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쓰고 버려질 선물세트 포장재 문제
평소보다 늘어나는 음식물 쓰레기
연휴 기간 온실가스 줄이는 생활 속 습관은?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서른 일곱번째 주제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입니다. 명절 연휴는 환경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편집자 주]

서울 송파구의 한 마트에 진열된 선물세트 모습. 과대포장 등이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일까. 최근 선물세트는 예전에 비해 제품이 더욱 촘촘하게 들어있는 경우가 많은 것 처럼 보인다. (이한 기자 2020.2.4)/그린포스트코리아
다음 주부터 추석 연휴다. 거리 두기 흐름이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 최대의 명절 분위기는 여전하다. 그런데 추석 연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 명절 전후에 짚어보면 좋을 환경 관련 시선을 소개한다. 사진은 지난 2월 설을 앞둔 시점, 서울 송파구의 한 마트에 진열된 선물세트 모습. 과대포장 등이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일까. 최근 선물세트는 예전에 비해 제품이 더욱 촘촘하게 들어있는 경우가 많은 것 처럼 보인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다음 주부터 추석 연휴다. 거리 두기 흐름이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 최대의 명절 분위기는 여전하다. 그런데 추석 연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 명절 전후에 짚어보면 좋을 환경 관련 시선을 소개한다.

추석 연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3가지 지점에서 짚어볼 수 있다. 선물세트 등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일회용 포장재 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식재료나 음식, 그리고 집에서나 이동 과정에서 사용·발생하는 에너지와 폐기물 등이다. 인류의 활동은 늘 환경에 영향을 주고 받으며, 연휴나 명절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이 영향력은 계속 유지된다. 다만, 연휴 기간 동안 조금 더 신경 써서 짚어볼 부분들은 있다.

◇ 한 번 쓰고 버려질 선물세트 포장재 문제

우선 선물의 환경 영향부터 짚어보자. 정확하게 말하면 선물 자체가 아니라 선물세트 포장재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다. 최근 몇 년 동안 선물세트를 둘러싸고 꾸준히 이어진 논의가 있다. 그게 바로 환경적인 관점에서의 논의다. 예전에는 선물세트에 뭐가 들었는지, 내용물이 받는 사람의 입맛과 취향에 맞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물세트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지적과 논의가 꾸준히 이어졌다.

문제의식은 명확하다. ‘과대포장이고 쓸데없이 버려지는 게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선물세트의 특성상 상자에 담아 예쁘게 포장하고, 그 과정에서 흔들리거나 빠지지 않도록 고정하느라 결과적으로 쓰레기가 많이 생긴다는 문제의식이다. 비닐이나 플라스틱, 천 등 소재가 낭비되고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면서 쓰레기도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이런 지적은 수년간 꾸준했다. 줄이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환경부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도·설명 관련 자료를 열람해보면 과거에도 선물세트 과대포장을 집중 단속하겠다는 내용의 자료가 업로드되어 있다. 환경부는 지금으로부터 8년 6개월여 전인 지난 2013년 설에도 “포장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과대포장으로 인한 국민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과대포장 집중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어땠을까. 서울시는 지난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대형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포장기준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총 56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종류별로는 완구류가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공식품 15건, 화장품류 11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포장공간비율 위반으로 한정하면 가공식품 사례가 가장 많았다.

소비자들도 선물세트에서 나오는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둔다. 최근 서울 송파구의 한 마트에서 선물세트 3개를 구매했다는 최모씨(39)는 “물건만 선물하는 게 아니라 예비 쓰레기까지 선물하는 것 같아 마움이 무겁지만, 그렇다고 제품만 몇 개 덜렁 사서 선물하자니 신경 쓰여서 어쩔 수 없이 구매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선물 상자에다 천으로 된 가방까지 생겨서 버릴 때 곤란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 평소보다 늘어나는 음식물 쓰레기

명절 기간에 환경적으로 주목 받는 문제가 또 하나 있다. 음식물쓰레기(음식물류폐기물)다. 대가족이 모이는 경우가 과거보다 줄었고 차례 등도 간소화된데다 여전한 거리두기 영향 등으로 추석 풍경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지만 여전히 명절은 ‘잘 차려서 많이 먹는’ 문화가 남아있는 기간이다.

실제로 연합뉴스가 지난 2019년 환경부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설 연휴(2월 15∼17일)가 낀 2월 15∼21일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1만 4914t으로 그보다 7일 앞선 2월 1∼7일 1만 2087t보다 23.4% 많았다. 추석 연휴(9월 23∼25일)가 낀 9월 23∼29일 배출량(1만 6209t)도 같은 달 9∼15일(1만 3577t)보다 19.4%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거리두기 영향 등을 고려하면 올해 추석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예년 추석 평균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리두기가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져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석 연휴기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추석 이전 평일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남은 식재료나 음식물 쓰레기를 정해진 방법대로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경부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남은 음식물은 음식물 전용수거함 또는 전용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배출하라”고 안내한 바 있다. 당시 환경부는 “과일씨, 조개, 게, 생선뼈 등 딱딱한 것과 채소류의 뿌리와 껍질 등은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배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환경부는 지난해 추석 당시 “주요 도로 지·정체 구간과 고속도로 휴게소, 여객터미널 주변에 상습적인 쓰레기 투기행위가 일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장거리 교통수단 등을 이용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는 문제도 명절 연휴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 연휴 기간 온실가스 줄이는 생활 속 습관은?

이런 영향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서울시는 지난 2019년 추석을 앞두고 ‘온실가스 줄이는 친환경 명절습관 10계명’을 공개한 바 있다. 집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습관으로 전기와 수도, 가스 등을 절약하는 노하우다. 2년 전 자료지만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노하우는 그때나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용하지 않는 전기 플러그만 뽑아도 전자제품 대기전력을 6% 차단할 수 있으며, 귀성·귀경길에 승용차 대신 버스를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의 85%, 기차를 이용할 경우 90%를 줄일 수 있게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동과 모임이 늘어나는 명절 기간 동안 전기·수도·가스 사용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소소하게 빠져나가는 에너지 손실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서울시는 냉장고를 60%만 채우고 명절 음식을 먹을 만큼만 마련하라고 조언하면서 외출 시 멀티탭 전원을 끄고 전원 코드를 뽑아 대기 전력을 줄이라고 안내했다. TV볼륨을 줄이거나 끄는 것도 전기 절약과 관련이 있다고 안내했다.

물을 아끼는 방법에 대해서는 나물 삶은 물이나 쌀뜨물을 가스레인지 청소에 재활용하고 설거지 할 때는 물을 받아서 사용하며 빨랫감은 모아서 한 번에 세탁하라고 덧붙였다. 가스를 아끼기 위해서는 가스레인지 화력이 냄비나 프라이팬 옆으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조절하고 (가스난방 사용 시 (온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수도꼭지를 냉수 방향으로 하라고 조언했다.

이와 더불어 명절 전 장 볼때는 다회용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고향 등에 오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대중교통 이용시 방역수칙 준수 등이 중요한 가치고, 여전히 거리두기 추세 속에 가능하면 집에 머물기 등이 요구되지만, 서울시가 해당 내용을 발표하던 당시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이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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