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층 높이 쓰레기산에서 지구의 위기를 보았다”
“지구가 곧 나라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경쟁으로만 살 수 없는 지구...이제는 더불어 공생해야”
“지구를 경영하고,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 되겠다”

다들 환경에 대해 말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를 덜 버리며 에코소비를 하자고 주장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제는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 시대’라는 얘기도 들린다.

머리로는 다들 안다. 생각은 많이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말로 환경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귀찮은 게 싫어서, 마음은 있는데 이게 편해서,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왠지 피부로 안 와닿아서 그냥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사람도 많을 터다.

환경이 먼 나라 바깥세상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나와 내 가족의 이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내가 먼저 변해야 세상이 바뀐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환경은 ‘어쩌다 한번 떠올리고 가끔 생각날 때만 실천하는 선행’이 아니다. 생존의 문제고 오늘의 숙제다. 밥벌이의 고단함에 뼈가 저려도, 지금 당장 지구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환경人’들을 만나본다.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실천한 환경 선구자들과의 대화록이다. [편집자주]

홍다경 지구시민연합 청년동아리 '지지배' 대표는 과거 해외(뉴질랜드)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폐기물들이 쌓여있는 이른바 ‘쓰레기산’을 눈으로 직접 보고 환경 문제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또래 청년들과 함께 기후변화와 쓰레기 문제 등 환경 관련 이슈를 다루며 다양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
홍다경 지구시민연합 청년동아리 '지지배' 대표는 과거 해외(뉴질랜드)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폐기물들이 쌓여있는 이른바 ‘쓰레기산’을 눈으로 직접 보고 환경 문제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또래 청년들과 함께 기후변화와 쓰레기 문제 등 환경 관련 이슈를 다루며 다양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 (홍다경 대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7월 2일 오전 10시 즈음의 일이다. 본인을 ‘지지배’라고 소개하는 사람에게 이메일이 왔다. 쓰레기와 환경 문제에 관한 내용이었다. 환경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로서 자주 받는 메일이지만 보낸 사람 이름이 독특해서 의아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의 줄임말이었다. 자세히 보니 메일 제목에는 ‘청년 지구경영 연합’이라는 이름도 함께 적혀있었다. 지구를 배우고 또 경영한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본인을 지구시민연합 청년동아리 '지지배' 대표라고 소개한 홍다경씨에게 조금 더 자세한 얘기를 나누자고 청했다. 홍 대표와 나눈 문답을 아래 옮긴다.

 

"10층 높이 쓰레기산에서 지구의 위기를 보았다"

홍다경 대표는 과거 해외(뉴질랜드)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폐기물들이 쌓여있는 이른바 ‘쓰레기산’을 눈으로 직접 보고 환경 문제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또래 청년들과 함께 기후변화와 쓰레기 문제 등 환경 관련 이슈를 다루며 다양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 필리핀을 방문해 쓰레기 더미 위에서 사는 사람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그는 왜, 무엇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먼저 소개 해주세요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치움과 동시에 사람들의 마음 속에 쌓여있는 쓰레기도 함께 치워갑니다. 또, 지구환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의식을 깨워 지구경영자를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현재 지지배는 지구시민연합의 청년팀 지지배로 속해있습니다.

‘청년 지구경영 연합’이라는 이름도 참 든든합니다. 최근 강남역 쓰레기산 OUT 퍼포먼스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죠. 어떤 청년들이 모였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예정인지도 함께 소개해주세요

그날 아쉽게도 비가 와서, 퍼포먼스를 청년들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청년 지구경영 연합은 적극적인 사회참여(환경운동)를 취지로 출범한 청년-청소년 연합 단체입니다. 현재는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변화, 쓰레기 문제 등 환경 이슈를 다루고 있으며 공동액션을 기획합니다.앞으로, 쓰레기산 현장 탐방, 쓰레기산 OUT 온오프라인 시위, 쓰레기산 재발 방지를 위한 정책 제안을 할 예정입니다.

