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에너지 회수하거나 회수할 수 있는 물질로 전환
다시 사용하는 것 VS 쓸모있는 것으로 다시 만드는 것
재활용과 재사용...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나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가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과 경제를 함께 다루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따로 떼어 구분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영역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많아져서입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도 살리자는 의도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경제신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마흔 번째는 흔히 사용하는 ‘재활용’이라는 단어에 대해서입니다. 재활용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지며 재사용과는 뭐가 다를까요? [편집자 주]

복합 재질 플라스틱 ‘OTHER‘은 다양한 원료가 섞여 있을 뿐만 아니라 섞인 비율과 재료가 다 달라 재활용이 어렵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다들 재활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이거나 쓰레기를 덜 버리자는 얘기를 할 때 그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재활용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재사용과는 어떻게 다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다들 재활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이거나 쓰레기를 덜 버리자는 얘기를 할 때 그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재활용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재사용과는 어떻게 다를까. '활용'과 '사용'이라는 용어에서 그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재활용은 ‘다시 쓴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은 플라스틱이나 비닐, 종이 같은 것들을 ‘재활용품’이라고 부르며 따로 버린다. 종량제봉투에 버리는 일반쓰레기, 따로 수거하는 음식쓰레기(음식물류폐기물) 등과 구분되며 보통 동네마다 따로 정해진 날짜에 버린다. 기자가 예전에 살던 집은 매주 목요일, 지금 살던 동네는 월요일과 수요일에 내놓는다.

재사용은 단어의 의미 그대로 다시 사용한다는 의미다. 재활용도 그냥 버리는게 아니라 다시 활용한다는 뜻이지만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사용은 말 그대로 그걸 계속 쓴다는 의미고 활용은 그 물건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뜻이다.

◇ 재활용...에너지 회수하거나 회수할 수 있는 물질로 전환

환경 분야에서 재활용이라는 단어에 대해 내리는 구체적인 정의부터 알아보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에 따르면, ‘재활용가능자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용되었거나 사용되지 아니하고 버려진 후 수거된 물건과 부산물 중 재사용·재생이용할 수 있는 것. 회수할 수 있는 에너지와 폐열을 포함하되, 방사성물질과 방사성물질로 오염된 물질은 제외한다.

‘재활용’은 폐기물관리법 제2조제7호의 기준에 따라 에너지를 회수하거나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는 물질로 전환시키는 것을 뜻한다. 폐기물관리법의 해당 조항을 보면 재활용은 ‘폐기물을 재사용·재생이용하거나 재사용·재생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활동’ 또는, 폐기물로부터 (에너지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에너지를 회수하거나 회수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거나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활동으로서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환경부에서는 재활용을 어떻게 정의할까. 환경부 사이트 ‘환경용어사전에서는’ 재활용에 대해 “한 번 사용한 제품을 다시 자원으로 만들어,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이용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폐기물을 일정한 공정을 거친 후 다시 원료로 사용하는 재생(Recovery)과정과 재사용(Reuse)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환경부는 “우리나라에서는 재활용을 의무화시켜 분리수거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재활용은 쓰레기 처리량의 감소, 자원절약, 에너지 절약 및 생활환경의 오염방지에도 큰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쓰레기 재활용율은 2016년 기준 세계 2위”라고 설명한다.

◇ 다시 사용하는 것 VS 쓸모있는 것으로 다시 만드는 것

재활용과 재사용 등의 용어를 조금 더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지난해 10월 블로그에 게재한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게시물에서 위와 같이 주장한 바 있다.

홍수열 소장은 게시글은 통해 “우리나라 폐기물관리법에서는 재사용, 재생이용, 에너지 회수를 포괄하는 가장 상위개념으로 재활용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영어로 Recycling은 재생이용을 말하고 우리가 재활용이라고 했을 때는 Recycling이 떠오른다”고 언급했다.

그는 게시물을 통해 “재활용은 폐기물을 원료로 가공해서 제품으로 만드는 활동을 뜻하는 것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적 용어로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활동까지 재활용이라고 표현한다는 지적이다.

재활용은 재사용과 다른 개념이다. 홍 소장은 과거 블로그에서 재활용과 재사용의 개념 구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2014년 2월 게시물에서 재활용은 “버려지는 물질(물건)을 다시 쓸모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재사용은 “쓰레기로 버려진 후 다시 수선, 세척 등의 과정을 거쳐 다시 사용하는 것을 말하지만, 폐기물로 버려지기 전단계에서 기증이나 중고판매 등을 통하여 다시 사용하게 하는 것도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 재활용과 재사용...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나

재활용은 어떻게 이뤄질까. 플라스틱의 경우 원료를 회수해 또 다른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거나(물질재활용), 태워 열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에너지회수)이 있다. 플라스틱을 잘게 부숴 녹여서 ‘펠릿’형태로 만들어 그걸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물질재활용 방법 중 하나다. 가정에서 버려지는 비닐도 태워서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유리도 재활용과 재사용이 함께 이뤄진다. 인천광역시는 지난 3월 블로그를 통해 재활용 및 재사용을 위한 유리 분리배출방법을 안내한 바 있다. 당시 인천시는 유리의 종류별 배출 방법을 안내한 다음 “재활용은 쓰고 버린 물건을 그대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손질하고 다른 방식으로 되살려 사용하는 것을 말하고, 재사용은 빈병을 회수해 세척 및 소독한 다음 다시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빈 용기 보증금 제도로 90%이상 재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활용은 색깔별로 분류하고 파쇄 후 녹여 다시 신병으로 재탄생된다”고 덧붙였다.

당시 인천시는 “재사용의 경우 여러 과정을 거치는 재활용과 다르게 특별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원을 많이 절약할 수 있어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 말고 다른 제품은 어떨까.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 3월 지난 3월 블로그에 신재생에너지 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면서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할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공단은 이 게시물에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성능이 낮아진 배터리라도 남아있는 성능이 70~80% 이상이면 에너지저장시스템(ESS)로 재사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ESS(에너지저장장치)로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 폐배터리에 함유된 희귀금속 물질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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