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RE100 경향...국내 협력업체도 영향
화석연료 사업 투자 중단하는 금융계...기업 투자 유치 경고등 켜지나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네 번째 보고서는 그린피스 의뢰로 EY한영이 지난 1월 발간한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수출에 미치는 영향분석 : 주요 3개국 미중유 중심으로> 입니다. 이 보고서는 5회차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면서 국내 기업에게도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는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금융사나 기관의 투자를 잘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면서 국내 기업에게도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는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금융사나 기관의 투자를 잘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면서 국내 기업에게도 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는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금융사나 기관의 투자를 잘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각국에서는 여러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 기업이 미치는 영향은 크게 2가지다. (보고서는 3가지 내용을 다루었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2가지 내용을 다루고 나머지 내용은 다음회차 기사에 다룬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기후변화 규제에 적극 대응하면서 친환경 경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이 사용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의 이런 결정은 국내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영향도 있다. 금융사 등을 비롯한 투자기관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투자 여부 판단의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적극 실천해야 투자를 원활하게 유치할 수 있는 셈이다. 

그린피스가 EY한영에 의뢰해 2021년 1월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수출에 미치는 영향분석 : 주요 3개국(미국ㆍ중국ㆍEU)을 중심으로’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RE(Renewable Energy)100 켐페인과 금융 및 투자기관의 친환경 투자 방침이 국내 기업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켐페인이다. EY한영은 보고서에서 “탄소국경세 외에도 기후변화 관련 다양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확대 및 규제강화가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글로벌 기업 RE100 경향...국내 협력업체도 영향 

RE100이 국내 기업 수출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나서면서 협력업체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나선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기업과 관계를 맺는 국내 기업도 에너지 수요 변수가 생긴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보고서는 비즈조선과 연합뉴스 등 국내 주요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인용하면서 한국기업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글로벌 RE100 기업들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애플은 17개국 71곳의 협력업체에 생산품을 100% 재생에너지로 제조하겠다는 서약을 요구했다. 보고서 작성 시점 당시 기준으로 국내 애플 협력업체는 약 200개 기업이 있었고, 그 중 4개의 국내 제조업체가 서약에 동참했다.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BMW, 폭스바겐, GM이 RE100에 참여하면서 부품 공급업체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했다. 폭스바겐의 경우 국내 배터리 부문 대기업에 RE100을 의무적으로 요구했다. 전 협력사가 재생에너지 사용 기준치에 미달할 경우 공급사에서 배제시키기로 했다. 

보고서는 점점 증가하는 재생에너지 전환 기업에 맞춰 국내 기업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EY한영은 “2019년 RE100 연차보고서를 보면, 회원사의 44%가 이미 공급망 전반에 걸쳐 협력사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 켐페인 동참 및 준수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화석연료 사업 투자 중단하는 금융계...기업 투자 유치 경고등 켜지나

기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금융ㆍ투자기관의 투자 받기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금융투자기관이 투자의사결정시 기업의 환경역량, 사회적책임, ESG 경영 등을 고려한다는 추세를 언급했다.

보고서는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화석연료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파슬 프리 켐페인’에 참여 기관투자자가 2020년 기준 1000개가 넘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러 글로벌투자은행이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BNP파리바(BNP Paribas)는 2017년 이후 석탄 화력발전 관련 금융 제공을 중단했다. 이어 2030년까지 OECD 국가에서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하는 고객사와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유럽 최대 은행 HSBC는 2018년부터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에 투자를 중단했고, 유럽투자은행(EIB)도 2021년부터 화석연료 관련 기업에 자금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화석연료 관련 국내 기업들은 이미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베트남 붕앙 2호기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한국 기업들이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결정에 핀란드, 프랑스 등의 21개 기관투자자들이 반발했다. 기관투자자들은 기후변화 문제와 기업명성 훼손 등의 이유로 발전소 건설 결정 철회를 요구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도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APG)가 석탄발전소를 짓는 한국전력공사에 투자를 철회 한 적이 있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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