내부 계열사 간의 혁신은 물론 관련 기업이나 경쟁사간의 협업까지 도모하며 ESG 경영을 시도합니다.

ESG 경영 혁신을 위해 치열한 경쟁보다 따듯한 협력을 선택한 기업을 소개합니다. ESG를 위해 힘을 모으는 기업들은 누구고 그들이 어떤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열 세번째 순서는 중소기업의 ESG 지원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대기업이 협력한 '자상한기업 2.0'과 지관내 기업의 ESG 지원을 위해 ESG 평가기업과 협업하는 울산시입니다.[편집자 주]

기업 경영에 ESG 경영이 중요 척도로 자리잡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의 ESG 지원을 위한 방안과 협력들이 나타나고 있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 경영에 ESG 경영이 중요 척도로 자리잡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의 ESG 지원을 위한 방안과 협력들이 나타나고 있다.(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ESG 경영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의 '자상한기업 2.0'을 통해 대·중·소 기업의 ESG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울산시는 관내 기업의 ESG 저변 확대를 위해 한국기업데이터 등 6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ESG 평가 및 컨설팅을 추진한다. 

ESG 경영은 기업 경영의 척도이자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굳어지고 있다. 2025년부터 ESG 공시가 의무화된 자산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는 물론이고, 공시 의무화에 아직 여유가 있는 중소기업에게도 ESG 경영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ESG 경영이 투자 및 자금조달은 물론 기업간의 거래, 수출, 소비자 선택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자본, 인적자원, 노하우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ESG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지난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발표한 ‘중소벤처기업 ESG 대응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300개사 중 58%가 ‘ESG 경영 준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ESG 경영 전담 조직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5.3%, 향후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8.3%로 ESG 준비 수준은 다소 낮게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 중소벤처기업들은 비용부담(37%), 전문인력부족(22.7%), 가이드라인 부재(16.3%), ESG 도입 필요성에 대한 확신 부족(10%) 등을 ESG 도입 및 실천 시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으며, 환경(47.7%), 사회(32.8%), 지배구조(15.1%) 순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들은 정책 자금 지원, 진단 및 컨설팅, 가이드라인 및 정보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정부와 지자체에서 나오고 있다. 

SG·한국판뉴딜·탄소중립·코로나19 조기 극복 등 시의성 있는 사항을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연결해 상생협력하는 '자상한기업 2.0', 사진은 6번째 자상한기업2.0에 선정된 LG화학(중소벤처기업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SG·한국판뉴딜·탄소중립·코로나19 조기 극복 등 시의성 있는 사항을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연결해 상생협력하는 '자상한기업 2.0', 사진은 6번째 자상한기업2.0에 선정된 LG화학(중소벤처기업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대기업의 자발적 상생협력 노력...'자상한 기업2.0'

가장 대표적 사례는 중소기업벤처부(이하 중기부)와 대기업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협업하는 ‘자상한기업 2.0’이다. 자상한기업은 대기업이 보유한 역량과 노하우 등을 전통적인 협력사뿐만 아니라 미거래기업과 소상공인까지 공유하는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을 뜻한다. 그리고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자상한 기업2.0은 ESG·한국판뉴딜·탄소중립·코로나19 조기 극복 등 시의성 있는 중점분야의 기업을 사전에 선정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과의 연결로 새롭게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자상한기업 2.0은 SKE&S를 시작으로, 바디프랜드, SK에코플랜트, 한화시스템, NHN커머스, LG화학 등 총 6개 기업이 선정됐으며, 이들은 중소벤처기업의 ESG 경영,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 실현, 스타트업 지원 등을 지원하며, 상생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6번째로 자상한기업2.0에 선정된 LG화학은 자상한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협업해 중소기업의 ESG 경영 확산을 위해 에너지 고효율 설비 도입 자금과 노하우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자상한기업은 자발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들의 상생협력 의지와 함께 발표한 과제가 시의적절한지 판단해 자상한 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다”며 “지역사회나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 자상한기업1.0에 비해 자상한 기업2.0 기업들은 아직 눈에 띄는 성과나 사례는 없지만 발표한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기부는 자상한기업 2.0을 보다 확산해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및 동반성장을 지원하고, ESG 경영을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5일 중기부는 ‘상생협력 생태계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전략에 따르면 자상한기업을 자상한 기업 2.0으로 개편해 2023년까지 50개 기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ESG 경영 및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키고, 개방형 혁신 방식의 상생협력을 확대한다는 것이 중기부의 전략이다.

특히 이번 전략에서 중기부는 자상한기업 2.0은 한국판 뉴딜, 탄소중립,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의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선정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ESG 경영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상생협력기금 내 ESG 지원기금을 확충해 협력 중소기업 등의 ESG 역량 제고를 지원하고, 동반성장지수에도 반영해 중소기업 ESG 지원을 촉진할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많은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대·중·소 기업이 상생협력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전략을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관내 기업의 ESG 저변 확대를 위해 한국기업데이터 등 6개 기관과 ESG 평가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한 울산시(울산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관내 기업의 ESG 저변 확대를 위해 한국기업데이터 등 6개 기관과 ESG 평가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한 울산시(울산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지역 기업 위해 지자체가 나선다

자상한기업 2.0이 정부와 대기업이 함께하는 중소기업의 ESG 지원책이라면, 지자체에서도 지역의 기업들의 ESG 지원을 위한 협업도 나타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8월 17일 한국기업데이터, 울산상공회의소, 울산경제진흥원, 울산테크노파크, 울산정보산업진흥원과 ‘ESG 평가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울산 지역의 중소기업 ESG 평가 지원 및 ESG 경영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이에 울산시를 비롯한 6개 기관은 지역내 중소기업의 ESG 경영여건 조성을 위해 상호협력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시에서 선정한 울산 소재 유망기업 현황을 한국기업데이터에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기업평가기관인 한국기업데이터는 울산시의 기업에 적합한 ESG 평가 모형 및 지표를 마련하고, 기업의 서면 및 현장 실사를 통해 ESG 대응 수준을 진단한 뒤 ESG 경영 전략을 컨설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울산상공회의소는 이번 사업에 대한 홍보를 맡으며, 이외 각 기관들은 ESG 관련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들을 서로 공유하며, 울산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역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이에스지(ESG)경영에 대응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호동 한국기업데이터 대표이사는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ESG 경영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울산의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에서 앞장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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