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산다 #패스트패션 ①] 매년 1천억벌...지구에 쌓이는 수많은 옷
[줄여야 산다 #패스트패션 ①] 매년 1천억벌...지구에 쌓이는 수많은 옷
  • 이한 기자
  • 승인 2021.09.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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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유행 맞춘 빠른 생산과 빠르게 이뤄지는 소비
소비자들은 지속가능 가치에 관심 많다는데...

역사 이후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열 여덟번째 시리즈는 패스트패션입니다. 매년 수많은 옷이 만들어지고 그 옷은 대부분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그대로 버려집니다. 이런 경향을 두고 패션에서의 기후긍정성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류는 옷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까요? [편집자 주]

패스트 패션은 이름 그대로 ‘빠름’을 추구한다. 생산과 유통 속도가 빠르다. 그 만큼 소비패턴도 빠르다. 유행에 맞춰 구매하고 이른바 ‘트렌디함’을 잃으면 옷장 속에 묵혀지기 쉽다. 판매되지 않은 옷은 계절따라 바뀌는 흐름에 밀려 재고로 쌓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패스트 패션은 이름 그대로 ‘빠름’을 추구한다. 생산과 유통 속도가 빠르다. 그 만큼 소비패턴도 빠르다. 유행에 맞춰 구매하고 이른바 ‘트렌디함’을 잃으면 옷장 속에 묵혀지기 쉽다. 판매되지 않은 옷은 계절따라 바뀌는 흐름에 밀려 재고로 쌓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패스트 패션은 최신 유행 반영한 상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패션 브랜드를 뜻한다. 생산에서 유통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했다는 의미다. SPA(자가상표부착제 유통방식)를 통해 유행에 맞춘 제품을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기사에서는 특정 브랜드보다는 위와 같은 전반적인 경향에 대해 다룬다.

패스트 패션은 이름 그대로 ‘빠름’을 추구한다. 생산과 유통 속도가 빠르다. 그 만큼 소비패턴도 빠르다. 유행에 맞춰 구매하고 이른바 ‘트렌디함’을 잃으면 옷장 속에 묵혀지기 쉽다. 판매되지 않은 옷은 계절따라 바뀌는 흐름에 밀려 재고로 쌓인다. 에너지를 사용하고 탄소를 배출하며 만들어진 수많은 제품들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버려진다는 의미다.

◇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최근 스웨덴 청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패션잡지 보그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툰베리는 해당 화보에서 폐기된 옷이나 재고 등을 재활용해 만든 코트를 입고 촬영에 응했고 인터뷰에서는 “패스트 패션 업계 의류를 산다면 계속해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도록 기여한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가 지난 8월 BBC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툰베리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물건을 구입한 것은 3년 전에 산 중고라고 밝혔다.

패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이어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의류 업계가 폐수와 이산화탄소 발생량에서 각각 20%, 8%를 차지한다고 지적했고 CNN은 지난 2018년 기준 의류 업계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23억 1천만톤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맥킨지 보고서와 패션잡지 엘르의 지난해 2월호 보도 등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1,000억벌 이상의 의류가 만들어진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2014년 소비자들은 2000년에 구매한 것보다 60% 이상 많은 옷을 샀다. 조선일보가 지난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매년 옷과 신발이 6천만톤 넘게 만들어지고 이 중 70%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곧바로 쓰레기매립장으로 간다.

조사 기관이나 대상에 따라 숫자가 조금씩은 달라진다. 국제학술지 출판사 스프링거 네이처가 발간하는 ‘환경위생저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800억벌의 의류가 소비된다. 중요한 건 800억이냐 또는 1000억이냐의 차이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물 집약적인 면화 사용이 늘어나고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염료가 지역 수원으로 방출되는 등 섬유 제조업과 관련한 환경·사회적 비용이 늘어나는 게 문제다.

◇ 유행 맞춘 빠른 생산과 빠르게 이뤄지는 소비

인류는 누구나 옷을 입는다. 그래서 패션산업 시장 규모는 매우 크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0조 3228억원 규모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40조 8783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의 옷장에 걸린 패션 제품은 대부분 적잖은 에너지와 염료 등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물론 패션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제품이든 물건을 만들려면 재료를 얻고 가공하고 생산해서 유통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사용하고 탄소를 배출한다.

문제는 규모다. 청바지 한 벌을 만들기 위해 물 수천리터가 사용된다. 1만리터가 넘는다는 조사도 있다. 천을 짜고 염료를 빼면서 나온 물질 중 일부는 폐수가 되어 하수도로 흘러간다. 물론 지속가능한 공정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티셔츠의 주재료인 면화를 재배하는데에 전 세계 농약의 상당수가 투입된다.

환경에 영향을 미친 다음 만들어진 옷을 소비자가 구매하면 그래도 수년간 사용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옷은 버려진다. 땅에 묻히거나 불태워지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옷장에 들어간 옷이 효율적으로 사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2015년 그린피스 독일사무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가정에서 새로 산 옷의 40%는 거의 또는 전혀 입지 않았다.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다’는 불평 속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만들어진 수많은 옷과 신발, 가방들이 옷장에 잠시 스쳤다가 쓰레기가 된다. 유행에 맞춰 빠르게 생산되고 짧게 소비되는 경향을 둘러싸고 환경적인 관점에서의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지난해 '맥킨지 뉴 에이지 컨슈머 미국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6%가 제품 구매 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5%는 밀레니얼 세대로, 젊은 세대일수록 패션의 환경 요소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패선산업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맥킨지 뉴 에이지 컨슈머 미국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6%가 제품 구매 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5%는 밀레니얼 세대로, 젊은 세대일수록 패션의 환경 요소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패선산업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소비자들은 지속가능 가치에 관심 많다는데...

옷을 만드는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제기가 있었다. 2015년 <뉴스위크>는 ‘독성 패션’(Toxic fashion)이라는 제목의 표지 사진으로 패션의 환경 영향을 언급했다.

그런 영향을 바꾸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뉴욕에서는 패션업계의 환경친화적 앞날을 논의하자는 취지의 컨퍼런스도 열렸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패션에서의 '기후긍정성'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논의됐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지난해 발표한 패션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지속 가능 패션 트렌드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지난 6월 “섬유패션산업이 지속가능한 제품에 미래를 건다”고 밝히면서 올해, 온·오프 하이브리드 전시회로 개최되는‘프리뷰 인 서울(PIS) 2021’에서는 지속가능성 소재 기업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가능성소재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맥킨지 뉴 에이지 컨슈머 미국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6%가 제품 구매 시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5%는 밀레니얼 세대로, 젊은 세대일수록 패션의 환경 요소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패선산업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줄여야 산다’ 2편에서는 기자 체험기를 통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옷을 구매하는 것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본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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