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4개 기업에 ESG 관련 서면 질의 송부
질의 회신 기업 10개사...ESG 위원회 활동 내용 보니
위원회 논의 내용, 하반기 환경 분야 주요 안건은?
6개사, 질의서 답변 대신 보도자료 등으로 회신
미회신·답변불가 입장 밝힌 기업 등도 추후 보도 예정

ESG가 산업계와 재계 전반의 화두입니다.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가치를 기업 경영 활동에 깊이 고려해 지속가능발전을 이루겠다는 경향입니다.

기업은 과거에도 ‘친환경’이나 ‘사회공헌’ 또는 ‘투명한 지배구조’ 같은 가치를 내세웠습니다. ESG라는 단어로 표현하지는 않았어도 위와 같은 가치에 대한 중요성은 예전부터 강조됐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요즘 기업은 과거의 기업과 비교해 어떤 점에서 달라졌을까요.

짚어 볼 질문이 많습니다. 이런 가치가 왜 중요한지, 기업들은 관련 내용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우리 사회는 무슨 기준으로 그걸 평가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ESG 관련 조직을 만들었다고 선언한 기업이 많은데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린포스트가 18회 분량 시리즈로 보도합니다. 지속가능 경영을 둘러싼 최근 흐름과 향후 전망을 꼼꼼하게 짚어봅니다. 본지가 국내 34개 기업에 보낸 ESG 위원회 관련 질의서와 그에 따른 기업들의 답변도 공개합니다. 오수길 도시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이 취재에 협조했습니다. 세 번째 기사는 ESG 관련 조직을 만들어 경영활동 전반에 ESG를 내재화하겠다고 밝힌 기업들의 이야기입니다. [편집자 주]

국내 주요기업들이 이사회에 ESG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경영 활동 전반에 걸쳐 ESG 내재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기업의 ESG위원회는 언제 모여서 무슨 일을 할까. 이 조직들은 올해 하반기 환경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그린포스트가 34개 기업에게 관련 질문을 던졌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주요기업들이 이사회에 ESG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경영 활동 전반에 걸쳐 ESG 내재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기업의 ESG위원회는 언제 모여서 무슨 일을 할까. 이 조직들은 올해 하반기 환경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그린포스트가 34개 기업에게 관련 질문을 던졌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국내 주요기업들이 이사회에 ESG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경영 활동 전반에 걸쳐 ESG 내재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기업의 ESG위원회는 언제 모여서 무슨 일을 할까. 이 조직들은 올해 하반기 환경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그린포스트가 34개 기업에게 관련 질문을 던졌다.

◇ 국내 34개 기업에 ESG 관련 서면 질의 송부

그린포스트는 지난 6월 24일부터 29일 사이, 국내 34개 기업에 ESG 관련 서면 질의서를 송부했다. 지난 수개월 사이 ‘ESG 위원회 등 관련 조직을 신설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보내온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질의서는 편집국에 접수된 보도자료를 수작업으로 선별해 보낸 것으로, ESG 관련 조직을 만든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질의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 제약사 등은 관련 보도자료에 회신하는 형태 대신 CSR위원회가 있거나 ESG등급이 공개된 곳에 질의서를 송부했다. 아울러 지난 6월 24일 이후 ESG 위원회 신설 소식을 알린 기업에게는 (취재 일정 등을 고려해) 해당 질의서를 전달하지 않았다. 

(참고로 본지는 해당 날짜 이후 ESG위원회를 설립한 기업, 과거에 위원회를 설립했으나 이번 연재에서 질의서를 보내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앞으로 꾸준히 관련 내용을 공식 질의할 계획이다)

질의 내용은 ESG 위원회가 구체적으로 무슨 활동을 했는지,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올해 하반기 환경 분야에서 어떤 안건을 가장 중요하게 다룰 것인지 등을 포함해 총 15문항으로 구성했다. 질의서를 송부한 기업에는 “(약 4주 후인) 7월 22일까지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10개 기업이 본지 질의에 직접 답변했다. 6개 기업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나 기존 자료 등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3개 기업은 위원회 설립을 현재 준비중이거나, 설립 계획은 밝혔으나 아직 미설립 상태여서 현재로서는 답변이 어렵다고 밝혀왔다. 6개 기업은 질의서 전달 과정에서의 착오 등을 이유로 추후 다시 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취재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거나 회신하지 않은 곳은 모두 9개사다. 5개 기업은 각자 나름의 이유를 들어 "회신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고, 4개 기업은 취재에 불응했다. 다만, 관련 내용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ESG 활동이 없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 실제로 국내 한 기업은 “질문이 너무 자세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ESG 관련 내용도 한편으로는 영업이나 경영 관련 전략이기도 해서 외부에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다”고 전해왔다. 아울러 1개 기업은 질의에 답하기는 어려우나 ESG 내용과 관계있는 기존 보도자료 등을 다시 송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질의 회신 기업 10개사...ESG 위원회 활동 내용 보니

ESG 위원회를 만든 기업들은 해당 조직을 통해 무슨 일을 진행하고 있을까. 질의에 답했거나 자료를 보내온 기업을 중심으로 짚어보자. 본지가 보낸 질의서에 따로 답변한 기업은 총 10개사로 (가나다순) GS리테일·LG전자·기업은행·농협은행·동아제약·삼양식품·서울우유·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그룹·현대백화점 등이다.

