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배송차량부터 업무차량까지 전기차 도입
영업용 냉동 탑차 및 승용차 전량 전기차로 대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과 물류비 절감 기대

CU가 업계 최초로 배송차량에 도입한 전기차.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CU가 업계 최초로 배송차량에 도입한 전기차. (BGF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유통업계가 전기차 도입으로 ‘녹색 물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송 차량, 현장 차량 등 전기차 적용 영역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과 근무환경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온라인 주문에 보다 친환경적 수단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그린뉴딜 정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 편의점, 배송차량부터 업무차량까지 전기차 도입

지난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업무차량에 친환경 전기차를 도입한 세븐일레븐은 이달 들어 전기차 추가 확대에 들어갔다. 세븐일레븐은 친환경 전기차 확대로 ESG경영과 직원복지를 모두 잡는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월 롯데렌탈과 협력해 전기차 130여대를 도입한 데 이어 이달 전기차 32대를 추가로 지급했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현장 직원을 위한 업무용 차량으로 직원 개인의 자가차량 구매 및 유지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원활한 현장 업무 수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도입 차량은 아이오닉5 익스클루시브 모델이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연간 1000톤이 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경호 세븐일레븐 대표이사는 “편의점 산업에서 영업과 개발 직원은 전체 인력의 70%에 해당할 만큼 업의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중요한 직군”이라며 “전기차 업무차량 지원은 현장 직원들의 소중한 의견을 반영한 의미 있는 성과물”이라고 말했다.

CU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점포에 상품을 공급하는 배송차량에 전기차를 도입했다. CU가 도입한 전기차는 기아자동차 봉고EV 모델로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BGF로지스광주에서 운영되는 배송 차량이다. 해당 차량은 4월 이후 서울 강남 지역의 중대형 점포들을 대상으로 상온 상품의 배송을 전담하고 있다. CU는 올해 하반기까지 전기차 배송 시범 운영 후 물류 효율과 환경적 성과 등을 검토해 향후 다른 물류센터로 전기차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송재국 BGF리테일 SCM실장은 “모세혈관처럼 촘촘한 전국 CU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배송 차량에 전기차를 도입함으로써 친환경 물류 체계를 더욱 강화했다”며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상품을 넘어 배송 과정에 이르기까지 ESG경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영업용 냉동 탑차 및 승용차 전량 전기차로 대체

제과업계에서는 롯데제과가 최초로 전기구동 영업 탑차를 선보였다. 롯데제과는 지난 10일 영업용 냉동 탑차 350대와 업무용 승용차 217대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약 300억원을 투자해 탑차는 2025년까지, 승용차는 2022년까지 전량 전기차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롯데제과는 올해 약 64억원을 투자해 탑차 20대와 승용차 114대를 들여올 예정이다.

롯데제과는 친환경 전기차 전환 작업 완료 시 연간 약 1000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량이 경차에서 소형 SUV 등으로 바뀌는 등 영업사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KT&G는 지난 4월 환경부 주관 ‘K-EV100’ 선언식에 참여해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2030년까지 총 1200여대의 업무용 차량 전체를 친환경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총 2만여 톤이 넘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8월 국내에서 첫 전기 트럭을 선보였던 이케아코리아는 올해 가구 배송 차량 20%를 전기 트럭으로 전환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도입을 확대했다. 이케아코리아는 2025 회계연도까지 전체 가구 배송에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지난 2월부터 환경과 고객 안전 확보를 위해 수도권 일부 점포에 초소형 전기 자동차 11대를 배송용 차량으로 투입, 운영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초소형 전기차 배송 시 도심 아파트 내 차량 이동 및 주정차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일반적으로 슈퍼의 온라인 배송 이격거리는 2km로 대형마트 대비 짧은 데다 좁은 골목간 이동량도 많다. 이때 배송 차량을 초소형으로 교체하면 일반 차량 대비 30%가량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 롯데슈퍼는 친환경 전기 자동차 배송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연내 100대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 혀다. 

◇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과 물류비 절감까지 1석2조

롯데슈퍼 친환경 전기 배송차. (롯데쇼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롯데슈퍼가 도입한 초소형 친환경 전기 배송차. (롯데쇼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유통업계가 전기차 도입으로 얻게 되는 효과는 다양하다. 일단 환경 보호 측면이다. 

전기차는 주행 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전기차 1대 기준 내연기관차 대비 연간 탄소 배출량을 2톤가량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롯데슈퍼는 “연간 400대가 넘는 온라인 배송 차량을 운영하고 있는데 연간 약 1000만km를 이동하며 약 100만리터의 휘발유를 소비하고 있다”면서 “초소형 전기 자동차를 도입하면 연간 약 100만리터의 휘발유를 줄여 환경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콜드체인’이 가능한 전기 배송차 시범 운영을 시작한 SSG닷컴은 경유차 대비 전기 배송차 한 대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56.2%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SG닷컴은 “경유차 1대당 하루 평균 경유 15리터를 사용하고 이를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38kgCO2eq 정도”라면서 “같은 제원의 전기 배송차를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하루 ‘16.7kgCO2eq’까지 줄어들어 약 56.2% 저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기 모터 구동 시 운행 비용이 경제적이고 유지비가 저렴한 장점도 있다. 정부 및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공영주차장 주차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등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전국 단위 배송에도 강점이 많다.

물류비 저감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전기차는 효율이 좋아서 물류비가 줄어드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4월 전기차를 도입한 BGF리테일의 경우 “운영하고 있는 전기차가 1대 수준으로 현재 효율을 살피고 테스트하는 중이라 아직 물류비가 더 적게 들어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비용을 떠나 환경적인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전기차 도입 배경을 강조했다. 

한편 콜드체인 전기 배송차 시범 운영 중인 SSG닷컴의 경우 물류를 현대글로비스에 위탁하고 있어서 물류비 저감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다만 전기 배송차량 가격 자체로 보면 일반차량에 비해서 가격대가 더 나가지만 이를 떠나 환경보호 측면에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격적인 측면보다 효율이나 충전소가 충분히 확대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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