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와 소통하고 가치소비 이끈다는 기업들
2050년이 미래 아닌 내 세대라고 말하는 청년들
“소비의 기준, 유행이 아니라 사회 이슈와 윤리”
어떤 기준으로 세상 보고 무엇을 위해 소비할까?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서른 네번째 주제는 윤리소비의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MZ세대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앞선 세대에 비해 환경 관련 문제에 더 관심이 많고 소비도 환경 지향적일까요? 환경 분야와 소비시장에서의 관련 움직임을 Z세대 중심으로 읽어봅니다. [편집자 주]

MZ세대가 소비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MZ세대는 40대 초반부터 20대 초반까지를 아우르는 단어라 그 폭이 생각보다 넓은데 흔히 ‘요즘 젊은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해석된다. 이들은 ‘윤리적인 소비를 중시하고 환경에 관심 많은 세대’라고 규정된다. 그래서일까, 최근 기업들의 마케팅 자료에서도 MZ세대라는 단어가 자주 보인다. 젊은 소비자들은 정말로 선배들보다 더 환경적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MZ세대가 소비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MZ세대는 40대 초반부터 20대 초반까지를 아우르는 단어라 그 폭이 생각보다 넓은데 흔히 ‘요즘 젊은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해석된다. 이들은 ‘윤리적인 소비를 중시하고 환경에 관심 많은 세대’라고 규정된다. 그래서일까, 최근 기업들의 마케팅 자료에서도 MZ세대라는 단어가 자주 보인다. 젊은 소비자들은 정말로 선배들보다 더 환경적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MZ세대가 소비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MZ세대는 40대 초반부터 20대 초반까지를 아우르는 단어라 그 폭이 생각보다 넓은데 흔히 ‘요즘 젊은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해석된다. 이들은 ‘윤리적인 소비를 중시하고 환경에 관심 많은 세대’라고 규정된다. 그래서일까, 최근 기업들의 마케팅 자료에서도 MZ세대라는 단어가 자주 보인다. 젊은 소비자들은 정말로 선배들보다 더 환경적일까?

‘90년생이 온다’는 제목의 책이 마케팅 시장에서 화제였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2000년생이 온다. 2000년생은 아직 학생인 사람도 많지만 그 또래인 Z세대는 이미 사회에 진출하고 있다. 마케팅 시장에서는 Z세대를 밀레니얼 세대와 엮어 MZ세대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이 기사에서는 MZ세대 키워드를 짚어보고 Z세대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M세대, 나아가 Z세대는 앞선 세대와 어떻게 다를까. 언론에서는 MZ세대가 윤리적인 가치를 중시하고 환경적인 고려를 적극적으로 한다고 말한다. 가치소비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ESG경영을 강조하는 CEO도, 자신들의 제품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됐다고 주장하는 기업에서도 MZ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한다. MZ세대가 환경 분야는 물론이고 경제 분야에서도 하나의 트렌디 키워드가 된 모습이다.

◇ MZ세대와 소통하고 가치소비 이끈다는 기업들

앞서 언급한 것처럼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다. 밀레니얼은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뜻하는 단어로 주로 쓰인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다. 쉽게 말하면 ‘요즘 젊은이들’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일각에서는 1981년생과 2000년생을 같은 세대로 보기는 어렵다며 M세대와 Z세대를 따로 떼어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언론 등에서도 MZ세대는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MZ세대와 함께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윤리적인 소비’나 ‘환경적인 고려’같은 단어들이다. 기업들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윤리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에 맞춘다”는 등의 문구를 자주 사용한다.

최근 사례를 보자. KT가 지난 6월 29일 레저 스포츠 용품을 업사이클랑한 ‘제로 웨이스트 굿즈’를 출시하면서 “MZ세대와 소통하고 가치 소비 문화를 이끌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앞서 5월에는 현대자동차가 유엔개발계획(UNDP)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MZ세대의 직접적인 참여가 돋보였다”고 밝혔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ESG 경영 강화와 함께 MZ세대 키워드를 강조했다.

언론에서도 이런 경향에 주목한다. 조선일보는 지난 5월 10일자 기사에 “MZ세대는 친환경에 지갑을 연다”는 제목을 달았다. 당시 기사는 재활용 섬유로 만든 옷이나 무라벨 생수, 종이봉투 등 최근 업계의 환경 이슈를 소개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밝히는 ‘미닝 아웃’이 생겨나면서 친환경 상품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MZ세대가 친환경에 지갑을 연다’는 제목은 지난해 12월 매일경제 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매일경제는 당시 기사에서 패션·뷰티 등 업계의 ‘그린커머스’ 경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취향에 잘 맞다”고 말한 브랜드 관계자 발언을 함께 보도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7월 13일에는 뉴시스가 고체비누 관련 기사를 보도하면서 ‘친환경에 꽂힌 MZ세대’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 2050년이 미래 아닌 내 세대라고 말하는 청년들

