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 경제, 지속가능 사회, 책임 있는 비즈니스 추구
“대기오염 물질 배출 차단 기술 개발, 실제 공정 적용”
“친환경적으로 철 다루며 자원순환 경제 구현할 것”
“환경, 규제준수 수준에서 벗어나 선제적 대응”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지난 1972년 ‘성장의 한계’라는 이름의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후 경제나 경영은 물론이고 환경과 기후문제, 국가정책, 소비자들의 활동 등 여러 분야에서 이 개념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뜻일까요? ‘좋은 상태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지속가능성은 인간과 자연 또는 자원의 공생, 개발과 보전의 효율적인 조화,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사이의 형평성 등을 추구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합니다. 요즘은 많은 기업들이 관련 내용을 모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발간합니다.

그렇다면 국내 대표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내용을 분석해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2019년 내용을 주로 담은 지난해 보고서 위주로 연재를 이어가면서, 2021년 보고서가 새로 발간되면 해당 기업들도 함께 소개할 계획입니다.

50번째는 자원순환 경제를 실현하고 지속가능 가치를 추구하겠다고 선언한 현대제철입니다. [편집자 주]

현대제철이 ESG 관련 활동 내용 등을 담아 통합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자원순환 경제와 지속가능한 사회, 책임 있는 비즈니스 등을 3대 지향점으로 꼽았다. (현대제철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제철은 지난 6월 24일, 지속가능경영 의지를 담은 통합보고서 ‘2021 비욘드스틸(Beyond Steel)’을 발행했다.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자원순환 경제와 지속가능한 사회, 책임 있는 비즈니스 등을 3대 지향점으로 꼽았다. (현대제철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현대제철은 철강산업을 꾸준히 영위해 온 기업으로 철근과 형강, 열연, 냉연, 후판, 특수강,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현대제철은 지난 6월 24일, 지속가능경영 의지를 담은 통합보고서 ‘2021 비욘드스틸(Beyond Steel)’을 발행했다. 현대제철은 통합보고서에 '자원순환 경제·지속가능한 사회·책임 있는 비즈니스'라는 3대 지향점을 담았다. 이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 각 부문의 성과와 가치실현을 공유함으로써 글로벌 표준에 맞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체계 수립을 선언했다.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는 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현대제철이 만드는 철은 지속가능한 사회의 일부인 자원순환의 중심에 있다”면서 “수명이 다한 철은 '철스크랩'으로 회수돼 전기로 제강 공정을 통해 90% 이상이 새로운 철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안동일 대표는 “현대제철에 구축된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로 제강 공정은 자원의 효율적인 재활용을 통해' 저탄소 자원순환경제'를 실천함과 동시에 인류가 지속발전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통합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내용을 아래 소개한다.

◇ 자원순환경제, 지속가능 사회, 책임 있는 비즈니스 추구

이들은 보고서 앞쪽에서 지속가능경영 전략체계에 대해 소개했다. 현대제철은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중장기전략을 3대 지향점, 4대 추진전략, 16개 분야로 체계화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도 지속가능경영 중장기 전략체계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경영진의 성과 평가시 지속가능경영 목표에 대한 항목을 5% 이상 필수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0년부터 대내외 ESG 동향을 고려해 인권, 안전, 환경, 지배구조, 공급망 등 주요사업 부문에 대한 영향력 및 리스크,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을 도출했다. 또한 최대 5년까지 수행할 전략과제와 연도별 목표를 수립해 ESG 거버넌스 체계를 확정했다.

이들이 보고서에서 공개한 3대 지향점은 이렇다. 우선 자원순환경제는 지구 사회와 미래세대의 내일을 위한 자원순환경제를 선도 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대응, 수자원 보호, 부산물 자원화를 통해 친환경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임직원의 역량 향상 및 일과삶의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전한 근무환경을 제공하며, 지역사회 발전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이해관계자 참여 기반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책임 있는 비즈니스는 인간 중심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안전하고 튼튼한 미래를 만들며, 가치사슬 전 과정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건전한 경영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이다.

현대제철이 CDP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기후변화 대응·물경영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탄소경영 원자재 섹터 아너스 상을 수상했다. (현대제철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5월, 현대제철이 CDP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기후변화 대응·물경영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탄소경영 원자재 섹터 아너스 상을 수상하던 당시의 모습. (현대제철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대기오염 물질 배출 차단 기술 개발, 실제 공정 적용”

현대제철은 보고서에서 자원순환 경제 관련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세먼지(PM2.5)의 전구체로 알려진 황산화물(SOx) 및 질소산화물(NOx)의 배출을 저감하고자 당진제철소에 소결로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인 ‘SGTS’를 설치했다. 소결로는 제철공정 중 대기오염 물질의 발생 비중이 가장 높은 공정으로 현대제철은 지난 2019년부터 1소결로와 2소결로에 SGTS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어 2020년 3소결로에도 SGTS를 설치해 당진제철소에서 가동 중인 3기의 소결로에 대기오염 물질 저감장치 설치를 완료했다.