2016년 뉴질랜드에 머물면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씀하신 예전 강의 영상을 봤습니다.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됐나

뉴질랜드에서 식당 서빙일을 할 때인데 현지 주방장이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같이 버리고 있었습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 분에게 바로 이야기했습니다. “이렇게 버리면 안돼 ! 분리해야지! 이게 다 어디로가는데?” 그는 ‘바다로 가거나 땅에 매립한다’고 했어요. 그 순간. 다른나라들은 어떨까? 심각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제일 먼저 쓰레기를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린포스트가 지지배와 홍다경님 이름을 처음 알게된 이슈는 ‘쓰레기산’과 관련한 것들이었는데요. 쓰레기산 문제에 관심 갖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제가 쓰레기산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19년 3월 CNN에 보도되어 국제적인 망신을 받았던 경북 의성 쓰레기산을 찾아가면서 부터입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쓰레기산에서 화재가 났다가 진압된 상태라 탄내에 머리가 아팠습니다. 아파트 10층 정도의 높이라서 등반을 해야 했고요,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옆에 보이는 산과 높이가 비슷했고, 그 곳에는 일반쓰레기부터 건설폐기물 지정폐기물 등 다양하게 섞여 있었습니다. 경북 의성 쓰레기산 1개만으로도 충분히 당황스러웠는데, 2019년 당시 국내에 쓰레기산이 235곳이나 있었습니다. 지금은 늘어서 400여곳이나 됩니다.

쓰레기산을 처음 보았을 때, 아파트 10층 높이보다 높은 거대한 크기에 깜짝 놀랐다고요. 그 모습을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이 뭐였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나요

처음 보았을 때,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다 여기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리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딘가에 계속 묻히거나 쌓이고 있구나,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쓰레기 문제가 정말 큰일났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쓰레기산 문제를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교육을 진행하고,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서 많은 분들에게 전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또한 제 자신부터라도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거나 쓰레기를 최소화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필리핀을 방문해 쓰레기 마을에서 직접 학생들을 인터뷰한 경험도 있다고요. 그곳에서 본 풍경들은 지금의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쓰레기문제는 국내의 상황도 알리는 것이 중요하나, 정확하게 국제적인 문제도 함께 들여다 보고 어떻게 자원순환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큰 영향력을 전달하면서 개발도상국이 우리의 제품 제조, 자원순환에 대해 배워갈 수도 있으니 지금보다 자원순환이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린다. 종량제 봉투에 잘 담아 버리면 내 눈에서 사라지므로 앞으로는 잘 처리될 거라고 믿고 잊어버린다. 하지만 세상에는 제대로 처리된 쓰레기만 있는 게 아니다. 지금도 어딘가에는 쓰레기가 잔뜩 쌓여가고 있다. 홍다경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대한민국에 쓰레기 홍수가 났다'는 메시지를 시민에게 전달했고 쓰레기산이 인간과 동물, 그리고 환경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홍다경 대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린다. 종량제 봉투에 잘 담아 버리면 내 눈에서 사라지므로 앞으로는 잘 처리될 거라고 믿고 잊어버린다. 하지만 세상에는 제대로 처리된 쓰레기만 있는 게 아니다. 지금도 어딘가에는 쓰레기가 잔뜩 쌓여가고 있다. 홍다경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대한민국에 쓰레기 홍수가 났다'는 메시지를 시민에게 전달했고 쓰레기산이 인간과 동물, 그리고 환경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홍다경 대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구가 곧 나라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린다. 종량제 봉투에 잘 담아 버리면 내 눈에서 사라지므로 앞으로는 잘 처리될 거라고 믿고 잊어버린다. 하지만 세상에는 제대로 처리된 쓰레기만 있는 게 아니다. 지금도 어딘가에는 쓰레기가 잔뜩 쌓여가고 있다. 홍다경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대한민국에 쓰레기 홍수가 났다'는 메시지를 시민에게 전달했고 쓰레기산이 인간과 동물, 그리고 환경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오프라인 축제에 참여해 쓰레기 없이 행사를 치르는 실험도 했다. 그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애를 쓰고 있는걸까. 홍다경 대표는 인터뷰 내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지구가 곧 나라고 생각하는 관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근에 진행한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질문 드릴게요. ‘대한민국에 쓰레기 홍수가 났다’는 문구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 문제를 잘 모르는 분들은 ‘저게 무슨 소리야’ 싶었겠죠

