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 녹화, 공기정화·열섬현상 감소·친환경 건물 장점 부각시켜
"글로벌 벽면 녹화 시장, 2027년까지 4000억 달러 규모 성장할 것"

텍사스주 달라스의 26층 콘도 벽면 녹화 조감도 (Rastegar Property Company,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텍사스주 달라스의 26층 콘도 벽면 녹화 조감도 (Rastegar Property Company,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벽면 녹화(Green wall)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벽면 녹화는 수직 벽면에 다양한 종류의 식물로 채워 말 그대로 벽을 녹화해 산소를 뿜는 벽을 만드는 것이다. 공기정화·열섬현상 감소·친환경 건물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벽면 녹화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4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14일 코트라 해외시장뉴스가 발간한 '산소를 뿜는 벽, 美 벽면녹화 트렌드'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기간 동안 벽면 녹화의 수요가 급증했고,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식물 재배의 결합으로 더욱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주영 무역관은 "벽면 녹화는 실내 벽면 녹화와 외부 벽면 녹화로 나뉘고, 실내에는 주로 공기 정화에 도움이 되는 덩굴 식물을 사용한다"며 "일조량이 없는 실내에서도 LED 전구 빛의 파장을 식물 종류별로 다르게 하고, 일조량과 습도는 센서로 조절해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술로 공기 정화 기능을 향상시키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거둘 수 있게 됐다.

과거 '녹색 지붕(Green Roofs)'이 빌딩의 녹지화를 위한 대표적인 수단으로 사용됐다면, 더 많은 빌딩 면적을 녹화할 수 있고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독특함을 더할 수 있는 벽면 녹화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 벽면 녹화, 왜 트렌드가 됐을까? 

코로나19 팬데믹을 시작으로 대부분 이들이 재택근무와 홈스쿨링 등을 통해 삶의 80~90%를 실내에서 보내게 됐다.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역할은 하지만 포름알데히드나 톨루엔과 같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은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걸러낼 수 있는 녹색 식물이 인기를 끌게 됐다. 

건물 외부 벽면 녹화는 섬 현상은 건축재료인 콘크리트와 도로의 아스팔트가 빛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시켜 축적해 생기는 열섬 현상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벽면 녹화에 사용되는 식물의 잎사귀들이 공기층을 만들어 단열층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벽면 녹화를 통한 에너지 감소를 조사한 에너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건축물 표면은 여름철에 약 50℃ 까지 상승하지만 벽면 녹화 시 실온은 3℃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사무 공간 벽면 녹화는 컴퓨터 모니터의 블루 라이트에 의해 발생한 눈의 피로와 인테리어에 효과적이다. 녹색은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수경재배 기술을 이용한 벽면 녹화는 건물 내부의 수도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용수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친환경 건물이라는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

◇ 미국 벽면 녹화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및 친환경 도시 조성이 화두가 되면서,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한 미국 벽면 녹화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기업 Verified Market Research에서 2020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벽면 녹화 시장은 2019년 2136억 달러 규모였지만, 연평균 8.2% 성장해 2027년에는 4026억 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미국 환경부(EPA)에서는 그린 인프라스트럭쳐의 건설에 대해 다양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녹색지붕'은 그린 인프라스트럭쳐로 분류되어 연방 차원의 지원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아직 '녹색 벽'은 환경부에서 그린 인프라스트럭쳐로 분류하지는 않았지만 벽면 녹화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 내 다양한 주들이 자체적인 지원 프로그램 및 정책을 늘려가는 추세다.

미국의 대표적인 벽면 녹화 기업인 자우벤은 Model Z living wall이라는 이동식 녹화 벽면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흙보다 효과적인 수경 재배 방식을 사용해 1200개의 재활용된 플라스틱 병을 사용해 만든 벽면이 특징이다. 수경 재배 기술을 이용, 자동 급수 방식으로 배관이나 배수 시설이 필요 없다.

Model Z living wall은 베이스의 물탱크에 2~3주 정도 물을 가지고 있으며 리빙 월 안에서 재순환시킨다. 수경법을 통해 물 사용량도 토양 재배 대비 75% 감소 효과의 장점이 있다. 모델 Z를 플러그인할 수만 있으면 어디로든 이동이 가능하다. 30일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 7일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녹화벽의 플랜트들이 건강한지 확인이 가능하다.

GSKY는 전 세계 19개국에 825개, 총 면적 3만 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벽면 녹화를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GSKY의 다양한 제품 중 Versa Wall은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식물들을 주로 이용해 실내 녹화 벽을 설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건물 내부의 벽면 크기와 형태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의 트레이를 구비하고 있으며 원통형 디자인이 이색적이다.

황주영 무역관은 "온실가스 감축은 미국 정부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4월 기후정상회의 이후 백악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50~52%까지 온실가스를 감축시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처럼 벽면 녹화 등의 소위 ‘그린 산업’군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벽면 녹화, 국내 시장은?

한편, 국내에서 벽면 녹화, 수직농업은 이제 시작 단계지만,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보육원 보호 종료 청년들의 자립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키퍼’가 벽면 녹화 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브라더스키퍼는 'Breath keeper'라는 브랜드를 통해 삭막한 도심에 공기정화식물을 활용한 다양한 녹화 사업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 환경 개선 등 자연 살리기에 힘쓴다. 스칸디아모스라는 식물을 통한 벽면 녹화가 특히 인기다.

경기도 농업기술원은 최근 면녹화, 옥상녹화 등 조경에 활용 가능한 다육식물 세덤 신품종 '그린팡'을 개발했다. 세덤은 국내 유통 다육식물 중 약 15%를 차지하는데, 재배방법이 쉬워 분화용으로 많이 소비된다. 농기원이 개발한 그린팡은 건조하거나 추운 환경에서도 잘 견디기 때문에 벽면녹화, 옥상녹화 등 조경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많은 이들이 집안에 공기 정화 식물을 들이기 시작했다"며 "최근에는 곳곳에 소품으로 식물이나 화분으로 포인트를 주는 플랜테리어가 인긴데, 벽면 녹화도 이처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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