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면 물질재활용·이물질 있으면 태워서 열회수
비닐 크기보다 이물질 여부가 재활용에 영향
비닐 재활용률 높이려면 분리배출 단계 중요해

비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깨끗하게 펼친 상태로 버려야 한다. 크기보다 이물질이 비닐 재활용에서는 더 중요하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비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깨끗하게 펼친 상태로 버려야 한다. 크기보다 이물질이 비닐 재활용에서는 더 중요하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종량제 봉투에 그냥 버려지는 쓰레기 중에는 분리수거가 가능한 품목이 많다. 그 중 80%가 비닐류라고 알려져 있다. 비닐은 그냥 버려지기에는 아까운 재활용 가능 품목이다. 비닐 포장돼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도 PP, LDPE, OTHER 등 재활용 마크가 새겨져 있다. 이러한 비닐은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 분리배출하면 된다. 

물론 모든 비닐류가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비닐 안에도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 비닐 크기보다 이물질 여부가 재활용에 영향

라면봉지나 과자봉지 등은 상품 뒷면에서 재활용 가능 표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비교적 손쉽게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빵이나 식품을 감싼 비닐 포장재 역시 마찬가지다. 건강기능식이 담긴 레토르트 파우치에도 재활용 표시가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사용 후 내용물을 비우고 비닐에 묻은 이물질을 깨끗하게 세척해서 잘 말린 후 분리배출해야 한다. 

헷갈리는 것은 마크 표시가 없는 것들이다. 노트나 잡지 등을 감싼 얇은 비닐, 택배 시 물건을 감싼 에어캡이나 비닐충전재 등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역시 재활용이 가능하다. 최근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페트병 라벨도 접착제가 붙지 않은 상태라면 재활용 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비닐에 붙은 스티커나 테잎 등을 제거하고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생팩이라고 부르는 일회용 봉투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이물질이나 오염물이 묻은 경우라면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만약 씻어도 색이나 냄새가 빠지지 않는다면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그러나 모든 비닐이 분리배출 대상인 것은 아니다. 비닐이지만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하는 것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배달 음식을 시키면 음식물이 새지 않게 씌우진 비닐이나 집에서 사용하는 랩 종류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 성분이다. 접착 성분을 가진 테이프도 재활용되지 않는다. 

시장에서 식재료를 담아주는 검정비닐의 경우 EPR 지원금이 나오지 않는 품목이라 선별장에서도 일반쓰레기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부피를 줄인다고 비닐을 딱지처럼 접어서 버려도 안 된다. 선별 과정에서 일일이 매듭을 풀어 내부 청결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워서이기도 하고 풍력을 활용해 선별하는 작업장에서는 그 무게 때문에 다른 비닐처럼 날아가지 않아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버려지기 때문이다. 풍력을 활용하는 선별장에서는 깨끗하고 물기 없는 비닐이 아니면 바닥에 떨어져서 일반쓰레기로 걸러진다.  

이밖에 자투리 비닐 등 작은 비닐류도 재활용이 안 된다고 알려진다. 기계에 끼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전문가들은 크기보다 이물질 여부가 비닐 재활용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이물질이 많이 묻었느냐에 따라서 물질재활용이 가능하냐 열회수로 가느냐가 갈린다”라며 “현재로서는 대부분 깨끗하게 분리배출 안 돼서 열회수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비닐 재활용률 높이려면 분리배출 단계 중요해

버려진 비닐이 재활용되는 방식은 두 가지다. 깨끗한 상태로 분리배출된 것과 이물질이 묻은 비닐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재활용된다. 깨끗하게 분리배출된 비닐은 다른 물질로 재탄생하고 이물질이 묻은 비닐은 태워져서 에너지를 얻는 데 사용된다. 비교하자면 열을 한 번 내기 위해 태워지는 것보다 다른 제품으로 만들어져 수명이 더 길어지는 물질재활용이 낫지만 현실은 열회수 비중이 더 높다.  

물질재활용이 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수거된 폐비닐은 우선 파쇄와 세척 과정을 반복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점점 미세하게 파쇄된다. 파쇄와 세정 과정은 3~4회 반복된다. 이후 건조기에 말려 수분을 제거하고 녹여 작은 알갱이로 만든다. 이 알갱이는 다른 혼합물과 섞여 플라스틱이나 다른 물질로 재활용된다. 

폐비닐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기술도 있다. 비닐쓰레기를 기계에 넣어 이물질을 걸러내고 순수한 비닐 성분만 남겨 분쇄시켜 열을 가해 압축한다. 이 과정을 통해 1000°C 이상의 열을 내는 고효율 연료가 탄생된다. 에너지 효율은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문제는 비닐이 잘 선별돼 재활용이 되고 있다고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김태희 국장은 “비닐이 깨끗하게 분리배출 됐다면 도로면 아래 관 등에 활용하는 등 물질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태워서 열을 얻는 열회수, 에너지회수라는 명목으로 처리되고 있다”며 “아무래도 비닐에 묻거나 들어있는 이물질이 많다 보니 선별하는데 효율이 높지 않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비닐이 깨끗하게 분리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인 재활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나마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꼭 깨끗한 상태로, 펼쳐서 버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 국장은 “비닐이라는 게 결국 한 번 쓰고 버려지기 때문에 재활용이 된다고 해서 친환경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친환경적이기 위해서는 위생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불필요한 비닐은 아예 쓰지 않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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