그 퍼포먼스는 대한민국에 지금 쓰레기 양이 증가하고 있기에, 하늘에서 쓰레기가 쏟아지고 있다고 비유했어요. 쓰레기 비가 내린다는 의미에서 쓰레기 우산을 제작해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전하려고 했습니다. 우산으로 쓰레기를 떨쳐내고 있는 상황을 전하고 싶었어요.

당시 보도자료에서 지지배 대표 명의로 ‘쓰레기산은 간접살인이다’라며 문제를 제기하셨어요. 환경오염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한다는 지적이었죠. 쓰레기산은 얼마나 있고, 그 주변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나요

쓰레기산은 간접살인이라는 문구는 사실, 쓰레기산을 만든 범인을 잡고 계신 서봉태 환경운동가분이 말한 것을 저도 함께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쓰레기산으로 인해 주민들의 생계와 인근 농작물이 위협받고 생태계 파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쓰레기산은 환경피해를 대처할 만한 방법이 하나도 이루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그 피해는 우리의 상상보다 더 참담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쓰레기산은 400여곳 이상이 넘는다고 합니다. 저는 그 내용을 MBC 시사기획 스트레이트 보도 자료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 제가 쓰레기산에 다녀왔을 때 일어났던 상황들은, 여름이라서 악취도 정말 진동하고 바람이 쎄게 불면 공장이나 마을로 쓰레기가 날아온다고 합니다. 비가 오면 쓰레기에서 나오는 침출수는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합니다.

사실 쓰레기 문제는 구조가 복잡하죠. 제품을 만들 때부터 재활용 잘 되는 소재를 써야하고, 소비자들이 버릴 때도 잘 버려야 하고, 수거하고 선별해서 처리하는 과정이 꼼꼼하게 잘 이뤄져야 되고, 매립할 곳이나 소각할 시설도 충분해야 하잖아요. 사람들의 인식도 중요하고요. 환경운동을 하는 청년분으로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요

인식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구가 곧 ‘나’라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구의 자원이 모두 귀해서 아껴서 사용할 것이고 어떻게 하면 버려지는 것들을 다시 재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려고 하겠죠, 말씀하신대로 소각, 매립시설 증설에 대해서도 주민들 반대가 심하지만, 인식의 변화가 엄청난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시민 의식이 지구시민의식으로 변화된다면, 쓰레기 문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근본적인 환경문제도 해결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나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실질적인 행동과 정책에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현대 도시인은 쓰레기를 어쩔 수 없이 많이 버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어요

도시인들이 당연히 많이 소비하고 많이 버리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필요하지도 않은데 그냥 귀찮아서 사고 필요 없어지면 그냥 바로 아무렇게나 버리는 경향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도 하나의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물건이 저렴하지 않고, 물건이 많지 않았다면 이런 생활이 몸에 베이지 않았을 겁니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갔을 것입니다. 지금은 너무나 넘쳐나고 너무 저렴합니다.

예전에 ‘쓰레기없는 쓰레기파티’를 진행해보셨잖아요. 경험해보신 바에 의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도 들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면, 물건을 사지 않고 내가 조금더 귀찮은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건이 사고 싶을 때 그것이 정말 필요한가 생각해보고 없어도 괜찮으면 안 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고요. 요즘은 중고거래도 활발한데 재사용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매 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겠죠.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들의 제품을 사는 것도 방법이고, 여전히 환경보호를 위해 뒷전인 기업에게는 소비자로써 민원을 넣고 제안을 넣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쓰레기를 덜 버리려면 뭔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책임과 불편을 전가하지 말고 기업과 정부가 먼저 나서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저는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도 기업도 정부도요. 누군가에게 책임전가를 바톤터치 형식으로 한다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구를 가꾸어나가는 것은 바로 사람들입니다. 한 명이 잘한다고 해서 전체가 잘하는 게 아니듯, 전체가 함께 마음을 내고 액션할 때 전체가 아름답고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과 정부가 바뀌지 않는다면, 소비자들도 기업과 정부가 변화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하고 고민하고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지? 공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누구나 실천하는 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홍다경 대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는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지? 공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누구나 실천하는 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홍다경 대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경쟁으로만 살 수 없는 지구...이제는 더불어 공생해야”

