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거리두기 속 넘치는 쓰레기...지구가 버티려면?
[기자의 눈] 거리두기 속 넘치는 쓰레기...지구가 버티려면?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08.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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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주거형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아파트는 대부분 정해진 날 분리수거가 이뤄진다. 단지 내 전용 수거함에 플라스틱, 비닐, 캔, 병, 종이류를 각각 분리배출하면 수거업체에서 다음 날 수거해 간다. 각 가정에서는 한 주간 사용한 각종 일회용품을 집 안에 차곡차곡 모아뒀다 이날 집 밖으로 쏟아낸다. 

수도권은 지난달 12일부터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벌써 한 달 넘게 거리두기 단계가 내려가지 않으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 늘수록 쓰레기 역시 늘 수밖에 없다.

기자는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고 한 주가 지난 뒤 돌아온 아파트 분리수거일 풍경을 기억한다. 당시 동생이 분리수거를 하러 나갔다 한참을 있다 돌아와서 말했다. 쓰레기가 너무 많다고. 쓰레기는 항상 많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는 “아니, 많아도 너무 많아. 길목을 다 막고 있는데 처음 보는 풍경이야”라고 말했다. 쓰레기가 수거함을 넘치다 못해 보행로까지 흘러나와 사람이 걸을 수도 차가 지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어둑한 창 밖으로 보니 말 그대로 쓰레기가 거리로 흘러넘치고 있었다. 

이후에도 일찍 나가서 분리배출을 하지 않으면 쓰레기가 수거함을 넘쳐 버릴 수 없는 상태가 이어졌다. 일회용품은 이전보다 서너 배는 증가한 것 같았다. 일회용품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도 넘쳐났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쓰레기통이 차는 속도도 달라졌다. 

주택가 풍경도 비슷했다. 쓰레기차가 골목골목 들어올 수 없는 주택가에서는 쓰레기를 큰 봉투에 담아 대로변에 내놓는데 일렬로 세워진 쓰레기 봉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렬로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늘어난 것은 일회용품뿐만 아니었다. 집에서 먹고 남은 음식들이 만들어낸 음식물쓰레기도 만만치 않았다. 위생과 방역이 중요한 시점에서 사람들은 외식 대신 배달을,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신선식품과 생활용품을 주문한다. 장을 보는 쪽이든 배달을 시키는 쪽이든 쓰레기는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택배와 배달을 선택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방역과 위생이 중요한 비대면 시대에 택배와 배달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블루오션이다. 그러나 시장이 커진다면 그만큼의 책임도 필요하다. 배달을 통해 늘어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 말이다. 

이를테면 일회용기를 다회용기로 전환하는 것이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에서는 이와 관련해 ‘가치동맹’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배달 일회용품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는 소비자와 사업자가 있고 환경적 책임을 지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는 만큼 선택권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가령 다회용기 도입이 필요하다면 배달비용을 더 부담하더라도 다회용기를 수거해 세척하는 업체와 배달앱이 동맹을 맺어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배달 쓰레기 해결 촉구 1만 행동 서명운동 ‘배달어택’을 펼치고 있다. 하루 830만개 배출되는 일회용 배달용기 문제 앞에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회사가 쓰레기 문제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배달앱이 성장하고 매출이 늘수록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도 느는 구조에서 당연한 얘기처럼 들린다. 소비자들이 일회용 수저를 받을지 말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듯 다회용기냐 일회용기냐도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앞두고 있는 운명공동체다. 지구의 온도 상승에 탈플라스틱과 탈일회용품은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키워드다. ‘1회용 쓰레기 없는’ 선택권 보장을 위해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개선이 필요할 이유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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