MZ세대는 정말로 ‘그린슈머’ 경향을 갖고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을까? 기자는 밀레니얼이 아니라 X세대다. 이제 40대 중반이므로 M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도 몇 살 더 나이가 많다. 기자는 (탄소중립 등에서 이슈인) 2050년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백발의 노인이 된 모습을 상상한다. 2050년이 먼 미래라고는 상상하지 않지만, 그 시기가 되어도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면 젊은 세대는 어떨까. 이미 40대에 접어들기 시작한 M세대보다는 Z세대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들어보자.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고 가정하면 Z세대는 아직 기성세대보다 청소년 시절과 나이가 더 가깝다. 출산이나 육아 문제보다는 본인의 문제에 더 관심이 많을 나이다. 그리고 이들은 2050년이 되어도 여전히 사회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세대는 환경 문제를 어떤 시선으로 인식할까. 기자가 취재했던 Z세대들의 발언을 다시 한번 옮긴다.

이들에게 2050년은 은퇴 후의 먼 미래가 아니라 여전히 이어질 현실이다. 2000년생인 오지혁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표는 “(먼 미래인) 2050년에 나는 만 50세가 된다”면서 “기후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현 시점에서 21세기 중반에 도달했을 때,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꿔 놓았을지 매 순간 상상하면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고작 한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인 30년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한국 SDGs청년플랫폼 멤버들은 “20대에게 2050년은 언젠가 닥쳐올 먼 미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지금 삶의 한순간이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생활습관을 포함한 모든 활동에서 환경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렇게 인식하기 때문에 우리 세대가 더욱 앞장서 직접 움직여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과거 윤리소비를 넘어 식물성 고기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고,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비건 화장품을 바르기 시작한 젊은 소비층. 이같은 '가치소비'가 M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언론에서는 MZ세대가 윤리적인 가치를 중시하고 환경적인 고려를 적극적으로 한다고 말한다. 가치소비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ESG경영을 강조하는 CEO도, 자신들의 제품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됐다고 주장하는 기업에서도 MZ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한다. MZ세대가 환경 분야는 물론이고 경제 분야에서도 하나의 트렌디 키워드가 된 모습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소비의 기준, 유행이 아니라 사회 이슈와 윤리”

소비에 대한 의견도 내놓았다. 사회 이슈와 윤리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의견이다. 청년플랫폼 멤버들은 ”이전에는 유행하는 것 또는 브랜드가 소비의 기준이지만 지금은 공정함이나 윤리성에 대한 소비 인식이 높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래 친구들은 사회 이슈에도 민감한 편이고 윤리적인 소비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환경적인 고민이 크게 다가온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고민을 주변과 연대하며 나누고 어떻게 살아야 환경이 유지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한다는 의견이었다. 청년기후수호대 가오클 멤버들은 “지금은 청년들은 미래를 긍정적으로 꿈꾸기 어려운 세대”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스스로 노력하고 성취하는 것과 별개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기후라는 자연은 나 혼자의 힘으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조금 무력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미래에 아이를 낳는 게 옳은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마음을 나눠 연대하면 아직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오클 멤버들은 멤버 전원이 비건식을 지향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기후변화에 직접 대응하고 있다.

가오클 멤버들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제 명대로 살다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내 주변 환경이 유지될 수 있는지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환경이 미래세대 자녀들의 문제이기 앞서 지금 내 문제라는 의미다.

◇ 어떤 기준으로 세상 보고 무엇을 위해 소비할까?

MZ세대의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관련 도서 판매율을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생태·환경’ 카테고리 도서 판매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217.5%로 성장했다. 서점가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와 필환경이 주목받으면서 관련도서 판매율이 성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본지에서도 지난 6월 23일자 ‘그린슈머’ 관련 기사에서 위 내용을 다룬 바 있다.

실제로 생태·환경 도서 연령별 구매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2030세대의 도서 구매율은 2019년보다 늘어났다. 특히 ‘제로 웨이스트’ 관련 도서 구매율에서는 2030세대 구매율이 51.7%로 높게 나타났다.

기업들도 이런 경향에 주목하고 있다. 유통업계 최초로 친환경 VIP 제도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MZ세대의 관심이 기업 변화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취향과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MZ세대의 관심도에 따라 유통 업계에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어떤 세대를 하나의 큰 경향으로 규정짓기는 어렵다. 40대 초반부터 20대 초반까지를 아우르는 MZ세대라는 키워드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Z세대는 2050년에도 여전히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해야 할 세대다. 그리고 환경 관련 이슈를 ‘자녀’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로 인식활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이들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무엇을 우선순위로 삼아 소비할지에 대해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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