GS리테일은 ESG 위원회 조직이 지난 3월 첫 회의를 가졌으며 관련 지표 공개를 위한 홈페이지 개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매월 1회씩 정기적으로 열리며 올해 하반기에는 친환경 제품 개발 및 친환경 포장재 도입 관련 내용을 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8월에 1차 ESG 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분기당 1회씩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 우선적으로 다룰 안건은 탄소중립 선언 관련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별개로 IBK ESG매거진을 제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7월 22일 기준) 첫 위원회가 곧 열릴 예정이고 반기 1회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는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전환, 친환경 제품 등 여러 안건을 종합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제1차 ESG추진위원회를 개최해 ESG 관련 추진사항과 탈석탄금융, K-RE100 가입 등 추진 계획과 부서별 협조사항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에도 위원회를 개최했고 8월 중 다시 개최할 예정이며 반기 1회 위원회를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E(환경)분야 1순위 관심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적도원칙 가입 관련 컨설팅을 진행중이라고 답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ESG를 인식하고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지만, ESG 경영 대응 준비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SG가 기업 경영활동의 중요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들은 정말로 그렇게 하고 있을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ESG 위원회 논의 내용, 하반기 환경 분야 주요 안건은?

동아제약은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주축으로 지난해 3월 사회책임협의회를 발족했고 동아제약(‘20.4)과 동아에스티(’20.6)는 각각 독립적인 위원회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회책임협의회 ESG기획국이 존재하며 해당 국은 매월 2회 정기회의를 통해 의제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환경분야의 중요 의제 관련 질문에는 폐의약품 수거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3월과 6월 제1,2차 ESG 위원회를 개최했고 분기별 1회 정기 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영전략본부 산하 ESG전담팀에서 ESG평가 관련 이슈를 파악, 전달한다고도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 우선적으로 다룰 환경 관련 안건에 대해서는 탄소중립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후변화대응 환경 관리 활동 및 재생에너지 전환 사업이라고 밝혔다.

서울우유는 지난 2월 13명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발족하고 2월 말 킥오프 회의를 진행했다. ESG위원회는 격주로 월 2회씩 진행된다. 이들은 유가공업계의 특성 상 ESG 요소 중 환경분야의 중요성이 가장 크다면서 모든 과정에서 현재 보다 더 친환경적인 요소 그 중에서도 탄소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수년 단위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월 그룹사 CEO 전원이 참석하는 ESG추진위원회를 설립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작년 그룹이 추진한 ESG 사업 실적을 리뷰하고, 그룹 친환경전략인 'Zero Carbon Drive'의 우선 과제로 2030년까지 금융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의 38.6%를 감축하기 위해 탄소배출량과 탄소집약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하반기 관점 주요 이슈도 탄소중립금융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위원회가 매년 4~6회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사회내 ESG위원회로 올해 3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했고, 제1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4월 개최했다. 위원회는 반기 1회 개최가 원칙이며, 최장 6개월 주기로 개최한다. 위원회는 하반기에 "하나금융그룹 지속가능금융 프레임워크" 제정 건을 우선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아울러 환경과 관련하여 2050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글로벌 기준의 탄소배출량 관리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6월 10일 위원회가 신설돼 (7월 22일) 현재 개최되지 않고, 이사회에서 위원만 선임된 상태이며, 하반기 중 개최 예정이다. 위원회는 연 2회 열리는 것이 기본이며 임시 위원회가 (탄소배출권 매각 등의 이슈가 있을 때) 비정기적으로 열릴 수 있다. 이들은 현재 백화점 내 ESG추진협의체가 공식 기구로 존재하며, 이를 통해 주요 안건 등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 6개사, 질의서 답변 대신 보도자료 등으로 회신

질의서 내용에 따로 답변하지 않고 다른 자료로 회신한 기업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회신한 기업은 총 6개사다. BGF리테일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고, 다른 질의 내용에 대해서는 외부에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는 성격의 것도 있으니 양해 바란다고 회신했다. 그러면서 친환경편의점 그린스토어 관련 내용 등이 담긴 보고서 PDF파일을 회신했다.

CJ그룹은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 대신 “지난 5월 17일 이사회에서 ESG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보내왔다. 이들은 “현재 ESG와 관련해 각 영역별로 그룹 및 계열사에서 진행중에 있고 아직 대외적으로 세부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려운 부분도 포함돼 있어, 현재까지의 거버넌스 구축내용과 계열사의 친환경 활동 등을 중심으로 포괄적인 내용을 정리해 공유한다”고 밝혔다. CJ는 자료를 통해 “CJ의 주요 계열사들은 위원회 설치 이전부터 ESG 실행을 위한 단계를 꾸준히 밟아왔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이미 지난 2016년 지속가능한 패키징 정책을 수립했다”라고 밝혔다.

롯데카드는 여성 사외이사를 2명으로 늘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고, 4.5억달러 규모의 ESG 해외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하는 등 ESG경영 강화에 나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세븐일레븐은 ESG 경영 활동을 소개하는 내용의 7월 21일자 보도자료를 회신했다. 이들은 잘에서 “친환경 상품 개발과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 확대” “사회 안전망 구축과 취약계층 위한 공익활동 강화” 등의 내용을 밝혔다.

세븐일레븐도 본지 질의에 따로 회신하는 대신 ‘ESG 경영 활동 소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에쓰오일은 지난 5월 ESG 위원회를 신설한 내용, 그리고 7월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한 내용이 담긴 보도자를 회신했다. 한미약품은 2020-21 CSR Report 책자를 본지 사무실로 우편 송부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ESG 및 UN SDGs성과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본지는 질의에 따로 회신한 10개사에 대해서는 각 기업이 보내온 회신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사화 할 예정이다. 추후 관련 내용을 회신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보도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답변할 내용이 없거나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밝힌 기업, 그리고 관련 내용을 회신하지 않은 기업 등 34개 기업에 관한 세부 내용을 시리즈로 계속 보도한다. 답변하지 않았거나 취재에 불응한 기업명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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