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㉝] 가상화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트렌드 키워드 속 환경 ㉝] 가상화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 이한 기자
  • 승인 2021.07.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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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의 환경 영향 둘러싼 여러 논란들
채굴 회사에서 뿜은 열기가 호수 수온 높였다?
“가상화폐에 필요한 전력, 특정 국가 전체 규모”
“재생에너지 비율 높다”...관련 업계 반론도 제기

사람들은 모두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입을 모읍니다. 정부와 기업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환경운동가들은 ‘효과가 미흡하다’며 더 많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무엇을 덜 쓰고 무엇을 덜 버리자는 얘기도 여기저기 참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습관과 패턴은 정말 환경적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린포스트’에서는 마케팅 키워드와 경제 유행어 중심으로 환경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소비 시장을 흔들고 SNS를 강타하는 최신 트렌드 이면의 친환경 또는 반환경 이슈를 발굴하고 재점검합니다. 소비 시장에서의 유행이 환경적으로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보는 컬럼입니다.

서른 세번째 주제는 가상화폐입니다. 가상화폐 채굴 과정에서 적잖은 전기가 필요하고 이 때문에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선이 많습니다. 가상화폐의 환경 영향을 둘러산 주장과 그에 얽힌 최근 뉴스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가상화폐를 둘러싸고 환경 관련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채굴 등의 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동전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가상화폐를 둘러싸고 환경 관련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채굴 등의 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동전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가상화폐를 둘러싸고 환경 관련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채굴 등의 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가상화폐를 채굴하는데 필요한 전력이 특정 국가를 뛰어넘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는 내용의 보도가 여러 언론을 통해 이뤄진 바 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등 환경에 영향을 덜 미치는 방식으로 가상화폐를 다루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지난 5월, 환경 이슈를 이유로 들면서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차량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채굴과 거래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후 6월에는 친환경적인 방식의 채굴에 대해 언급하며 관련 발언을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가상화폐 가격이 크게 요동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SNS를 통해 여러 발언을 쏟아내면서 가상화폐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가상화폐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전기를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가상화폐 채굴은 컴퓨터가 24시간 내내 특정 연산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기에너지와 컴퓨터의 발열 이슈 등이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선이다. 쉽게 비유하면, 인터넷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시선과 일맥상통한다.

◇ 가상화폐 채굴회사가 호수 수온 높였다?

가상화폐는 정말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까? 외신 등에서도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7월 5일(현지시간) 미국 NBC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미국 뉴욕주 북부 드레스덴 지역 세네카 호수의 수온이 급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온 상승의 원인은 호수 인근의 가상화폐 채굴회사다. 중앙일보 등 국내 언론들도 이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회사에서는 8,000대 이상의 고성능 컴퓨터가 24시간 연중무휴 가동 중이다. 이곳에서 발생한 열이 호수의 수온을 올렸다는 주장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7일자 보도를 통해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채굴하려면 암호화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풀기 위해 특수 제작된 컴퓨터를 실행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수백 대의 컴퓨터가 가동하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전기가 소모되고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에서 고열이 발생한다”라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인용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에너지는 연간 129테라와트시(TWh)가 넘는다”라고 보도했다. 이는 인구 1,930만 명인 미국 뉴욕주의 연간 전력 소비량(161TWh)와 맞먹는 규모고 인구 540만 명의 노르웨이의 전력 소비량(124TWh)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중앙일보는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에너지원을 석탄(65%)과 원유(12%)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비트코인 채굴이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각국의 노력과도 정면으로 배치돼 ‘더러운 화폐’라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NBC는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지만, 이를 얻기 위해 소모하는 전력과 화석연료는 진짜”라고 언급했다.

인류가 쌓아온, 그리고 앞으로 쌓아갈 인터넷 데이터 양이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은 이 많은 자료를 온라인을 통해 확인한다. 하지만 이 데이터도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저장돼있다. 그 자료들을 보관하는 곳을 ‘데이터센터’라고 부른다.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여러 대의 컴퓨터를 가지고 24시간 전력을 사용하는 과정은 화석연료 사용과도 관련이 있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채굴에 필요한 전력, 한 나라가 쓰는 규모”

가상화폐가 전력을 많이 사용하고 이로 인해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은 최근만의 이슈가 아니다. 과거에도 관련 주장은 이미 꾸준히 제기됐다. 한겨레는 지난 2018년 2월, 환경생태 전문 웹진 물바람숲에 ‘가상화폐 채굴에 싱가포르 규모 전력 쓴다’는 제목의 컬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김찬국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가 작성했는데, 그는 칼럼에서 가상화폐 채굴에 포르투갈이나 싱가포르 정도 규모의 전력이 사용된다고 썼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2017년 비트코인 가격 폭등으로 (칼럼 작성 당시 기준) 최근 6개월간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 지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컬럼은 “2018년 2월 현재 수준이 유지된다면 비트코인 채굴에 소모되는 전력량은 연간 약 48TWh(테라와트시)로 추정되는데, 이는 연간 페루나 홍콩이 사용하는 한 국가의 전력량을 넘어서 포르투갈이나 싱가포르에 맞먹는 규모”라고 언급했다.

왜 이렇게 많은 전력이 필요할까. 김 교수는 칼럼에서 “가상화폐를 채굴하는데 최적화된 소위 ‘채굴기’는 가정용 컴퓨터와는 달리 효율적으로 빠른 연산을 하도록 제작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픽카드를 6개 장착한 채굴기(소비 전력 약 600W)를 24시간 내내 가동하면, 가구당 월평균 전력 소비량인 225kWh보다 많은 전력량(439kWh)을 한 달에 소비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김 교수는 “끊임없는 전기 공급과 이를 위한 석탄 화력발전소 운영은 미세먼지의 발생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교수는 칼럼에서 가상화폐 채굴의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관점의 반론도 함께 소개했다. 가상화폐의 가격이 높아지고 채굴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 연산 속도가 빠른 컴퓨터 장비를 사용하게 되어 전력 소비의 증가를 상쇄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의견, 그리고 채굴에 사용하는 전력을 더욱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하면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소개했다.

◇ “재생에너지 비율 높다”...관련 업계 반론도 제기돼

실제로 최근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채굴 전력 사용량이 전 세계 전기 사용량과 비교하면 비율이 높지 않으며, 재생에너지 사용률도 높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디지털투데이가 지난 7월 6일 코인포스트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위원회’가 채굴산업 현황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 시 전력 사용량은 189TWh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위원회는 북미 지역 가상자산(암호화폐) 채굴 관련 단체다. 이들은 23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의 총 전력 사용량은 약 16만 2194테라와트시(TWh)로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0.1165%다. 디지털투데이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률도 높아서 위원회 회원사 23개사를 기준으로는 67.6%, 전 세계 가상자산 채굴 기업 기준으로는 56%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6월에는 엘살바도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화산 지열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겠다”라고 밝혔다. 당시 조선일보 등의 보도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6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영 지열 전력회사에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시설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싸고 청정하고 재생산 가능한, 탄소배출 제로인 화산 에너지를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빌 게이츠 빌 앤 멀린다 재단 이사장은 지난 3월 뉴욕타임스를 통해 “비트코인의 막대한 전기 소모는 비트코인을 수용하려는 회사들에게는 고민거리”라고 전제하면서 “비트코인이 향후 채굴과 거래에 친환경 전기를 사용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조선일보 등을 통해 국내에도 소개됐다.

전력 사용을 둘러싼 여러 논의가 이어지면서 가상화폐의 환경 영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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