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수소 사업 강화에 나선 SK
액화수소+친환경 수소로 연간 28만톤 생산 목표
수소 원천 기술 확보와 사업 강화를 위해 협업 선택하는 SK


지속가능하고 청정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 꼽힙니다. 현재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산업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화석에너지원을 대체할 다양한 에너지원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에너지원은 '수소(H2)'입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연소하더라도 소량의 물과 아주 적은 양의 질소산화물만 발생시키는 않는 청정에너지로 불립니다. 또한 질량 1g당 발열량이 석유보다 3배 이상 높은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을 해소해줄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정부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 에너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수소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수소 사업을 이끌기 위해 어떤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세 번째 순서는 액화수소 생산·공급을 시작으로 탄소배출이 전혀없는 그린수소 생산·공급을 통해 글로벌 수소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SK그룹의 수소 사업 전략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3월 SK인천석유화학에서 개최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이날 SK는  ‘바이오·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액화 수소 플랜트 조성 등의 수소산업 전략을 발표했다(인천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3월 SK인천석유화학에서 개최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이날 SK는 ‘바이오·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액화 수소 플랜트 조성 등의 수소산업 전략을 발표했다(인천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청정 에너지로 불리는 수소는 모든 기업의 뜨거운 감자다. 특히 수소 산업을 리드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쟁 중이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수소 사업에 주목, 본격적인 수소 사업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는 지난해 수소 사업 추진단을 신설하고,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한 액화수소 생산·공급.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블루수소 생산·공급이라는 두가지 방향으로 전략을 설정해 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 그룹은 모든 기업의 역량을 총집결해 국내 수소 시장을 리드하고, 최종적으로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를 생산해 세계 수소 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는 수소 사업의 전략을 구상하고 다양한 기업과 지자체, 기관 등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수소 사업 리드를 위해 전략을 설정한 SK

현재 에너지원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소는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수소 경제를 리드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수소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SK그룹 역시 마찬가지다. SK그룹은 수소 사업에 주목해 지난해 초부터 수소 사업 추진의 타당성 검토와 전략 수립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그룹 핵심 역량을 집결해 수소 사업 추진 전략을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 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

당시 수소 사업 추진단은 수소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 및 국내 수소 시장 진출, 수소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Value-Chain) 통합운영, 수소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회사 투자 및 파트너십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을 추진전략으로 발표했다.

특히 SK는 SK E&S를 통해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SK 이노베이션을 통해 부생수소를 공급하는 것으로 수소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수소사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28만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공급까지 이르는 수소 벨류체인을 통합 운영해 사업의 안정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SK에너지의 주유소와 화물운송 트럭휴게소 등을 그린 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해 차량용으로 수소를 공급하는 한편, 연료전지 발전소 등 발전용 수요를 적극 개발해 수소를 공급해나갈 방침이다 .

이와 함게 수소 핵심사업 기술 확보를 통한 글로벌 수소시장 공략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투자는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글로벌 수소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수소 사업 추진 결정은 SK㈜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친환경으로 본격 전환하는 출발점의 의미”라며 “그간 축적된 에너지 사업 역량을 친환경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결집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경영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 1단계는 액화·부생수소, 2단계는 친환경 수소

SK의 이러한 수소 사업 전략은 지난 3월 개최된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더 확실한 방향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개최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SK는 향후 5년간 약 18조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 나설 것을 천명했다. 

당시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은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라며, “SK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섬으로써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태원 회장의 발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SK그룹의 국내 수소 생태계 전략이 발표됐다. 이날 발표된 SK의 전략은 크게 2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SK는 1단계로 2023년까지 인천시의 ‘바이오·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액화 수소 3만톤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SK 수소 사업 추진단은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해 수도권 지역에 액화수소를 공급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 SK E&S는 1단계 목표인 액화수소 3만톤 생산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SK E&S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3만평의 부지를 매입해 연 3만톤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SK인천석유화학으로부터 공급받은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고 액체 형태로 가공한 뒤 수도권에 공급하게 된다.

