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플라스틱 3.1만톤 사용...10년간 25만톤 계획
수명은 늘리고 수리는 쉽게...제품 환경 영향 줄인다
다양한 재활용 프로그램 운영 “순환경제 실현 노력”
폐기물 매립 제로...자원순환체계 활성화 목표
유해물질 비켜...수자원·화학물질 철저하게 관리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지난 1972년 ‘성장의 한계’라는 이름의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후 경제나 경영은 물론이고 환경과 기후문제, 국가정책, 소비자들의 활동 등 여러 분야에서 이 개념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뜻일까요? ‘좋은 상태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지속가능성은 인간과 자연 또는 자원의 공생, 개발과 보전의 효율적인 조화,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사이의 형평성 등을 추구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합니다. 요즘은 많은 기업들이 관련 내용을 모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발간합니다.

그렇다면 국내 대표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내용을 분석해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2019년 내용을 주로 담은 지난해 보고서 위주로 연재를 이어가면서, 2021년 보고서가 새로 발간되면 해당 기업들도 함께 소개할 계획입니다.

51번째는 지속가능경영 관련 계획을 최근 다시 밝힌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소개한 바 있으나 최근 2021년 보고서가 발간됐습니다. 이번 보고서 역시 2회차로 나눠 소개합니다. 2회차는 자원순환 등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가 카본트러스트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을 받았다. 반도체 제조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물 사용과 탄소 배출이 늘어나기 쉬운데, 이런 가운데 반도체 사업장에서 자원 사용과 폐기물 배출을 줄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는 “천연자원 고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원을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기존의 선형경제에서 벗어나 재사용·재활용을 확대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카본트러스트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을 받던 당시의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삼성전자는 보고서를 통해 “천연자원 고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원을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기존의 선형경제에서 벗어나 재사용·재활용을 확대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순환경제 원칙을 수립하고 자원순환형 제품 개발, 수리 용이성 개선, 폐전자제품 회수 등 제품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재생 플라스틱 3.1만톤 사용...10년간 25만톤 계획

세부 내용을 보자.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모니터, 휴대전화 충전기 등 다양한 제품군에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폐가전 제품에서 재활용한 PCM(플라스틱을 포함해 2018년 이후 연간 3만 톤 이상의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2020년에는 3.1만 톤의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해 2009년부터 누적 기준 총 27.6만 톤을 사용해 왔다. 삼성전자는 재생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지속 확대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총 25만 톤의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할 계획이다.

포장재 관련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제품 포장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존 플라스틱, 비닐 등의 포장재를 종이, 재생 소재 등으로 교체하고 있다. 또한 포장재를 소형화·경량화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종이 포장재의 경우 지속가능산림(FSC) 인증을 받은 종이와 재생 종이를 사용한다.

TV와 가전제품 포장재에는 업사이클링 개념을 도입해 반려동물 물품, 소형 가구 등 다양한 물건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포장 박스에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다양한 물건 제작에 필요한 매뉴얼을 확인할 수 있고, 골판지 포장 박스의 각 면에는 점(Dot) 디자인을 적용해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손쉽게 자르고 조립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모든 갤럭시 스마트폰의 포장재에 사용된 종이는 지속가능산림인증(FSC)종이 또는 재생 종이를 100% 적용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갤럭시 S21 포장재에 포함된 플라스틱의 비율은 중량 기준 4% 수준이며, 해당 제품의 포장재 중량을 갤럭시 S7의 51% 수준으로 최소·경량화해 포장재 제작과 운반에 소비되는 자원을 절감했다.

반도체 포장재는 재활용 및 재사용이 용이하도록 재질 구조를 개선하고, 모든 제품의 포장재를 지속가능한 소재로 대체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에는 포터블 SSD의 포장재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교체했고, 2022년까지 소비자용 SSD의 모든 포장재를 종이 혹은 재활용·바이오 소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제품 수명은 늘리고 수리는 쉽게...환경 영향 줄인다

제품 자체의 환경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듈형 디자인을 적용한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는 기존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도어 교체만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분리와 결합이 가능한 모듈형 공기청정기 ‘무풍큐브’는 소비자가 원하는 용량에 맞춰 제품을 구성하고 필요시 추가로 구입할 수 있어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품 수명을 늘리고 수리도 쉽게 만든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보다 오랫동안 제품의 성능을 유지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 단계에서 강도, 낙하, 방수, 수명 등 국제 규격을 만족시키는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도 및 바닥 재질별 자유낙하 시험, 다양한 방수 조건 테스트 등 제품 내구성 향상을 위한 삼성전자만의 한계 테스트를 실시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수리가 쉽도록 조치함으로서 전체 수명을 늘린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제품 생산시 ‘수리 용이성’을 기본적으로 고려한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분해하기 쉽고 수리 비용이 경제적이며 부품의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프랑스에서의 사례를 소개했다. 2021년 1월부터 프랑스에서는 판매되는 모든 전자제품에 ‘수리 용이성’ 등급이 의무적으로 표기되고 있다. 갤럭시 S21 등 다양한 스마트폰 모델과 드럼세탁기 모든 모델이 최고 등급(Dark Green)을 획득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수리 매뉴얼 등의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자재와 부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다양한 재활용 프로그램 운영 “순환경제 실현 노력”

폐전자제품의 회수와 재활용 관련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55개국에서 다양한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폐전자제품의 회수와 재활용을 촉진해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1998년부터 국내 최초 폐전자제품 종합 재활용센터인 '아산 리사이클링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별 물류센터에 회수 체계를 구축해 폐전자제품을 수거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재활용 협회 및 재활용 업체와 협업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폐전자제품 회수·재활용 활동을 이행하고 있다.

