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 버려진 음식물쓰레기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65번째 사진은 아무렇게나 버려진 음식물쓰레기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 송파구 한 공원 벤치에 버려진 음식물쓰레기. '제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이 무색하다. (이한 기자 2021.7.10)/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송파구 한 공원 벤치에 버려진 음식물쓰레기. '제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이 무색하다. (이한 기자 2021.7.1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경고장. 누가 버리는 지 알고 있습니다. 제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서울 송파구의 한 공원 벤치에 적혀 있는 안내문이다. 그리고 안내문 옆에는 마치 이것 보라는 듯 자랑스럽게(?) 먹다 남은 타코야끼가 버려져있다.

넓은 공원 앞 벤치고 주위에 나무가 많아 그늘져 시원한 곳이다. 인근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거나 수다를 떠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공원 바로 옆은 초등학교여서 어린이들이 자주 모이기도 한다. 그런데, 저렇게 음식물쓰레기가 한번씩 버려지면 비둘기들이 모여 잔치를 벌인다.

비둘기를 탓할 일이 아니라 공원 의자에 먹다 남은 음식을 버리고 간 사람이 문제다. 초등학생들이 많아서 어린이들이 버리고 갔을까? 아마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왜냐하면, 기자가 오며가며 본 바로는 어른들이 그런 경우가 더 많아서다.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울까?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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