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한바퀴] ‘2회용’ 플라스틱...의미 있나요?
[플라스틱 한바퀴] ‘2회용’ 플라스틱...의미 있나요?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08.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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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부터 의류까지...재생 플라스틱 활용도 높아
의류라는 완제품에서 끊어지는 2회용 순환구조 지적도
회수재활용 라인에 들어가는 제품이면 지속가능

플라스틱은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하더라도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찬사 받았지만 이제는 인류의 재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환경이 경제발전못지 않게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관점도 달라진 것인데요. 편리한 것보다 지켜야 할 것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탈 플라스틱’, ‘레스 플라스틱’을 실천하기 위한 움직임도 늘어났습니다. 플라스틱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을 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들입니다.

플라스틱 한바퀴는 ‘플라스틱도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플라스틱의 지속가능성은 남용되는 플라스틱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와 재활용 가능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버린 플라스틱에 대해서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서 플라스틱이 나아가야 할 선순환 구조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플라스틱을 물질재활용한 제품 중에는 지속가능한 순환구조를 갖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일각에서는 재활용 횟수가 한두 번에서 그치는 제품은 자원순환이 잘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블랙야크키즈가 국내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제품 ‘플러스틱(PLUStIC) 컬렉션’. (블랙야크키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제품 중에는 지속가능한 순환구조를 갖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일각에서는 재활용 횟수가 한두 번에서 그치는 제품은 자원순환이 잘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블랙야크키즈가 국내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제품 ‘플러스틱(PLUStIC) 컬렉션’. (블랙야크키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플라스틱 제품 문제점 중 하나는 사용하는 시간이 짧은 것에 비해 폐기 시 환경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사용하는 데 5분, 썩는데 500년이란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플라스틱컵, 페트병, 식품 포장용기 등 플라스틱 제품은 대부분 짧은 시간 내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버려진다. 

그나마 일부 플라스틱은 종류에 따라 선별과 분쇄 등 작업 과정을 거쳐 재활용 원료 형태로 만들어 다시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재활용이라는 것은 얼마나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일까. 페트병을 재활용해 일회용이 아닌 이회용으로 한 번 더 사용한다면 의미가 있는 것일까.

◇ 용기부터 의류까지...재생 플라스틱 활용도 높아

플라스틱은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된다. 그 중에서도 물질재활용 비중이 가장 높고 당장 눈에 보이는 재활용의 형태로 대중에게도 익숙하다. 업계에서도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한 식품용기나 화장품 용기, 옷과 가방 등 의류를 자주 출시하고 있다. 

예켠대 이마트는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위해 과일·채소 용기에 재생 페트 50%를 적용한 재생 플라스틱 팩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연간 플라스틱 1000톤을 감축한다는 것이 목표다. 한국인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의 1만 배에 이르는 양이다. 

락앤락은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수거한 밀폐용기를 1500개의 에코백으로 재탄생시켰다. 재생 페트(PET)가 아니라 밀폐용기의 주 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만 활용해 만든 가방이었다. 락앤락에 따르면 가방 몸체는 물론 손잡이까지 모두 PP로 제작해 플라스틱으로 분리 배출하면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블랙야크키즈는 폐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제품 ‘플러스틱(PLUStIC) 컬렉션’을 출시했다. 플러스(Plus)와 플라스틱(Plastic)의 합성어로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통해 지구에 플러스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컬렉션은 국내 최초로 한국에서 수거되는 페트병만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K-rPET) 제품이다. 

이렇게 플라스틱을 물질재활용한 제품 중에는 지속가능한 순환구조를 갖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후자는 재활용을 하긴 했는데 해당 제품을 마지막으로 순환이 끝나는 경우다. 일각에서는 재활용 횟수가 한두 번에서 그치는 제품은 자원순환이 잘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 의류라는 완제품에서 끊어지는 2회용 순환구조 지적도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이러한 지적을 받는 대표적인 제품은 의류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투명 폐페트병을 활용해 옷과 가방, 신발 등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페트병을 잘게 잘라 실로 뽑으면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사를 만들 수 있어서 지속가능한 패션 소재로 주목하고 있는 것. 투명 페트병을 활용한 아이템은 패스트 패션으로 지구환경을 파괴한다는 오명이 따라 다니는 패션업계가 새롭게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패션’의 한 모습이다.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새 옷을 만든다고 하면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당연히 지속가능성과도 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재활용 형태는 이후 다시 플라스틱 원료를 재활용할 수 없다는 면에서 올바른 순환구조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시 말해 물건의 수명이 다했을 때 다시 재활용 되지 않고 의류라는 완제품에서 순환고리가 끊어지는 2회용 순환구조라는 얘기다. 

최주섭 자원순환정책연구원 원장은 이와 관련해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며 “재활용은 맞지만 지속적인 순환 형태가 아닌 순환 횟수가 1회로 끝나지 않느냐고 얘기될 수 있다”고 공감했다. 

최 원장은 “페트병이 페트병으로 재활용 되면 계속 순환이 가능한데 최종 제품인 옷이나 운동화로 만들어지면 다시 플라스틱 원료를 뽑아내 재활용하기가 힘들다”면서 “합성섬유를 재활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현재 국내에는 그러한 시스템이 없어 추후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재생 플라스틱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려면 재활용 제품의 구조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제품을 어떤 기준으로 디자인해야 할까. 

◇ 회수재활용 라인에 들어가는 제품이면 지속가능

회수재활용 라인에 들어있는 제품을 구상하는 쪽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의류가 회수재활용 영역에 들어가는 품목이 아닌 소각 대상이라 자원순환 고리가 끊어진다면 PCR 용기나 그릇 등 재활용이 계속 될 수 있는 제품으로 활용하면 순환횟수를 늘리 수 있다는 말이다. 

최 원장은 “자원순환 횟수를 늘린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재활용하는 제품은 가급적 원래 용도대로 회수재활용 라인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다른 나라처럼 페트에서 페트로 재활용하는 등의 방안이 강구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이어 “다만 현재 국내에선 관련 연구만 이뤄지고 상용화는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투명 페트병을 활용한 순환 흐름이 의류를 만드는 것에 치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플라스틱 회수율이나 재활용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 재활용 업체의 시장성 판단이 어려워서다. 일단 플라스틱 원료 업체 상당수가 영세한데다 플라스틱 종류 역시 다양해 집계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회수 재활용하려고 해도 생산 및 폐기물에 대한 수치가 정확하지 않아 경제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플라스틱의 지속가능한 순환구조 확립은 탈플라스틱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그냥 버려지는 것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완제품 형태로 한 번이라도 더 재활용하는 데서 의미를 찾으려는 업계의 움직임도 일리는 있다. 다만 지속가능성이 화두라면 재활용이 계속 될 수 있는 순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지속적인 고민과 개선은 필요해 보인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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