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협력 나선 '에너지얼라이언스'
ESG 경영 강화 위해 경쟁사·이업종 간 협력 늘어
에너지 관련 기업 '에너지 얼라이언스' 동맹

 

기업 경영 방침이나 목표가 이윤 창출에만 집중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매출을 위해서라면 환경·사회 문제를 등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됐습니다. 기업들은 이익에만 몰두하던 기억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하고 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활동으로 경영 목표를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점은 최근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는 ‘ESG 경영’입니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nance)를 강조하는 ESG 경영은 세 가지 항목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ESG가 국제사회에서 강조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ESG 혁신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 내부 계열사 간의 혁신은 물론 관련 기업이나 경쟁사간의 협업까지 도모하며 ESG 경영을 시도합니다.

ESG 경영 혁신을 위해 치열한 경쟁보다 따듯한 협력을 선택한 기업을 소개합니다. ESG를 위해 힘을 모으는 기업들은 누구고 그들이 어떤 시너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첫 번째 순서는 9개 에너지 회사가 탈탄소화를 위해 뭉친 ‘에너지 얼라이언스’입니다. [편집자 주] 

 
ESG 평가기관 간 평가등급 격차가 최대 5단계까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SG 경영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에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스스로 경영 전반을 ESG 경영에 맞춰 수정·보완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로 자신들의 ESG 경영을 알리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ESG 조직을 정비하고 관련 활동을 강화하는 가운데, 에너지 관련 기업 9곳이 탄소중립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체를 구성했다. 이들은 "탄소중립 트렌드 속에서 에너지산업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과 ESG는 이제 너무 익숙한 조합이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 공시의무사항 발표 이후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 발표에 따르면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친환경·사회적 책임활동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해야하며, 2030년부터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 지침 시행 성과를 평가하고, ESG 관련 수탁자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의결권자문사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SG 평가 결과가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것은 물론 금융뿐 아니라 투자자의 관심과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기업은 이윤 추구 외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한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진화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혁신을 통해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시행해야한다’는 ESG 경영은 말 그대로 새로운 경영 페러다임이 됐다.

◇ ESG, 기업의 변화를 가져오다

이에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국내 10대 기업 대부분은 ESG 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기존의 사회공헌위원회를 ESG 위원회로 확대·개편하고 있다. 지난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상위(자산총액) 10대 그룹 중 7개사(삼성·현대차·SK·롯데·포스코·한화·GS)는 ESG 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LG와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ESG 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신세계의 경우 사회공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ESG 위원회는 신설 예정으로만 나타났다. 

취재 결과 전경련 조사발표 이후 LG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 내에 ESG 위원회를 신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기업들은 ESG 위원회만 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활동도 펼치고 있다. 10대 그룹은 환경, 반부패 등 환경·사회 분야의 국내외 인증에 나서고 있으며, 각자만의 방식으로 온실가스 감축, 탄소 저감, 재생에너지 활용 및 에너지 효율화를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기업 간의 협력이다.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은 기업과 기업의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 나은 ESG를 위해 이업종간의 협력은 물론, 경쟁사끼리 협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6일 출범한 국내 최초 민간 에너지기업 연합체 '에너지얼라이언스' (SK E&S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4월 6일 출범한 국내 최초 민간 에너지기업 연합체 '에너지얼라이언스' (SK E&S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10개 에너지기업, 탈(脫)탄소 동맹을 체결하다

지난 4월 현대차·SK E&S·포스코에너지·한화에너지·GS에너지·두산중공업·효성중공업·E1·DL에너지 등 9개 에너지 관련 기업과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 대응하고, 에너지 전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민간 기업 중심의 에너지 연합체를 구성해 출범했다. 

4월 6일 유정준 SK E&S 부회장이 의장으로 선출된 ‘에너지얼라이언스(Energy Alliance)’가 그 주인공이다. 에너지얼라이언스 참여기업들은 MOU를 통해 국가 탄소중립 정책에 동참하고, 지속가능한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합리적 에너지 전환을 추구하는데 상호 협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에 발맞춰 관련 정책에 공동 대응하고 사업 전략을 함께 고민한다는 취지로 올 초부터 주요 민간 에너지 기업들이 모여 논의한 끝에 탄생한 연합체이다. 특히 국내 민간 에너지 기업들이 탄소중립과 관련해 자발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에너지얼라이언스를 기점으로 국가의 환경정책이나 ESG 경영 강화를 위해 민간 기업들이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정준 에너지얼라이언스 의장은 “세계 주요국 및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중립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탄소중립 트렌드가 엄청난 임팩트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만큼 에너지산업의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얼라이언스는 대한민국 탄소 중립을 위해 기업의 역할을 인정받고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으로 출범 이후에도 설립 취지에 공감하는 에너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회원사를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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