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 분석
54일간의 최장기간 장마
7월 태풍 미발생, 8~10월 태풍 다수 발생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이슈와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두 번째 보고서는 기상청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간한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 입니다. 이 보고서는 3회차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올해 제주도 장마가 늦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제주 장마 평균 시작일은 6월 19일로 올해는 10일 이상 늦게 시작된다. 일각에서는 39년만에 제주 첫 7월 장마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쏟고 있는 가운데 본 기사에서는 기상청이 매년 발표하는 이상기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의 장마철과 태풍의 기후변화 사례를 알아보자.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제주도 장마가 늦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제주 장마 평균 시작일은 6월 19일로 올해는 10일 이상 늦게 시작된다. 일각에서는 39년만에 제주 첫 7월 장마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쏟고 있는 가운데 본 기사에서는 기상청이 매년 발표하는 이상기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의 장마철과 태풍의 기후변화 사례를 알아보자.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올해 제주도 장마가 늦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제주 장마 평균 시작일은 6월 19일로 올해는 10일 이상 늦게 시작된다. 일각에서는 39년만에 제주 첫 7월 장마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쏟고 있는 가운데 본 기사에서는 기상청이 매년 발표하는 이상기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의 장마철과 태풍의 기후변화 사례를 알아보자. 

기상청 등이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지난 1월에 발표했다. ‘이상기후보고서’는 녹색성장위원회와 기상청이 공동 주관으로 매년 이상기후 발생 원인과 분야별 피해 현황을 보고했다. 당시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한반도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이상기후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고,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은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구축된 1973년 이래 가장 긴 장마철이자 전국 강수량도 상위 2위를 기록할 만큼 비가 많이 내렸다. 보고서는 "올해(2020년) 발생한 태풍의 월별 빈도수도 이례적이었다"고 밝혔다.

◇ 54일간의 최장기간 장마 

보고서는 중부지방 장마가 6월 24일 시작해 8월 16일까지 54일간 이어진 최장기간 장마였다고 밝혔다. 제주도 또한 6월 10일부터 시작해 7월 28일 종료로 49일간 지속됐다. 전국 강수일수도 평년인 17.1일과 비교해 28.3일로 가장 긴 해였다.

장마기간 전국 강수량도 기록적인 수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국 강수량은 693.4mm로 평년(356.1mm) 대비 2배 가까이에 많은 비가 내렸고, 관측 이래 상위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년 간의 강수량(145.6mm~288.7mm)과 대비된 기록이다. 특히 7월과 8월은 400mm이상이 내렸고, 시간당 80~1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린 지역도 있었다.

보고서는 장마기간이 길어진 가장 큰 이유는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이 지연된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서쪽 확산으로 장마전선이 생기는 가장자리가 북상하지 못하고 제주도에 주로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이에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가 북쪽의 찬 공기와 자주 부딪혀 북상하지 못했다. 다만 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중부지방까지 북상했지만 오래 정체하면서 장마철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장마전선이 오래 정체한 이유가 찬 공기의 잦은 유입과 편서풍의 약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북쪽의 찬 공기를 가두는 기류인 제트기류가 북극의 고온현상으로 약해져 찬 공기가 계속 내려왔고, 우랄산맥과 중국 북동부지역에 기류를 방해하는 블로킹이 생겨 동서흐름(편서풍)이 약해지고 남북흐름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찬 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의 장마전선이 남북방향으로 폭이 좁게 형성돼 장마철 집중호우와 많은 비가 자주 내렸다”라고 덧붙였다.

◇ 7월 태풍 미발생, 8~10월 태풍 다수 발생

2020년은 태풍 발생 빈도 수가 오락가락한 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발생한 태풍은 총 23개고, 그 중 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또 1951년 이후 처음으로 7월에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고, 10월은 1992년 이후로 가장 많은 태풍이 발생(7개)했다.

보고서는 23개의 태풍 중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여름철 3개와 가을철 1개라고 언급했다. 여름철 3개의 태풍은 제5호 ‘장미’(8.9~10), 제8호 ‘바비’(8.22~27), 제9호 ‘마이삭’(8.28~9.3)이고, 가을철 태풍은 제10호 ‘하이선’(9.5~7)이다. 이들은 제5호 ‘장미’를 제외하고 8월 하순 이후 연속으로 발생했다. 또 그 중 제5호 ‘장미’, 제9호 ‘마이삭’, 제10호 ‘하이선’은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기상청은 “필리핀해상이 평년보다 1℃ 이상의 높은 온도(29℃)로 다량의 수증기 발생으로 강한 태풍이 서쪽으로 확장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태풍 길목이 자주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보다 앞서 7월은 국내 태풍통계를 시작한 1951년 이후 69년만에 처음 태풍이 발생하지 않은 해다. 기상청은 “평년 3.6개 발생과 대비된다”며 “높은 해수면온도의 태풍 발생 조건에도 2020년 7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남서쪽으로 넓게 확장해 위에서 아래로 기류를 강하게 억제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동풍이 태풍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평년보다 강한 동풍이 불어 태풍을 발생시키는 파동 형성에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가장 많이 태풍이 발생한 달은 10월이다. 보고서는 2020년 10월이 1984년, 1992년과 동일한 7개의 태풍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기상청은 “태풍의 다수 발생은 30℃ 내외의 높아진 해수면 온도의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10월에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이 없던 이유는 일본 남쪽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중국 남부까지 서쪽으로 길게 확장했기 때문이다”며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데, 남쪽 가장자리에 동풍이 불어 태풍이 북상하지 못하고 서쪽(동남아시아 부근)까지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기사에서는 보고서에서 다룬 2020년 분야별 이상기후의 영향 및 대응, 향후계획 등을 설명한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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