홍다경 대표의 활동은 매우 폭넓다. 그는 환경 관련 영상 콘테츠를 만들어 유튜브 등에 공유하면서 사람들에게 쓰레기와 지구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린다. 환경 관련 소재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화제가 된 적도 있고 지난 4월에는 사단법인 한국유튜버교육협회에서 주관하는 ‘이달의 유튜버’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수상 소감도 지구를 깨끗하게 하기 위한 각오를 담은 영상과 함께 발표했다. 원하는 바도, 미래에 대한 바람도 확실하다. 그는 환경부장관을 꿈꾸며 또래 세대들이 계속 환경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지고 있다.

늦었지만 ‘이달의 유튜버’로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유튜브 채널 이름이 지[구]지배_protect the earth잖아요. 사람들은 ‘지구’에 살지만 그곳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잖아요. 지구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걸 직접 실천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지구환경에 관심이 엄청나게 많고, 지구가 우리집이라고 느낀게 절대 아닙니다. 저도 평범한 소녀였습니다. 저도 사람이라서 이 큰 지구라는 가치를 놓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눈을 뜨고 살아 있는 것이 모두 지구가 주는 이 대자연 덕분에 저라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가 없다면 저도 없고 저희 부모님도 없고 친구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의 미래도 없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고 더 경쟁하지만,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소리에 집중하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더 나아가서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지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서로의 경쟁으로만 살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지? 공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누구나 실천하는 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잠깐 자기 자신의 소리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환경부장관이 되고 싶다고 말씀하신 영상을 봤어요. 만약에 지금 당장, 정부가 ‘다음 세대 청년 의견을 귀 기울여 듣겠다’면서 당신을 환경부장관으로 임명한다면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영광이네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상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가장 먼저 환경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 남녀 노소 누구나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고 배웠던 환경교육은, 중학교 때까지 북극곰의 빙하 관련된 내용 밖에 없었습니다. 환경문제는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정작 많은 분들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전달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역할을 기자님같은 분들이 기사를 잘 작성해주셔서 사람들이 깨어나고 심각성을 느끼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커서도 계속 환경문제에 대해서 인지를 시키는 것이 너무 필요합니다. 어렸을 때는 누구나 흡수를 잘하지만, 커가면서 자신의 일이 바쁜 이유로 자신의 삶에 빠져버립니다.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도 지구가 만들어주는 소중한 공기가 있고, 땅이 있고, 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존재가치와 지구의 존재가치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MZ세대가 환경에 관심이 많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전에 쓰레기산에 관한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져보았더니 다경님 또래 친구들이 잘 모르더라는 얘기를 하신 적 있어요. 다경님이 보시기에 10대 20대 청년들은 지구 또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예전 세대와 비교할 때 어떤 것 같다고 생각하나요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저는 사실 모두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차이점을 굳이 꼽자면 MZ세대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하면서 액션을 해보고 고민을 해보고 작은 실천이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선배 세대분들은 환경문제를 알고 있으나, 어차피 안된다. 잔소리.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 나는 곧 갈 세대인데.. 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지구의 희망들은 MZ세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이 나서서 활동하고 이야기하고, 어른들에게 노력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면 작지만 함께 나서는 어른들도 생긴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랬기 때문입니다. 어른들도 아이가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에서 움찔하시는 것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MZ세대들인 우리가 힘들지만 계속 노력하고 액션하고 목소리를 내야합니다. 모두 파이팅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탄소중립을 얘기할 때 2050년을 말하는데, 그때가 되면 저는 백발의 노인이 되거든요. 하지만 홍다경 대표와 비슷한 또래는 2050년에도 여전히 젊죠. Z세대에게는 환경이 다음 세대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요