고로 유해가스 배출 차단 기술 개발에 대해서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세계최초로 고로 브리더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실제 공정에 적용했다. 고로 브리더는 제철소의 고로 내부에서 압력이 과도하게 상승할 때 폭발 등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스를 배출하는 안전밸브다.

현대제철은 “유럽의 전문 엔지니어링 기술회사와 긴밀하게 협업해 대기오염 물질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가스 청정 밸브개발에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본설비를 1차안전밸브라고 이름 짓고 유럽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2020년 상반기에 모든 고로에 설치했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1차 안전밸브 설치로 휴풍 및 재송풍 과정에서 고로 내부에 남아있는 유해가스를 정화 후 배출해 배출가스 불투명도가 현저히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환경 개선에 이바지함은 물론, '1차안전밸브'의 조업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국내외 제철소에 설치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친환경적으로 철 다루며 자원순환 경제 구현할 것”

환경경영 관련 내용도 담겼다. 현대제철은 보고서에서 “환경법규 준수 및 친환경 경영을 통해 자연친화적 자원인 철을 가장 친환경적으로 다루며 자원순환 경제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경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 사업장에 분야별 환경전담반을 구성해 경영 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환경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2019년부터 지역 사회간 투명한 정보공유 및 교류를 위한 환경개선협의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는 현대제철 및 유관기 관담당자 총 1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TMS, 특정 유해물질 농도,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등 제철소 환경관리 현황과 대기오염물질 저감 및 고로 브리더 추진현황 등 제철소 및 지역환경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기후변화대응 관련 내용도 폭넓게 소개했다. 현대제철은 자신들을 포함한 6개 철강사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산업, 학계, 연구기관, 정부부처로 구성된 '그린철강위원회'를 발족했다. 보고서는 이들의 주요 실천 과제가 새로운 기술개발(수소환원제철)과 생산구조 전환을 통한 탄소배출 감축 노력, 그린철강위원회를 통한 정보공유 활성화, 정부 정책과제 발굴, 국제협력 강화 등이라고 소개했다.

외부사업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공급망 전체에 대한 환경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 2014년부터 협력사사업장에 고효율 에너지 절감설비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지원한 태양광 발전설비로 3곳의 협력사가 연간 1,000만원의 전력 비용을 절감했다. 현대제철은 “이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로 이어져 앞으로 약 79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5년간 49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인 환경 행보에 나서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기업이 경제발전 역할만 수행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환경규제 준수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0월, 현대제철이 당진시와 온실가스 저감 및 환경개선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던 당시의 모습. (현대제철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제철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5년간 49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인 환경 행보에 나서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기업이 경제발전 역할만 수행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환경규제 준수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현대제철이 당진시와 온실가스 저감 및 환경개선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던 당시의 모습. (현대제철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환경, 규제준수 수준에서 벗어나 선제적 대응”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환경부의 K-EV100 프로젝트에 따라 보유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할 것을 공개선언하고, 전환 계획 및 실적을 정기보고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제철은 총342대 (보유11대,임차331대)의 차량을 보유중이며 그중 전기차는 2대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추가로 수소차 10대를 도입할 예정이며, 추후 중장기 로드맵 수립 및 실적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보고서를 통해 “제품 환경성능 분석시스템을 구축해 제품의 환경 영향 분석 및 평가의 투명성을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공정에 투입되는 원·부재료 및 유틸리티, 부산물, 환경오염 등 제품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ㆍ가공한다. 이를 통해 제품별로 월별 환경 영향을 확인할 수 있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현대제철은 전기 에너지 절감을 위한 폐열 회수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철 공정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폐열이 발생한다. 고온의 폐열은 증기 생산 및 열교환기에서 재활용 되지만 중저온의 경우에는 회수 방법의 제약과 낮은 효율성으로 인해 재활용되기 어려운상황이 있다. 현대제철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낮은 온도 영역에서의 폐열을 전기적인 형태로 회수하는 열전발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부생가스활용 수소 생산 기술 개발내용도 소개했다. 제철소의 고로·코크스·전로 공정 부산물로 부생가스인 BFG, COG ,LDG가 발생한다. 현대제철에서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발전소 및 가열로, 열풍로 등의 연료로 활용하고 있으며, 제철소 내 수소 공장에서는 코크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로 순도 99.999%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 밖에도 당진시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온실가스 저감 및 환경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선진화된 환경 시스템 구축 및 개선 활동으로 환경 규제 준수의 수준에서 벗어나 환경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