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도 손잡이도...플라스틱 자리 대신하는 종이
생수병도 손잡이도...플라스틱 자리 대신하는 종이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07.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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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패키지에서 플라스틱 빼고 100% 종이 도입
사탕수수·카카오 부산물 활용한 종이 개발 한창
종이 재활용률 높이는 것도 관건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종이의 스펙트럼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아이쿱생협은 지난 6월 플라스틱통 대신 종이팩과 사탕수수 기반 뚜껑으로 구성된 ‘기픈물’을 출시했다. (아이쿱생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종이의 스펙트럼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아이쿱생협은 지난 6월 플라스틱통 대신 종이팩과 사탕수수 기반 뚜껑으로 구성된 ‘기픈물’을 출시했다. (아이쿱생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종이의 스펙트럼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포장재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부속품을 종이로 대체하거나 용기 자체를 종이로 바꾸는 사례부터 재생지나 버려지는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종이 개발까지 활용도는 다양하다. 종이 사용량 자체를 줄이거나 종이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를테면 동서식품은 맥심 커피믹스 대규격 제품의 손잡이를 폴리에틸렌(PE) 소재에서 종이로 바꿨다. 지난 6월부터 도입한 이 종이 손잡이로 동서식품은 연간 약 200톤 이상의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라벨을 없애 비닐 사용량을 줄여나가고 있는 생수 업계에서는 아예 플라스틱병을 종이팩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아이쿱생협은 지난 6월 FSC 친환경 인증을 받은 종이팩과 사탕수수를 기반으로 한 식물성 소재를 사용한 뚜껑으로 구성된 ‘기픈물’ 출시를 시작으로 올 한해 1억5000만개의 기픈물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이쿱생협이 올해 목표양을 달성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9611tCO2에 달하며 이는 소나무 147만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동일하다고 알려진다. 

아이쿱생협은 “멸균 종이팩은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이 플라스틱병, 유리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낮다”며 “실제로 독일의 에너지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네덜란드 멸균팩 생수 생산부터 폐기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은 플라스틱병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고 설명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21년 세계 PET병 생산량은 약 5800억개 정도로 초당 2만개가 생산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4년 3000억개의 두 배에 이르는 양이기도 하다. 지난해 그린피스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2017년 기준 약 49억개의 페트병이 사용됐다. 이는 국민 1인당 약 100개 수준에 달하는 양이다.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이 페트병을 종이팩 등 대체 소재로 바꾸면 27만tCO2e를 절감할 수 있다.

◇ 배송 패키지에서 플라스틱 빼고 100% 종이 도입

현실 속에서 종이가 비닐을 대체한 대표적인 사례는 배송 패키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택배 물량 급증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제로 플라스틱 구현을 위해 비닐 완충재나 테이프 등을 종이로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성 위생용품 브랜드 콜만은 기존 비닐 완충재와 테이프 대신 100% 펄프로 제작한 크라프트 종이 소재를 적용했다. 택배 상자 역시 재생 골판지 소재를 선택했다. 박스에 부착된 운송장만 제거하고 일괄 종이로 분리배출하면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도 100% 종이 소재 친환경 배송 패키지를 도입했다. 비닐 완충재나 테이프 뿐만 아니라 제품 파손을 예방하는 몰드도 스티로폼이나 비닐 에어캡 대신 제품 사이즈에 맞춰 재생지 펄프 몰드로 특수 제작했다. 박스를 포함한 모든 완충재 역시 친환경 무표백 종이 소재다.

규모가 작은 패션 브랜드에서도 제품을 담는 패키지에서 플라스틱을 뺐다. 백팩 브랜드 로디나트는 제품을 빵 봉투와 닮은 크래프트 봉투에 담고 재생용지로 내부 충전, 종이테이프 사용으로 플라스틱 제로 패키지를 완성했다. 

로디나트 측은 “이미 플라스틱 부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가방과 백팩을 만들어 왔는데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포장에도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처럼 규모가 크지 않은 브랜드에서 플라스틱 제로 패키지를 도입하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닥터 브로너스가 도입한 재생지 펄프 몰드 친환경 배송 패키지. (닥터 브로너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닥터 브로너스가 도입한 재생지 펄프 몰드 친환경 배송 패키지. (닥터 브로너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사탕수수·카카오 부산물 활용한 종이 개발 한창

재생지를 활용한 몰드나 택배 박스 외에 일상 속에서도 종이를 재활용하거나 버려지는 식물성 소재를 활용해 종이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LG생활건강은 선크림 상자에 재사용 종이를 사용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인쇄 테스트 후 버려지는 이면지를 기획세트 제품 상자에 활용한 것. 보통 제품 생산 과정에서는 인쇄에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종이가 사용된 후 그냥 버려지는데 이를 이면지로 활용해 상자 제작에 사용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였다. 

롯데제과는 최근 한솔제지와 카카오 부산물로 친환경 종이 포장재 ’카카오판지‘를 개발해 가나 초콜릿의 제품 포장재에 적용했으며 롯데마트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앤 조미김 외박스에 100% 사탕수수 종이를 사용했다. 100% 사탕수수 종이는 설탕 생산 후 버려지는 잔여물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사탕수수를 활용한 천연 복사용지도 생산되고 있다. 과거 폐기됐던 사탕수수 부산물이 원자재로 나무 펄프로 만든 백색용지와 달리 처음부터 나무를 베지 않고 화학표백제를 사용하지 않는 등 일반 인쇄용지보다 탄소배출량이 3분의 1가량 적다고 알려진다. 물 사용량이 적고 생분해가 쉬워 대표적인 그린상품으로 꼽힌다. 올가홀푸드 등 국내 유통기업에서는 기존 펄프 백색용지 대신 100% 사탕수수 천연 복사용지 도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제지는 최근 폐지 40%를 사용한 친환경 복사지 ‘밀크 그린’을 출시해 친환경 활동에 속도를 붙이는 등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종이 용지에도 친환경적 요소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 종이 재활용률 높이는 것도 관건

아예 종이 사용량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종이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종이 영수증과 가격표가 사라지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019년 8월부터 시행된 전자 영수증 도입으로 연간 4.7톤의 종이 사용을 줄였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절감된 영수증을 이어 붙이면 서울과 부산을 직선거리로 세 번 이상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인 2379km가 나온다. 전자 가격표도 연내 106개점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온라인 즉시 배송에서도 배송 확인증 등 불필요한 종이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있다. 

종이에 들어가는 코팅제에 대한 연구개발도 눈여겨 볼 만하다. 종이는 그 자체로는 재활용률이 높지만 플라스틱 제재의 코팅이 들어가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제지는 지난해 친환경 코팅제 적용 포장재인 ‘그린실드’를 개발했다. 일반적인 폴리에틸렌(PE) 코팅 제품과 다르게 땅속에서 자연 분해돼 토양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데다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로 알려진다. 최근 국내 최초 ‘친환경 시네마’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롯데시네마가 그린실드로 만든 팝콘컵을 도입했으며 국내 여러 대기업에서도 그린실드 도입을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솔제지는 외식업계와 손잡고 재활용률을 높인 종이를 활용한 포장재 개발에 나섰다. 가령 이디야커피는 코팅을 하지 않아 재활용이 가능한 한솔제지의 테라바스 기술력을 더한 친환경 테이크아웃용 컵을 매장에 도입, 탈 플라스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국내외 유수 기업들이 플라스틱 소재의 대안으로 재활용성과 생분해성이 우수한 종이 소재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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