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주목하는 탄소발자국-탄소저감 인증 획득, 이유는?
ESG 경영을 위한 행보로 주목받는 탄소저감 관련 인증

개인이나 단체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총량을 수치로 계량한 탄소발자국,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탄소저감인증을 통해 ESG 경영 강화와 탄소저감 활동을 홍보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개인이나 단체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총량을 수치로 계량한 탄소발자국,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 기업들은 탄소저감인증 등 친환경인증 획득을 통해 탄소저감 활동 및 ESG 경영 강화를 노리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많은 기업들이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발자국-탄소저감인증을 통해 이미지 제고는 물론, ESG 경영까지 도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탄소 배출 저감에 동참함은 물론, 감축 기술 및 노력을 통해 ESG 성과를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인증 획득 노력은 ESG 경영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앞으로도 지속적인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기업의 숙제...탄소발자국 줄여라

인간은 일상에서 마치 발자국을 남기듯 어떤 형태로든 탄소를 배출하며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를 얻거나 사용하는 과정은 물론, 일상에 필요한 용품을 생산하고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한다. 이처럼 개인이나 단체가 직접적으로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는 총량을 탄소발자국이라고 부른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와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세계 각국의 정부는 탄소발자국을 표시하고 있다. 탄소발자국은 온실가스 발생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해 나타나며, 이러한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각종 표시제 및 인증제를 도입하고 있다.

그 시작은 영국이다. 영국은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오래전부터 에너지효율성 관련 조사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요 제품 등에 여러 컨설턴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정책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영국의 탄소저감인증 기관인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다. 카본 트러스트는 기업과 공공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에너지 효율성 향상, 저탄소 기술 개발 촉진을 목적으로 2001년 출범한 비영리기관이다.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현재 카본 트러스트는 80여개 국가에서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정책 자문, 기업 컨설팅, 녹색 기술 투자, 탄소라벨링 및 인증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카본 트러스트는 탄소라벨링 및 인증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탄소저감 활동을 유도하고 있다. 탄소라벨링은 제품 생산에서부터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되는 CO2의 양을 표시해 기업들로 하여금 탄소 배출을 계속해 저감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와 함께 카본 트러스트는 제품의 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전체 라이프사이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제기준에 의거해 평가하는 탄소발자국 인증과 기존 동급 모델 대비 탄소발생량을 줄였을 때 받을 수 있는 탄소저감인증 등의 인증을 발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제품 및 서비스의 환경성 제고를 위해 제품 및 서비스의 환경영향을 계량적으로 표시하는 ‘환경성적표지’ 제도가 2001년 시행됐다. 국내 환경성적표지는 탄소발자국을 비롯해 자원발자국, 오존층영향, 산성비, 부영양화, 광화학 스모그, 물발자국, 생태독성, 인체독성, 생물다양성 형향 등을 환경영향 범주에 포함해 이를 계량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환경부는 2009년 ‘저탄소 제품 인증’ 제도도 신설해 시행하고 있다. 저탄소제품은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받은 제품 중 ‘저탄소제품 기준’ 고시에 적합한 제품으로, 저탄소제품 인증은 동종제품의 평균 탄소배출량 이하(탄소발자국 기준)이면서 저탄소 기술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4.24%(탄소감축률 기준) 감축해야만 획득할 수 있다.

2021년 7월 기준 환경성적표지 제품은 총 1266개 제품으로, 그중에서 탄소발자국 제품은 186개, 저탄소제품은 231개 제품이 유효한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 3일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발자국-탄소저감인증을 획득한 삼성전자의 Neo QLED TV 2종과 모니터 1종(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8월 3일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발자국-탄소저감인증을 획득한 삼성전자의 Neo QLED TV 2종과 모니터 1종(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탄소 빼고 환경 더하는 이유, 'ESG'

이와 같은 탄소 저감 인증 제도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ESG 경영이 강조되고 주목받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발자국-탄소저감인증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3일 성전자의 Neo QLED TV 2종과 모니터 1종이 영국 온실가스 감축 인증 기관인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발자국-탄소저감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증은 4K 이상 해상도를 가진 TV 최초 인증으로, 삼성전자는 친환경 소재 사용 및 탄소 발생량 저감, 부품 제조시 사용되는 소재 사용량 효율화, 소비전력 최소화 등의 노력을 통해 이번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Neo QLED 전 모델과 라이프스타일 제품, 상업용 사이니지 제품에도 탄소저감인증 획득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 전기 역시 지난 8월 3일 영국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업계 최초로 탄소발자국과 물 발자국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삼성전기는 고효율 에너지 절감 설비를 도입하고 설비가 작동하지 않을 때 대기모드로 전환하는 등 공정개선 활동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절감해 왔다. 또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수를 다른 설비에서 재이용해 물 사용량을 줄였고, 해외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 3자 검증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노력을 펼쳤다. 이러한 활동으로 삼성전기는 MLCC와 기판 원·부자재 가공부터 제품 제조까지 모든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 등의 환경적 영향을 평가 받아 국제 심사 기준인 PAS2050, ISO14046을 통과해 카본 트러스트의 인증들을 획득했으며, 지난 6월 국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도 두 가지 인증을 획득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지난 8월 2일 전용 전기차 EB 시리즈의 첫 모델 ‘The Kia EV6’가 카본 트러스트사의 제품 탄소발자국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기아는 EV6의 원료채취, 부품조달 및 수송, 조립, 유통, 사용, 폐차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탄소배출량를 측정하고 이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펼쳤으며, 내장 부품인 도어 맵 포켓과 플로어 매트 등에 차량 1대당 500ml 페트병 약 75개에 달하는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이번 인증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LG 전자 역시 다양한 가전제품을 통해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발자국 인증과 탄소저감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LG전자는 LG스타일러(2016년). 퓨리케어 슬림 정수기와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2017년), LG 디오스 식기세척기(2018년) 등을 통해 카본 트러스트의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기업들의 이러한 인증 획득 경쟁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본 트러스트 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ESG가 경영의 트랜드로 떠오르면서 카본 트러스트의 인증을 요청하는 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만 50여 제품의 인증이 진행됐으며, 다양한 기업들이 인증 및 협업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카본 트러스트 코리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인증 외 혜택이 전혀 없는 우리 인증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탄소 저감 노력이나 사회책임 등을 알리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으며, “카본 트러스트 역시 기업들이 이러한 노력을 통해 현재 얼마나 탄소를 배출하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노력하는지 제품 하나 하나를 통해 관리·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