저도 2050년이 되면 50대가 되네요(웃음). 맞습니다. 저는 사실 지금도 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제 다음 세대들이 살아갈 지구는 이대로 가면 살 수 없는 환경이 될 거라고 느낍니다.최근에 너무 더워지고 오존층이 파괴되어 오히려 반팔을 입는 것보다 긴팔을 입어야할 정도라고 느껴지더라구요. 지금 이시대의 어른 분들도,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그 분들의 세상에서 지구가 공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절대로 불을 끌수 없듯이,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관련 활동을 하는 또래분들과의 단톡방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주로 오가나요. 무슨 컨텐츠가 많이 공유되고, 다른 분들이 그런 문제에 대해 무슨 의견을 내시는지 궁금해요

주로 환경관련된 문제에 대한 기사, 영상 그리고 그들의 생각이 올라오곤 합니다. 또 이 환경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지만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생각을 해봅니다. 최종적으로 내가 먼저 바뀌어야한다 라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다들 힘내자며 ‘아자 아자! 파이팅!’ 하고 다음날 또 환경문제 기사를 함께 공유해서 함께 마음을 합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지구를 경영하는 사람,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세상은 녹록지가 않다. 환경운동에 몸담은 대학생을 보며 세상은 ‘너는 뭘 해서 돈을 벌 거냐’고 묻고 ‘지금 하는 일이 안정된 직업과 연결되느냐’고 묻는다. 사실은 기자도 그 질문의 맥락과 취지를 어느 정도는 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지금의 선택이 미래를 만든다’면서 ‘더 움직이고 마음을 더 보태면 지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홍다경 대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는 지구를 경영하는 사람,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세상은 녹록지가 않다. 환경운동에 몸담은 대학생을 보며 세상은 ‘너는 뭘 해서 돈을 벌 거냐’고 묻고 ‘지금 하는 일이 안정된 직업과 연결되느냐’고 묻는다. 사실은 기자도 그 질문의 맥락과 취지를 어느 정도는 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지금의 선택이 미래를 만든다’면서 ‘더 움직이고 마음을 더 보태면 지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홍다경 대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구를 경영하고,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 되겠다

그는 지구를 경영하는 사람,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세상은 녹록지가 않다. 환경운동에 몸담은 대학생을 보며 세상은 ‘너는 뭘 해서 돈을 벌 거냐’고 묻고 ‘지금 하는 일이 안정된 직업과 연결되느냐’고 묻는다. 사실은 기자도 그 질문의 맥락과 취지를 어느 정도는 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지금의 선택이 미래를 만든다’면서 ‘더 움직이고 마음을 더 보태면 지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을 ‘지구경영자’ 또는 ‘지구지킴이’로 불러주면 좋겠다는 청년의 대답과 매우 잘 어울렸다.

지지배운영자, 지구시민연합 청년팀, 환경유튜버, 에코모델...여러가지 활동을 하셨어요. 홍다경님 이름으로 명함을 만들면, 이름 앞뒤에 어떤 수식어를 넣고 싶나요

지구를 경영하는 홍다경 ‘지구경영자’ 라고 하고 싶네요. 너무 길죠? 지구지킴이 홍다경♥? (웃음)

전공이 뭔지 여쭤봐도 될까요 지금 하고 계시는 활동들이 학교 공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궁금해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4학년 융합콘텐츠학과입니다. 전공과 활동이 다르긴 하지만, 제가 현재 유튜브 활동 블로그, 페북,인스타,틱톡을 혼자서 운영을 할 때 콘텐츠 공부가 필요한데, 학교 공부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때도, 교수님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기획부터 홍보 등등입니다.

