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국내 10대기업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발표
삼성·SK C+, LG·포스코 D, 그 외 F

7월 8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그린피스의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발표' 기자회견. 사진은 10대 기업 총수들이 성적표를 받은 퍼포먼스 장면 / 그린포스트코리아
7월 8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그린피스의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발표' 기자회견. 사진은 10대 기업 총수들이 성적표를 받은 퍼포먼스 장면 /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그린피스가 국내 10대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10대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 성적을 매겼는데 A 또는 B를 받은 기업은 없다고 밝혔다. 

국내 10대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 성적표가 발표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7월 8일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10대 기업들의 기후 위기 대응 노력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린피스의 발표에 따르면 삼성과 SK가 C+, LG와 포스코가 D, 그 외 기업들은 F의 성적을 받았다.

◇ 그린피스, 10대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을 조사하다

7월 8일 전경련회관에서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진행한 ‘국내 10대 그룹 수들의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그린피스는 기업 총수들의 사진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성적표를 받는 퍼포먼스와 함께 국내 10대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지난 4월 12일부터 5월 7일까지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 자산총액 기준 10대 그룹(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농협) 100개 계열사(각각 10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 사용 전력의 100%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 구체적인 이행방안 등을 질의하고, 계열사별 응답을 취합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0대 그룹 대부분이 ESG 경영이나 탄소중립 등 기후대응 의지를 대외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내부 이행계획이나 목표 등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그룹 100개 계열사 중 44곳만이 그린피스의 설문에 응답했으며, 설문에 응답한 기업 44곳 중 37개사만이 향후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100%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을 밝힌 37개사 중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 연도와 이행계획을 보유한 곳은 25곳에 불과했다.

그린피스는 “EGS 경영, 기후대응 의지를 대외적으로 강조해 왔던 국내 10대 그룹 중에서 장기적인 달성 목표 연도를 내보일 정도로 이행의지를 갖춘 곳은 25곳에 불과하다”며 “대외적으로 내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로는 계획이나 준비가 미비한 곳이 대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린피스의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조사 결과, 10대 기업 중 A·B 점수를 받은 기업은 없었다 /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피스의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조사 결과, 10대 기업 중 A·B 점수를 받은 기업은 無 / 그린포스트코리아

◇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 A·B는 없다

그린피스는 이날 조사결과 발표와 함께 10대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성적표’까지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현재 국내 10대기업 중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리더십에 A와 B의 성적을 줄 기업은 없다고 평가했다.

전 계열사가 설문에 참여하고 100%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SK와 삼성은 C+ 점수를 받았다. SK의 경우 10개 계열사가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조달계획을 밝혔으며, SK 네트웍스, SK브로드 밴드 외 8개 계열사가 기후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삼성은 10개 계열사가 100%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을 밝혔으나 목표연도를 밝힌 계열사는 4곳, 기후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계열사는 8곳으로 나타났다.

총 7개 계열사가 설문에 응하고 그중 4곳의 계열사가 재생에너지 계획 목표연도를 밝힌 LG와 6개 계열사가 설문에 응하고 5곳의 계열사가 재생에너지 계획 목표연도를 밝힌 포스코가 D 점수를 받았다.

그 외 6개 계열사가 응답했지만 재생에너지 이행 계획이 있는 계열사가 2곳뿐인 롯데. 응답 계열사가 하나 뿐인 한화와 농협, 전사가 미응답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GS는 F점수를 받았다.

◇ 그린피스 RE100 가입 등 재생에너지 전환 서둘러야

이와 함께 그린피스는 국내 기업들의 기후 위기 대응 노력이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 기업 중 2021년 6월 기준 'RE100'에 가입한 곳은 317곳으로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 연도는 평균 2028년이며,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53개 기업에서는 이미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

반면 동일 기간 기준 국내 기업 중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SK 6개 사(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홀딩스,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C) 및 LG 에너지솔루션, 아모레퍼시픽 등 8개 사에 불과한 상황이다.

다행히 지난 7월 7일 현대자동차그룹이 RE100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린피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RE100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책임에 맞는 행보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린피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목표연도를 조기달성이 아닌 마감시간인 2050년으로 설정한 점과 제철 등 전력 소비량이 많은 계열사들이 빠진 점, 내연기관차량 판매 중단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을 꼬집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자체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것을 넘어 협력사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등 탄소 과배출 기업들이 더는 살아남기 어려운 글로벌 경제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업 생존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