수거된 폐전자제품은 선별, 전처리, 파쇄 등의 처리 과정을 거쳐 금속, 플라스틱 등의 원료로 활용한다. 플라스틱 등 일부 원료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생산에 투입되고 있다. 또한 환경·안전·보건 법규 준수, 협력회사 요건 만족, 폐기물 불법수출 금지 등을 포함한 ‘재활용 협력회사 요건’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2009년부터 2020년까지 누적 454만 톤의 폐전자제품을 회수했으며, 글로벌 회수 프로그램을 확대해 최근 3년간 연도별 회수량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산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2020년 한 해 동안 총 2만 9,435톤의 구리, 알루미늄, 철, 플라스틱 등 유가자원을 추출했다. 또한 폐전자제품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3,366톤의 재생 플라스틱을 제품 제조에 다시 활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새로운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석유화학 원료 사용을 최소화했다.

삼성전자가 TV포장재 업사이클링 관련 공모전을 진행한다. DIY 가구 등으로 새활용할 수 있는 포장재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는 TV와 가전제품 포장재에 업사이클링 개념을 도입해 반려동물 물품, 소형 가구 등 다양한 물건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사진은 삼성전자가 TV포장재 업사이클링 관련 공모전을 진행하던 당시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폐기물 매립 제로...자원순환체계 활성화 목표

삼성전자는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원 효율성을 고려한 제품을 설계하고, 제조 공정 프로세스도 개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고서를 통해 “모든 글로벌 사업장은 매월 폐기물 발생량과 재활용량을 점검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폐기물 처리 방법을 분석해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한다”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삼성전자는 폐기물 재자원화율 95%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모든 제조사업장이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폐기물 처리 기술 개발과 프로세스 혁신 관련 내용도 담겼다. 삼성전자는 자원순환체계 활성화를 목표로 폐기물 매립 제로화를 위해 폐기물 처리 기술 개발, 분리 배출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매립 처리하던 폐수 슬러지(찌꺼기)에서 구리를 추출해 조동(구리 97%)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적용해 구리를 재활용하고 있으며 클린룸에서 발생하는 분진에서 텅스텐을 추출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서 발생하는 밀봉재인 EMC를 파쇄해 플라스틱 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매립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소각 폐기물 저감 기존에 소각 처리되었던 폐합성수지를 고형 연료로 재활용하거나 분리 배출해 연간 약 1,650톤을 재활용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공정에서 24시간 발생하는 폐수 슬러지는 상시 폐기물 처리가 가능한 시멘트의 제조 원료로 전량 재활용하고 있다. 폐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슬러지 내에 불소 성분을 활용해 제철 공정의 부원료로 적용하기 위한 재활용 신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반도체 제조 공정의 폐액을 시멘트 석고 원료 혹은 시멘트 탈거제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들은 폐기물 자원순환율 97% 이상을 달성해 글로벌 안전 인증 기관인 UL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다. 특히 화성 DSR 타워는 국내 최초로 자원순환율 100%를 달성해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한편,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구미 사업장도 국내 완제품 생산 사업장으로서는 최초로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을 획득했다.

◇ 유해물질 비켜...수자원·화학물질 철저하게 관리

보고서에는 수자원과 화학물질 관리 내용도 담겼다. 삼성전자는 매년 사업장이 물 스트레스 또는 물 부족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수자원 리스크를 세분화해 대응 전략을 수립한다. 수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용수 사용을 최소화하고, 사용된 용수를 정화해 재사용한다. 특히 제조공정의 용수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사업장별로 수자원을 오수, 폐수, 공정용수, 초순수 항목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매월 각 사업장은 수자원 항목별 재사용량을 산출한다. 이를 전사 환경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인 글로벌녹색경영시스템에 입력해 관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업장에 지하수 오염방지 시설을 설치해 오염을 예방하고, 방류수는 사내외 처리시설을 통해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다. 특히 사내 처리시설을 이용해 하천에 직접 방류할 때는 법적 기준보다 더 엄격한 자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용수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 사업장에서는 공정의 제어값 변경, 폐수처리 방식의 전환, 운영 최적화 등을 통해 국내에서 하루 평균 4,953톤의 용수를 절감했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총 7,018만 1,000톤의 용수를 재사용 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내 화학물질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부품과 원자재를 대상으로 철저한 사전검사 및 사후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규제 물질뿐 아니라 잠재 위험 물질인 폴리염화비닐(PVC), 브롬계 난연제(BFRs), 알러지성 염료 등에 대해서도 자발적으로 사용 저감 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협력회사로부터 구매하는 부품과 제품 내 유해물질 함유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화학물질통합관리시스템(e-CIMS)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환경분석랩’을 운영해 매년 자체 분석이 가능한 잠재 리스크 물질의 수를 확대하고 모니터링해 제품에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환경분석랩을 ‘에코라이프랩’으로 확대하고, 미생물을 분석할 수 있는 시험 챔버와 정밀 분석 장비를 추가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사용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품의 냄새 발생 원인과 개선책을 찾는 것까지 연구 영역을 확장했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