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실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소프넛’
소프넛 표면 ‘사포닌’이 천연계면활성제 역할 
환경·잔류세제 문제 대신할 천연세제로 주목

소프넛은 천연계면활성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섬유 세정과 유연제, 화학잔여물 제거까지 한 번에 된다고 알려져 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소프넛은 천연계면활성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섬유 세정과 유연제, 화학잔여물 제거까지 한 번에 된다고 알려져 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기자는 지난해 포장 없이 내용물만 판매하는 리필 스테이션인 ‘알맹상점’에 갔다가 소프넛을 처음 봤다. 매장 직원에게 용도를 물어봤더니 세탁세제로 쓸 수 있는 천연 열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당시 코튼백에 들어있던 소프넛을 그대로 구매해서 돌아왔다. 가격은 소프넛 열매 1g에 22원, 소프넛 주머니 1000원이었다. 

세탁기에 바로 넣고 일반 세탁모드로 돌리면 된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어쩐지 세제로는 생소하게 다가와서 바로 사용하지 못하다가 올해 들어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세탁물과 함께 천 주머니에 소프넛 10알 정도를 넣고 돌렸다. 세탁이 끝난 옷가지들에서는 소프넛 특유의 옅은 향과 부드러움이 남아있었다. 세정력도 괜찮은 것 같았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플라스틱 세제통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천연세제였다는 점이다. 

◇ 소프넛 표면 ‘사포닌’이 천연계면활성제 역할 

소프넛은 무환자나무에서 나오는 열매로 과피에 ‘사포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천연계면활성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소프넛 하나로 섬유 세정과 유연, 화학잔여물 제거까지 한 번에 된다고 알려져 있다. 파라파라, 솝베리, 소프넛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기자는 세탁물에만 사용해봤지만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채소, 과일을 세척하는 용도부터 설거지 세제, 욕실청소용, 샴푸나 바디워시 등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아토피가 있는 경우나 아이들 거품 목욕을 시킬 때에도 소프넛을 활용한다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세정 작용이 가능한 것은 소프넛에 있는 사포닌 성분 때문이다. 소프넛은 물과 만나면 과피에 있는 사포닌류 천연계면활성제 성분이 녹아나와 거품이 발생한다. 이 거품을 통해 세정 작용이 이뤄진다. 사포닌 자체의 약산성 성분은 세탁 시 섬유를 보존하고 때를 분리한 후에도 옷감을 부드럽게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소프넛 사용 방법 자체는 간단하다. 세탁 시 면주머니에 소프넛을 넣고 세탁물과 함께 세탁기에 넣어서 평소 사용하는 모드로 돌리면 끝이다. 세탁 양에 따라서 소프넛 8알에서 12알을 사용하고 섬유유연제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물에 소프넛을 넣고 흔들어서 낸 거품으로는 설거지가 가능하다. 소프넛으로 액상세제를 만드는 방법 역시 간단하다. 망에 열매를 넣고 흐르는 물에 적신 후 원하는 농도가 나올 때까지 망을 흔들어주면 된다. 물 200ml에 소프넛 5알 정도 사용이 적당하다고 알려진다. 온수 사용 시 더 빠르게 사포닌이 우러난다. 

농축액을 만들 수도 있다. 물 1리터에 열매 10~20알 넣고 끓이는 방법이다. 센 불에 끓이다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1시간 가량 액기스를 우려낸다. 이때 소프넛 열매를 누르거나 으깨면 더 많은 사포닌이 우러난다. 이 물을 식혀서 냉장보관하면 일주일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농축액은 세탁, 설거지, 화장실 청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한 소프넛은 망에 넣은 상태 그대로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려 재사용이 가능하다. 일반 세탁용은 7~8회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설거지나 세탁에 사용했던 소프넛이 기능이 떨어진 것 같으면 따로 모아 끓여서 액상세제로 만들 수도 있다. 다만 뜨거운 물을 사용했다면 더 많은 사포닌이 우러나 효능은 높아지는 반면 이용 횟수는 줄어든다. 끓여서 사용했거나 세탁 시 삶는 모드로 활용했다면 바로 일반쓰레기로 버리거나 식물 거름으로 사용하면 된다. 

◇ 환경·잔류세제 문제 대신할 천연세제로 주목

소프넛을 쓰고 있는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보면 잔여세제를 줄이고 싶은 마음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소프넛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잔여세제는 1년에 소주 3잔의 양이 발생한다고 알려지는데 소프넛과 같은 천연계면활성제 성분의 세제를 활용하면 이러한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제 용기로 발생하는 환경 문제와 공간 차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한편 소프넛이 세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독일 본 대학 실험과 호주 소비자권익보호단체 초이스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얼룩이 묻은 세탁물을 소프넛과 합성세제로 각각 빨았을 때 소프넛은 맹물과 비슷한 효과가 있거나 세탁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소프넛 수입사인 프레시버블 관계자는 “소프넛을 수입할 때 테스트를 하는데 보통 소프넛은 사포닌을 30% 넘게 함유하고 있지만 모든 소프넛이 그렇지는 않다”며 “연구는 설계 방법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유효성분이 없는 소프넛의 경우 특히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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