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이슈, 기업 실적과 경영권 흔든다?
ESG 이슈, 기업 실적과 경영권 흔든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21.06.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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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부터 생산까지, 인정받는 볼보
계속되는 논란에 경영진까지 물러난 남양
ESG 어긴 기업, 소비자에게 환영받지 못해
기후변화에 경각심을 갖게 하고 볼보의 전기차 전환의 이유를 설명하는 볼보의 광고 ‘The ultimate safety test(극한의 안전테스트)'
기후변화에 경각심을 갖게 하고 볼보의 전기차 전환의 이유를 설명하는 볼보의 광고 ‘The ultimate safety test(극한의 안전테스트)' (Volbo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ESG 행보에 따라 기업을 향한 소비자의 평가가 엇갈리고 심지어 경영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ESG 경영을 강화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반면 리스크를 짊어진 기업은 경영권까지 위협받는 사례가 관찰된다. 

실제 사례를 보자. 최근 스웨덴 자동차 기업 볼보는 광고를 통해 기후변화의 책임을 강조하고, 실제 내연기관차 단종, 전기차 전환, 탄소중립, 순환 비즈니스 구축 등 친환경 경영을 강화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ESG 흐름과 일부 결이 다른 행보를 보인 기업들은 경영자가 바뀌는 등의 변화를 겪기도 한다.

◇ 지구 생각하는 광고와 개선된 실적

볼보는 인상적인 광고를 많이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이들은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장면을 광고에 담는 전략으로 시장에서 주목 받아왔다. 

이런 볼보가 지난 5월 발표한 광고 ‘The ultimate safety test(극한의 안전테스트)'가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이 광고 역시 볼보 자동차의 안전테스트로 진행된다. 한 해설자가 등장해 볼보의 정면충돌 테스트. 도로이탈 테스트 장면을 설명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볼보가 보여준 광고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 광고에는 반전이 숨어있다.

볼보는 더 극한의 테스트를 위해 극 지방으로 이동해 30m 높이에서 차량을 떨어트리는 실험을 준비한다. 그때 굉음이 들리고, 해설자 뒤로 빙산이 무너지는 모습이 비춰진다. 이후 화면에는 ‘기후변화, 지구에 대한 극한의 안전테스트’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이어서 '이것이 볼보가 전기자동차 회사로 전환하려는 이유입니다. 바로 오늘부터‘라는 자막이 등장하며 광고는 끝이 난다.

자동차의 안전이 아니라 지구에 대한 안전테스트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 광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샀다. 그리고 지구의 안전을 위해 볼보가 어떤 선택을 할지 예고한 광고는 볼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실제 볼보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내연기관차를 퇴출을 선언했다. 지난 2018년부터 전기차 전환 계획을 실시해 온 볼보는 2025년까지 전세계 판매량의 절반을 순수전기차로, 나머지 절반을 하이브리드차로 채울 예정이다. 그리고 이런 계획을 더 연장해 2030년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고, 10년 안에 순수 전기차만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볼보는 204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2025년부터 연간 비용 1320억원, 탄소 배출량 250만t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2040년까지 순환 비즈니스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철강, 알루미늄 등 배기가스 배출량이 높은 소재를 재사용, 제정비하기 위해 폐쇄형 루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볼보는 기어박스 및 엔진 부품을 재제조하고 있다. 강철 17만 6000t 등 지난해 생산 폐기물 중 약 95%를 재활용했다.

광고뿐만 아니라 친환경 경영 실천으로 볼보는 자동차기업이지만 친환경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는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실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6230억원 매출액을 보였으며, 영업이익은 70.6% 늘어난 58억원을 기록했다.

계속된 논란으로 지난 5월 27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결정한 남양유업(남양유업 공식 twitter)/그린포스트코리아
계속된 논란으로 지난 5월 27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결정한 남양유업(남양유업 공식 twitter)/그린포스트코리아

◇ ESG 중요성의 한 사례...경영권 바뀐 남양유업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며 좋은 평가를 얻는 기업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ESG와 다소 결이 다른 행보로 논란에 선 사례도 있다. 최근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난 남양유업이 그런 사례에 해당한다.

남양유업은 분유사업을 기반으로 유제품과 음료제품을 생산하며 2000년대까지 승승장구했다. 2009년 매출  ‘1조 클럽’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2011년 이후부터 여러 논란에 시달리며 때로는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2014년부터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하고 2018년에는 사회적책임(CSR) 위원회를 구성해 기업이미지 전환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창업주 외손녀 관련 이슈나 홍보대행사를 통한 경쟁사 비방 관련 논란 등이 제기됐다. 여기에 지난 4월 이후 벌어진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가 또 다른 논란의 불을 지폈다.

지난 4월 13일 남양유업은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장은 “최근 연구를 통해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에 대해 근 80% 불활성화 효과를 봤다”고 발표했다. 심포지엄 이후 남양유업은 주가가 폭등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발표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남양유업의 연구는 인체 밖에서 세포 실험을 한 결과로 실제 사람이 섭취했을 때는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남양유업의 발표가 논란이 되자 질병관리청 또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식약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고발조치했다.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2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부과했다. 이에 남양유업은 "인체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단정 지을 수 없음에도 소비자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사과에도 소비자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계속되는 남양유업의 논란에 소비자들은 비난을 거두지 않았고, 불매운동도 이어졌다. 소비자의 날선 반응에 결국 남양유업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5월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홍원식 전 회장·아내 이운경씨·손자 홍승의씨가 보유한 보통주식 37만 8938주를 국내 경영 참여형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일가는 지난 1964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남양유업 경영에서 사실상 물러나게 됐다.

한앤컴퍼는 "기업체질과 실적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한 경험을 앞세워 남양유업의 경영쇄신을 이룰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 투명성 강화 등을 언급한 것은 ESG 경영의 중요성을 고려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지난 3월 출범한 남양유업 ESG 위원회,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인 남양유업에 큰 힘이 될까?(남양유업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3월 출범한 남양유업 ESG 위원회,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인 남양유업에 큰 힘이 될까?(남양유업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ESG, 기업 미래를 좌우한다

'오너리스크'는 과거에도 기업의 큰 변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문제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경우가 더 늘었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지난 6월 4일 식자재업체 아워홈에 큰 변화가 있었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보복운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자 이튿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 부회장의 막내동생 구지은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동안 범 LG가에서 이뤄지던 장자승계 관행과 다른 행보다. 주주총회가 오너의 도덕성 문제가 기업의 ESG 가치를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해 구본성 부회장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패션 플렛폼 '무신사' 창업자 조만호 대표는 마케팅을 둘러싼 논란으로 경영진에서 물러났고 GS25 마케팅 과정에서 차별 이슈가 불거졌던 GS리테일도 조윤성 사장을 편의점사업부장에서 겸직 해제했다.

이런 경향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5월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민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경영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ESG 활동이 제품 구매에 영향을 주는지’ 묻는 말에 응답자의 63%는 ‘영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기업의 ESG 경영 방침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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