이와 함께 2단계에서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Carbon Free) 25만톤을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추가로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1위의 친환경 수소 기업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 E&S는 2025년까지 약 5.3조원을 투자해 천연가스(LNG)로부터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청정 수소 생산기지를 완공하고, CCUS(이산화탄소 포집·처리)기술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수소 25만톤을 생산·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부생수소는 이미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만들어진 수소로, 이를 액화수소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는 않는 청정 에너지"라며 "천연가스를 개질해 만드는 블루수소 역시 CO2는 CCUS 기술을 적용해 포집해 땅 속에 영구 저장하는 방식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수소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2단계 전략까지 달성한다면 SK는 연간 총 28만톤의 수소를 생산·공급할 수 있게 된다. SK는 이러한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수소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SK그룹은 장기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으로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그린 수소’ 생산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는 액화수소와 친환경수소의 생산 공급 외에도 수소의 유통 체계를 갖추어 나가는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는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곳을 운영해 연간 8만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공급하고, 약 400메가와트(MW)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해 연간 20만톤의 수소를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은 수도권에 인접한 SK인천석화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활용, 액화시킨 뒤 수도권 인근에 바로 공급할 계획으로 수송 비용에서 타기업 대비 높은 가격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으며, SK E&S가 보유한 천연가스의 생산-유통-소비에 걸친 벨류 체인을 완성한 경험과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수소생태계 초기단계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본원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5년 간 약 18조원을 투자해 수소 생산-유통-소비 전반에 걸친 수소 생태계 조성에 나설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1위 수소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E&S, 에너지기술연구원, ㈜씨이텍이 지난 6월 16일 체결한 '탄소포집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 해당 헙약은 블루수소 생산시 필수적인 탄소포집 기술개발을 위해 마련됐다.(SK E&S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SK E&S, 에너지기술연구원, ㈜씨이텍이 지난 6월 16일 체결한 '탄소포집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 해당 헙약은 블루수소 생산시 필수적인 탄소포집 기술개발을 위해 마련됐다.(SK E&S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더 나은 수소사업을 위해

한편 SK는 수소 사업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협업사례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25일 SK는 글로벌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와 투자 기념식을 개최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아시아 수소 시장 진출을 위해 양사는 합작 법인을 설립해 국내 수소 생태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아시아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등 사업모델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SK와 플러그파워가 설립하는 아시아JV는 2023년까지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 수소 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생산 할 수 있는 생산기지를 국내에 건설하고, 여기서 생산되는 설비의 공급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국내 및 아시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SK와 플러그파워 양사는 아시아 시장 공동 진출 전략을 구체화해 나가는 한편, 연내 아시아 JV를 설립하고 본격 실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는 국내기업과의 수소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SK는 현대자동차와 간담회를 가지고,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 및 국내 기업 간 수소 사업 협력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K-Hydrogen Council)’ 설립 등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는 이후 6월 10일 SK·현대자동차·효성·포스코와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로 이어졌다.

글로벌 수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의 한국판 버전이 될 수소기업협의체에 함께하기로 뜻을 모은 4개 그룹은 수소 관련 사업에 더욱 역량을 집중해 수소생태계와 벨류체인을 확고히 하고, 탈탄소 시대 도래를 선도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들은 이달 수소기업협의체에 함께할 기업을 확정하고, 오는 9월 공식출범할 예정이다.

또한 SK그룹은 지난 6월 에너지기술연구원, ㈜씨이텍과 탄소포집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블루수소를 생산∙공급하기 위해 필수적인 CCUS기술을 제고하기 위해 체결된 업무협약이다. 현재 CCUS 기술은 해외 유수의 에너지기업들이 상용화해 적용 중인 상황이다. 이에 SK E&S를 비롯한 SK그룹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현재 상용화된 범용 CCUS 기술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탄소 포집률과 경제성 모두 지속 제고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SK가 대규모 수소 인프라 등 민간투자 확대 및 글로벌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 로드맵 목표 달성을 지원할 것” 이라며 “ESG 핵심 영역이자 꿈의 에너지로 평가받는 수소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사업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