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시대] 플라스틱 다이어트 선언한 기업들
[플라스틱 시대] 플라스틱 다이어트 선언한 기업들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06.1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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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안전장치?
포장재 줄이기 나선 유통기업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4월 진행한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퍼포먼스. (환경운동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4월 진행한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퍼포먼스. (환경운동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최근 식품 속 플라스틱 트레이에 대한 시민단체와 환경단체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국내 대형 식품·제과업체에서도 관련 제품에 변화를 주고 있다. 트레이 중량을 줄이거나 소재를 변경하거나 아예 제거하는 방향이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지속적인 요구가 불러온 변화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까지 제품에서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거나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던 기업들에서 새롭게 트레이 제거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끈다. 

그 중 한 곳이 해태제과다. 해태제과는 그동안 내용물 보호와 안전한 유통을 이유로 ‘홈런볼’ 트레이를 유지해왔다. 종이류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위생·생산·경제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어렵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친환경 소재 적용 시 원가가 기존보다 3배 이상 증가하는 데다 내구성 및 위생 측면에서도 효과가 작아서다. 

해태제과는 지난 4월 서울YMCA 시민중계실이 제과업체 3사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받침접시 사용 중단 계획을 조사하던 당시 “자사 충격 테스트 결과 홈런볼에서 트레이를 제거할 경우 파손 없는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체재에 대해서도 “검토는 했지만 내용물 보호, 생산효율, 재료 단가 등 현실적 한계성 있다”면서 트레이 제거의 어려움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홈런볼 생산라인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하면서 트레이도 친환경 소재로 바꾸기로 했다. 충남 아산에 친환경 과자공장 신축 시 홈런볼 생산라인을 새롭게 설치하면서 플라스틱 대신 도입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 친환경 설비공정은 내년 하반기 중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본지에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을 진행 중으로 가능한 올해 안에 어떠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할지 결정하고 내년 9월 정도에 가동되는 아산 신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도 트레이를 제거할 수 없다는 입장이 아니라 생산 설비 교체 문제로 단시일 내에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지속적으로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원F&B도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김 제품 라인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트레이에 담긴 조미김은 그대로 꺼내서 식탁에 두고 먹으면 편하게 취식할 수 있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인 프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지목돼 왔다. 동원F&B는 이미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해 판매하고 있는 ‘양반김 들기름 에코 패키지’에 이어 이달부터 명품김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양반김 제품 포장에서도 플라스틱 트레이를 뺀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을 통해 2023년까지 약 200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한다는 목표다. 

롯데마트도 최근 조미김에서 플라스틱 트레이를 뺐다. 롯데마트가 출시한 ‘환경을 생각한 Eco Package Tray-less 김’은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앴을 뿐만 아니라 설탕 생산 후 버려지는 잔여물을 이용해 만든 100% 사탕수수 종이인 ‘친환경 얼스팩’을 박스에 적용했다. 잉크는 식물성 소재인 콩기름 잉크를 사용했다. 롯데마트는 이후 마트 내 모든 조미김 상품에서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앨 예정이라고 밝혔다. 

◇ 기업 "플라스틱 트레이 필요한 이유는 안전성"

기업들이 제품에 플라스틱 트레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성’에 있다. 유통 과정에서 내용물을 보호하고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올해 들어 플라스틱 트레이를 보다 친환경적으로 바꾸면서 제품을 보호하겠다고 밝힌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오리온, 롯데제과 등 제과업체가 대표적이다. 오리온은 중국 내수용 신규 공장에서 생산할 ‘초코칩쿠키’에서 트레이를 먼저 제거하고 추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리온이 올해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한 금지조치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판매용 초코칩쿠키는 트레이 길이를 약 5mm 줄이는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할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지난 4월 ‘카스타드’의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 재질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올해 9월 전까지 플라스틱 완충재를 사용한 카스타드 대용량 제품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완충재를 모두 종이 소재로 대체할 예정이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이미 2016년부터 카스타드 트레이 두께를 줄여 연간 54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이를 다시 종이로 바꿈으로써 연간 350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롯데제과는 트레이가 사용되는 ‘엄마손파이’와 ‘칸쵸’, ‘씨리얼’ 컵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도 종이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다. 

농심은 ‘생생우동‘에서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기로 했다. 농심에 따르면 생생우동에 포함된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월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퍼포먼스를 통해 “플라스틱 트레이 포함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감축하고 제품을 보호한 실제 사례들이 작은 중소기업, 협동조합에서부터 이미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며 국내 대형 기업의 선구적인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국내 대형 기업에서는 친환경 소재 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생산 설비 교체 등을 이유로 트레이 교체가 점진적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 기업의 의무이기도 하다는 것. 트레이가 빠지면 정말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지, 제품이 얼마나 쉽게 파손되는지 다음 회차 ‘플라스틱 트레이 빠지면 제품이 정말 쉽게 파손될까’를 통해 알아보겠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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