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방법을 제대로 지키자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61번째 사진은 길 위에 버려진 친환경(?) 아이스팩입니다. [편집자 주]

길 위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아이스팩의 모습. 저 제품은 친환경적인 소재를 활용했지만 저렇게 버려졌으니 환경적으로 사용됐다고 볼 수 없다. (이한 기자. 2021.5.2)/그린포스트코리아
길 위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아이스팩의 모습. 저 제품은 친환경적인 소재를 활용했지만 저렇게 버려졌으니 환경적으로 사용됐다고 볼 수 없다. (이한 기자. 2021.5.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아이스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적이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아이스팩은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로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한다. 고흡수성 폴리머(SAP)가 들어있을 확률이 높아서다. 환경부가 지난해 7월 밝힌 바에 따르면, 고흡수성 수지 아이스팩의 약 80%가 종량제 봉투에 버려져 소각·매립되고 있지만, 15%는 하수구로 배출돼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즘 친환경 아이스팩이 많이 나온다. SAP대신 물을 얼려 사용하거나 해조류 성분 등으로 충전재를 만드는 시도 등이 다양하게 이어졌다. 실제로 최근 몇몇 아이스팩은 사용 후 잘라 물을 버리고 겉면은 종량제봉투에 버리면 된다고 홍보한다. 사진 속 아이스팩도 그런 종류다. 하지만 저걸 사용한 사람은 그렇게 버리지 않았다.

소재가 환경적이어어도 아무데나 버리면 문제다. 아이스팩을 일부러 저기에 갖다 버렸는지, 아니면 분리배출해서 내놓았는데 수거 과정에서 떨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친환경 아이스팩도) 플라스틱이나 비닐처럼 분리배출하는 건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분리배출해야 하는 것과 쓰레기를 잘 구분하고, 쓰레기는 버려야 할 곳에 제대로 버리자. 친환경을 실천하려면 기업의 움직임이 중요하지만, 기업이 좋은 소재로 만들어도 소비자가 함부로 버리면 그건 '환경적'이라고 볼 수 없으니까.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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