환경운동에 몸 담은지 이제 4년째가 되었잖아요. 그 과정에서 현실의 벽을 느낀 경험도 많을 것 같아요. 지난 시간을 돌아볼 때, 가장 답답하거나 또 안타까웠던 일들이 있다면 뭘까요

맞습니다. 아무리 그렇게 환경운동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을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작은 활동이 도대체 뭘 바꾸겠냐. 돈이 되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려고 하느냐? 보장된 직장도 아닌데...그러면서 저를 안타깝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되돌아보면 현실적인 벽에서는 경제 상황이 당연히 힘든 건 맞습니다. 환경문제도 사람들에게 전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창조물이나 발상의 전환, 그리고 재미가 있어야하는데 그런 아이디어가 잘 안나올 때 정말 답답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환경운동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많이 깨우고, 함께 하기 위해서인데, 제가 만든 컨텐츠를 제 눈으로 봐도 사람들이 시청하기가 힘들겠다는 생각도 많이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이 들었나요

사람들은 환경문제가 심각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높은 직책에 있으신 분들은 환경문제가 벌어지는 현장의 소리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계속 자신의 이득권을 더 챙기기 위해서 머리 싸움을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환경보호를 이용해서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수 있을까? 라는 어른들도 많이 만났었고, 입으로는 이야기하지만 자기 자신 조차 행동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정말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입으로는 누구나 번지르르 하게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내 활동이 의미가 있구나’ 싶은 순간들이 있겠죠. 내 목소리가, 내가 만든 콘텐츠가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기분이 들 때도 있을거고요. 언제 그런 감정들을 많이 느꼈나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그래도 환경운동을 하면서 함께 했던 청소년, 청년들이 1천여명 정도 됩니다. 그 청소년 청년들이 자신의 삶으로 다시 돌아간 다음 가끔 연락이 와서 저에게 환경관련 자료도 공유해주고 아이디어도 주고, 잘 지내고 있는지 근황도 물어줄 때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만든 컨텐츠들이 그래도 자신의 기억속에서 자리잡고 자신의 삶에서도 분리배출을 열심히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힘든 시간에 위안이 됩니다. 또, 유튜브 구독자가 많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제가 만든 영상을 보고, ‘이런 정보가 있는줄 몰랐다’ 라며 고맙다고 할 때. 정말 그 감동은 잊을 수 없습니다. 꾸준히 뭔가를 한다는 게 쉽지가 않은데, 1명이 보더라도 그걸 보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지지배님 덕분에 쓰레기산을 알게 되었다’라고 할 때 영상을 직접 기획해서 편집까지 혼자하는 이 시간이 너무 알찬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여쭤보면 어떨까요. 인류가 정말로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요? ‘멸종’을 얘기하는 과학자나 미래학자들도 있잖아요

지금의 선택과 행동이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구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지, 실천, 귀찮은 것도 감수할 수 있는 마음 등이 많이 필요합니다. 내가 조금만 더 몸을 움직이고 내가 조금만 더 절약하고 목소리를 내면 지구의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지구 생태계를 무너트린 것도 사람들이 했지만, 지구 생태계를 회복 시키는 것도 사람들이잖아요. 마음을 합친다면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 당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밥 못먹고 사는 한국은 아니라고 모두가 알고 있죠.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을 보호하려면 나에게 오는 피해를 생각하면 아무도 하기 싫죠. 지금의 피해를 덜보는 것이 나은지, 미래에 엄청난 피해가 오는게 나을지 정말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다음 세대들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우리가 느꼈던 이 자연환경을 그대로 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서 하나 질문 드리죠. 지구 환경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으려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뭘 해야 할까요

지구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 지구가 우리 집이라는 것 부터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구환경이 앞으로 우리의 실천과 노력에 따라 운명이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먼저할 것이냐 재고 따질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행동하고 기업에게 정부에게 표현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나의 실생활에서 고민해보고 실행해보는 것이 정말 정말 중요합니다. 나로 인하여 우리의 가족도 변화할 수 있고 친구도 변화시킬 수 있고 직장동료도 바꿀 수 있고, 모든 건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나로부터 시작되는 지구’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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